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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 2020.08.31 16:31
    실제로 예전부터 박찬욱은 토리가 말한 것처럼 여성을 너무 신성화시킨단 지적 많이 받아왔었어. 아무리 박찬욱이 여성캐릭터를 많이 쓰고 주체적으로 그려도 기득권 남성이라서 이 부분은 한계가 있는 거 같아. 그래도 다행인 건 차기작 나올때마다 전편보다 보완된 여성 캐릭터를 보여주는 편이라는 거..
  • W 2020.08.31 16:33

    ㅇㅇ여성을 하등하거나 물건으로 생각하는 남자감독보다는 나은데

    역으로 지나치게 신성시한 나머지 여자는 더럽고 열등한 남자와는 달리 숭고하고 이성적인 존재로 여기는 느낌

    후기작으로 올수록 나아지긴 함

    아가씨는 역대급으로 여자묘사가 좋았던 작품인데

    아쉬웠던 지점이었어 저기가

    여자들 사이에 로맨스, 감정적 유대감을 상상을 못한 나머지 모성애를 끌어들이고 나서야 납득하는구나...

    그냥 첫만남에 이쁘면 이쁘다고 말을 해줬어야지 이대사에서 끝난 건데...

  • tory_3 2020.08.31 16:41

    나도 전반적으로 영화 아가씨 떨떠름해 하는데 (특히 막판 성애씬) 모성애가 좀 지나치게 부각되지 않나싶은 부분은 같이 시나리오 쓰신 정서경 작가가 방구석1열에서 말씀하신 거 보니까, 당시에 본인이 아기 낳고라서 그런 감성이 많이 들어갔다고 하시더라고. 숙희가 아가씨 돌보면서 "세상에 내가 돌본 것 중에 이렇게 이쁜 게 있었나" 이런 대사하는 게 그런 갬성에서 나온 거라고 하더라. 뭐 그렇다고 내가 납득되는 건 아니었지만...


  • W 2020.08.31 16:47

    아 여자작가 대사구나

    전반적으로 레즈비언이 아니라 이성애자 여자와 이성애자 남자 시선에서 레즈비언 사이의 사랑을 묘사하려다 보니

    본인들이 납득을 못해서 자꾸 애먼 모성애 끌어다 넣는 기분이었음

    난 둘 사이의 섹슈얼한 텐션이 좋았는데 중간중간 모성애가 튀어나와서 거슬리더라. 아니 야한얘기하는데 엄마가 왜 나와 이런 기분

  • tory_6 2020.08.31 17:04
    그러면 더 이상한데..
    숙희랑 히데코가 끌린건 둘다 성적지향이 레즈였고 그거땜에 첫눈에 섹슈얼텐션이 생긴거였는데 그걸 모성애랑 빗대다니;ㅋㅋㅋ
    그분도 동성애를 이해못하셨나보다..혹은 머리로는 알아도 가슴으론 끌리지는않은.
  • W 2020.08.31 17:10
    @6

    ㅇㅇ동성애를 이해 못하는 이성애자 여자가 쓴 거

    동성애는 이성애와는 달리 더 숭고하고 아름다울 것이다라고 생각한 나머지 본인이 생각하기에 더 숭고한 모성애를 끌어들여버림...

    아니 그냥 똑같다고요 그냥 존나 이뻐서 반한 걸 뭘 자꾸 모성애를 얹어

    히데코가 워낙에 갇혀살았다보니 돌봐줘야 해서 모성애를 느끼고 그게 로맨스에서 비중을 차지할 수는 있지만

    그 감정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핵심 장면마다 모성애가 중심을 차지하니까 기괴해져버림; 너네가 하는건 모성애가 아니라 걍 성애라고요...

  • tory_4 2020.08.31 16:44

    나도 이 부분은 박찬욱 감독보다는 같이 각본을 집필한 정서경 작가의 영향이 큰 것 같아

    방구석 1일 박찬욱 편에서 정서경 작가가 직접 아가씨에 대해 코멘터리를 했었는데


     "둘째가 걸어 다닐 때쯤 작품을 쓰고 있었다. 그때 '나 사랑이 뭔지 이제 알 것 같다'고 깨달은 시기였다. 사랑이란 누군가를 아기로 삼는 것, 누군가에게서 엄마를 찾는 것이구나 싶었다. 그런 믿음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래서 탄생한 대사가 '여지껏 내 손으로 씻기고 입힌 것들 중에 이만큼 이쁜 것이 있었나?'다. 아이를 안 키웠으면 못 쓰지 않았을까"


    이렇게 말했더라구. 박찬욱의 다른 영화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일단 아가씨는 글 쓴 사람이 되게 모성애가 충만할 때 쓰다보니 저런 묘사가 나왔던 것 같단 생각이 들어 

  • W 2020.08.31 16:48

    뭔 느낌인지 알겠음. 결국 이성애자 시선에서 묘사한 레즈비언 이야기인 듯

    차라리 비혼 여자가 썼다면 그런 느낌은 아니었을 텐데... 남자, 결혼, 출산 없이 완전한 관계를 상상 못하는 사람들끼리 레즈비언의 행복을 그리려니까 삐끗하는 것 같아

  • tory_11 2021.01.18 04:22
    @W 무슨소리지.. 비혼여자가 썻다면 그런 느낌이 아니라니.. 이상한 편견이있네ㅜㅜ그럼 미혼에 정자 받아서 아기 가진 사유리 같은 사람은 그런 사랑을 모를까? 뭔소리야 대체;; 피해의식이 심한듯ㅠㅠ
    모성애 같은 사랑 넣은건 그게 인간이 추구할수 있는 최고의 조건없는 사랑이라 여겨서 작가가 넣은거일걸? 작가 본인이 그렇게 느꼈으니까. 작중에서도 히데코는 엄마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존재고, 숙희는 엄마같은 사랑을 주고싶어하는 존재니까 둘이 서로에게 얼마나 찰떡궁합인지 보여주기위해서 이보다 더 좋은건 없다 생각했나보지
  • tory_5 2020.08.31 16:54

    와우 토리랑 나랑 정반대로 느꼈나봐 신기하다 난 숙희가 진짜 엄마도 아니고 실제로는 둘 관계에 있어서는 당하는 쪽이면서도 같잖은 모성애를 보이는 그런 묘사가 되게 숙희의 천진난만한 성격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거든 그리고 레즈비언 관계라도 해도 관계는 사람마다 다양할 수 있는 거라 그런 부분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생각도 안 해봤어(tmi지만 내가 레즈라ㅎㅎ) 

    원작부터가 물론 전체로 따지자면 시대상 묘사부터 해서 다양한 아우라를 담고 있지만 일단 두 사람의 관계는 속이는 줄 알았는데 속는 애 속는 척 하면서 속이는 애 조합이었잖아 그리고 비비씨 드라마판에서도 수의 순박한 느낌? 거리에서 닳고 닳은 캐릭터 주제에 순박함을 간직해서 결국 속지만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고 그 끌림을 붙잡고 다시 모드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도록 하는 그런 캐릭터성 이런 게 레즈비언 캐릭터 묘사로는 흔치 않아서(원작이 처음 소개됐을 때는 더더욱) 처음 봤을 때 신선했던 기억이 있어 

  • W 2020.08.31 17:01

    아하 그렇구나

    뭐 사람 사이의 관계는 다양하니까 (실제로 남자한테 모성애 느껴서 결혼하는 여자들 클리셰로 정착할만큼 쎄고쎘고) 그런 관계가 실제로 있다고 해도 이상한 건 아닌데

    레즈비언 이야기에서 둘 사이의 감정을 계속 모성애로만 묘사하니까 비혼여성인 내 입장에선 좀 짜증나더라고ㅋㅋㅋ여자들은 모성애 아니면 사랑도 못하는 줄 아나 싶어서

    감독이 대한민국 남자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박찬욱 영화 처돌이임) 봐서 더 의식한 것 같긴 해. 초기작부터 꾸준히 박찬욱 여캐묘사에 관심 있었거든. 아가씨에서의 여캐묘사가 역대급으로 좋아서 내 최애작 등극했는데도 저 지점이 꾸준히 지적해온 박찬욱 특유의 여성신성화를 못 벗어난 것 같아서 아쉬웠어ㅎ

  • tory_6 2020.08.31 16:58
    글 다 받고..
    난 숙희데코 첫배드씬에서 거기서도 또 그냥 안넘어가고 숙희가 젖운운하면서 아가씨한테 젖먹이고싶단부분 진짜..웃기더라ㅋㅋ

    참 거기서..모성애도 모성인데, 그 박찬욱 감독도 여자들 젖에 집착하는 특유의 개저감성 못버렸나싶기도하고
    진짜 유치하고 일차원적 감성도 느껴지더라

    그러고보니, 더 페이버릿도 그렇고 아가씨도 그렇고 남자감독들은 여주들에게 모성애 주입시키지않음 안되는병에 걸렸나 왜이러나 모르겠어.
    앤 여왕도 자꾸 자식들을 잃은 상실감에 시달리게 그린것도 모자라 방안에서 토끼들 키우며 대리만족하게 만들었잖아. 토끼들을 먼저 떠나버린 자식처럼 여기면서 본인은 물론 주변사람들에게도 강요하고.
    실제 앤 여왕은 그런 유치한짓거리 안했다던데ㅋ


    심지어 예전에 나왔던 캐롤 거기서도 또 캐롤에게 엄마로서의 정체성을 강하게 부여하는 서사가 나오는데,
    실제 원작 캐롤은 그닥 모성애가 강하지않은 인물이었단마랴.. 심지어 캐롤 감독도 남자였고.


    진짜 이래서 앞으로 여성퀴어는 전적으로 여자감독들만 찍어야함. 내가 여자둘이 연애하고 싸우고 쪽쪽대고 아주그냥 세상조까라 둘만의 난리부르스를 춰대는걸 보고싶지,
    먼 모성애드라마 보려고 레즈영화보는줄 아냐ㅋㅋ
  • W 2020.08.31 17:03

    ㅇㅇㅇㅇ그부분도 짜증났어 그놈의 젖좀 버리라고 여자들은 방금 애기 낳은 애엄마 아닌 이상에야 가슴 보면서 젖 생각 안한다고요... 남자들이나 허구한날 젖무덤 젖줄기 타령하지

    캐롤에서도 똑같은 지점에서 짜증났어서 저부분이 거슬렸나봐. 진짜 여자묘사에서 모성애좀 버려 제발 좀ㅠㅠ 여자=애 낳는 존재 라는 생각에서 못 벗어나니까 애 없이는 여자라는 존재를 묘사 못하는 지경에 이르른 것 같음

  • tory_7 2020.08.31 23:12
    아 얼마전에 아가씨 보고 젖 먹이고 싶다느니 그런 대사 나와서 이상했는데 이런 리뷰 보니까 신기하다 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이상화된 작위적 대사라고 해야하나 나는 다른 부분은 잘 모르고 넘어갔는데 종합해보니 확실히 모성애에 집착하는 부분이 있구나
  • W 2020.09.01 01:15
    모성애가 여자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최상의 사랑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둘 사이의 감정선을 아름답게 묘사해야되는 타이밍에 죄다 모성애를 끌어들였어ㅋㅋ큐ㅠ
    뭐 숙희 캐릭터랑 안어울리는건 아닌데, 너무 반복되니 거슬리더라고
  • tory_8 2020.09.01 10:15

    난 그 대사가 숙희가 뭣 모르고 미숙하고 치기어린 그런 면면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딱히 그 뒤의 대사들이랑은 연관지어 생각 안 했어.

    근데 직접 대사를 쓴 사람의 얘기를 들으니 관련이 없진 않네 ㅋㅋㅋ

  • tory_9 2020.09.02 01:18
    아하 나도 특히 베드씬에서 숙희가 젖먹이고 싶다고 했을때 좀 읭? 스러웠는데 나도 이런 부분이 불편했던건가보다! 그놈의 모성애 지겨워.....
  • tory_10 2020.09.03 01:5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9/03 01:54:55)
  • tory_10 2020.09.03 01:55
    나도.. 페미니즘으로 추천받아 봤는데 기대때문인지 오히려 여혐이 진하게 느껴져서 불편했어 의도가 좋은건 알겠지만.. 여성서사라고 무조거 페미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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