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거 감독님이 홍상수 밑에서 일하시던 분이자나 김초희 감독님

감독님이 직접 각본도 쓰시고.. 상황상 여러모로 자전적인 영화라고들 하더라고 


불륜을 저지르고 사회적 비판을 받아 해외로 나가버린 홍상수가 

작중의 갑자기 술 너무 많이 먹고서 죽어버린 영화감독으로 해석된다는 식.


(심지어 영화감독 죽기전에 술게임 질문은 '우리 중에 가장 바람을 많이 폈을 것 같은 사람은?' 이고

만장 일치로 스태프가 감독을 지목함)


그래서 PD인 주인공 찬실이가 실직한다는 내용이 영화 전체 줄거리이구. 


내 질문은 이거야

중후반에 집주인 할머니가 글 배우시고 쓰신 시 (사람도 꽃처럼 돌아오면은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거 보고 찬실이가 울잖아

찬실이가 죽은 감독을 그리워하면서 우는 씬은 아닌 거지? 물론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맞나..?


나는 일단 1차적으로는 글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하신 집주인 할머니가 지은 시가 너무 아름답고

할머니가 딸을 그리워 하시는 마음이 느껴져서 이 부분이 눈물이 터질 요소인 것 같거든

그리고 영화, 창작을 포기하려고 했던 찬실이가 할머니의 창작의 순간을 목도하고 감동을 받는? 그런 씬


그리고 2차적으로 찬실이가 지금 복합적으로 굉장히 힘든 상황인데 

눌러 참아왔던 것들이 한꺼번에 터지는 씬인것같기도 하고.. 


그러다가 3차적으로 시 내용을 보면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내용이잖아 집주인 할머니가 딸을..

갑작스레 오래 같이 일한 감독을 잃은 찬실이의 상실을 의미하기도 하는 건가? 싶은거야


그렇게 생각하니까 홍상수가 생각나서 나는 갑자기 찜찜해진거지..


근데 픽션은 또 픽션속의 인물일 뿐이고 

영화 속 찬실이네 감독은 홍상수처럼 불륜 이슈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진짜 스탭들이랑 즐겁게 술을 너무 많이 먹다가 갑자기 죽어버린거니까

찬실이가 감독을 그리워하면서 울고, 감독이 죽어버려서 영화를 찍을 수 없는 자기의 현실에 눈물이 터진 걸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이부분에 있어서는 잠깐 홍상수를 내머리한켠에서 지워야 마음이편하겠다 싶은 그런..?


톨들은 어떻게 봤어? 

이부분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 얘기좀 해줘 ㅎㅎ 이영화 너무재밌엉


영화진짜재밌어!!안본토리들 꼭봐!! 

  • tory_1 2020.07.02 11:18
    나는 그 시를 보고 감독을 그리워한다고는 아주 조금도 생각해보지 못해서 토리 글 보고 약간 놀랐을 정도야..!
    나는 감독 캐릭터 그냥 초반에 께꼬닥한 뒤로 완전 잊어먹었을 정돈데
    그 시를 보고 운 거는
    일단 토리 말대로 시가 너무 아름답고 진솔해서 감동을 받은 것 같고
    그 시를 보고 떠올린 사람 - 그리워한 사람 -이 있다면 찬실이 자기 자신이 아닐까
    이 영화 자체가, 주제가, 영화 외적으로 봐도 찬실이의 자아찾기고 인생의 새로운 여정에 대한 이야기니까
    찬실이가 자신의 지난 삶을 후회하고 지난 세월이 돌아오기를 바라기도 하잖아 (귀신도 보고 ㅋㅋㅋㅋ)
    하지만 영화 말미에서 찬실이는 지났지만 돌아올 수 없는 자기 자신, 시간들을 모두 받아들이고 인생 제2막을 시작한다고 느꼈어
  • tory_2 2020.07.02 11:3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10/22 12:30:48)
  • W 2020.07.02 11:39

    그치?? 어후.. 갑자기 쓸데없는 생각이 들고 소름이 끼쳤지뭐야 ㅎㅎ 

    심지어 찬실이 아빠가 쓴 편지에도 '아빠는 사실 지감독 영화 별로여따. 잠이 마니 왔다.' 이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덧글달아줘서 고마워!!

  • tory_4 2020.07.02 12:37
    난 영화로 볼 때 2차적인 의미로만 받아들였는데 오히려 톨의 1차적 해석이 (좋은 의미로)놀랍다.
    외적인 얘긴데 영화보러 가기전에 김소희 감독님 나온 팟캐스트 몇개 듣고 갔는데 소희감독님 자체가 너무 유머러스하고 매력적인 분이시더라. 영화가 좋았다면 추천해
  • W 2020.07.02 13:25

    와 몰랐어!!! 영혼의 노숙자 부터 틀어보고있어 ㅎㅎ 고마워~~

  • tory_5 2020.07.02 12:51
    아 감독 갑자기 죽는 게 ㅎㅅㅅ 모티브였어? 난 그냥 영화 소개프로에서 재밌어 보이길래 본 거라 전혀 몰랐는데 존웃이닼ㅋㅋㅋ
  • W 2020.07.02 13:25

    진짜 ㅜㅜ 존웃이야 기절할뻔 ㅜㅜ 

  • tory_6 2020.07.02 15:42

    나는 저 장면에서 할머니가 얼마나 딸이 그리웠던건지 보이고 + 찬실이의 시련과 실연 일대기에 공감되서 폭풍눈물 흘림 ㅠㅠㅠ 

    이 장면이랑 감독은 전-혀 상관 없는 거 같아... 감독은 찬실이가 힘든 상황이 된 원인 제공자이지 그리워하는 대상이 아닌... 


    추가로 초희감독님이 영화 속 감독을 죽이고 시작하시잖아요, 라고 질문 들어오니까 

    아니에요 잘~보세요. 죽이지 않아요. (지) 스스로 죽습니다. 라는 식으로 유쾌하게 답변하신 바 있음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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