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하재영,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추천한다.
올해 읽은 책 중에 올해의 책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어. 정말 좋았어.

하재영 작가가 자신이 거쳐온 집들을 소재 삼아 그때 그 시절을 살아낸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써나간 글이야.

어린시절 대구 중구 북성로의 할아버지 집부터 20대 서울 신림동과 금호동의 집들을 거쳐 결혼 후에 터잡은 현재 서울 종로 구기동 집까지. 집에 대한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그 집에 몸담고, 직접 몸으로 살아낸 시절에 대한 이야기라서 읽는 사람마다 각자의 기억으로 읽게 될 법한 글들이었어.

나는 이 책으로 하재영 작가를 처음 알았는데. 되게 담담하게 글을 쓰더라. 감정이 과잉되지 않고, 사실만을 지루하게 나열하지도 않고, 그때 그 집들과 사연들을 덤덤하고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게 정말 좋았어.

누군가의 라디오 사연을 듣는 느낌이랄까. 그저 소리만으로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현실의 나를 차분하게 응시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느낌이야.

내가 지금 막 이 책을 다 읽고, 감정이 북받치는데 어디다 털어놓을 곳이 없어 이 글을 쓴다.

2020년 정신없이 지나간 한 해의 마지막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싶다면.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나 자신이 살아온 그때 그 시절들에 대해 떠올리고 싶다면. 정말로 이 책 한번 읽어줬으면 해. 진짜로 후회 없이 한 해의 마무리를 할 수 있을거라 믿어. ^^


마지막으로 좋았던 구절 하나 살짝 놓고 간다.

"집에 대해 쓰는 것은 그 집에 다시 살아보는 일이었다. 간절히 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었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돌아가고 싶거나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절일 것이다. 과거가 되었기에 이야기로서의 자격을 부여받은 시절. 나는 집에 대해 쓰려 했으나 시절에 대해 썼다. 내가 뭔가를 알게 되는 때는 그것을 잃어버렸을 때이다. 현재의 집이 가진 의미를 깨닫는 것도 이곳을 영원히 상실한 다음일 것이다. 아직 이 집은 한 시절이 되지 않았다."
  • tory_1 2020.12.13 21:08
    주문하려고 검색했는데 표지도 너무 이쁘다
    좋은 책 추천해줘서 고마워
  • W 2020.12.13 22:10
    고맙읍니다. 좋은 책 같이 읽어요~ 나 자신에게 주는 연말 선물로 딱인 책이야. ^^
  • tory_2 2020.12.13 21:08
    이책 궁금한데, 집 많이 안 옮겨다녔어도 추천할만한 책이야?!?
  • W 2020.12.13 22:09
    2톨이가 이사를 많이 안 다녔다는 거지? 당연당연. 태어난 집에서 여태까지 살았다면 글쓴이와 함께 이곳저곳 다녀보는 대리경험 가능합니다.

    본문에도 썼다시피 그 집들에 사는 동안 겪어낸 시절에 대한 이야기라서 읽어볼 만 해. 츄라이 츄라이. ^^
  • tory_2 2020.12.13 22:30
    @W 자세한 답변 고마워>< 읽어봐야겠다!!
  • tory_4 2020.12.13 22:21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쓰신 작가님이시구나!! 한번 읽어봐야겠당!!
  • W 2020.12.13 22:57
    김하나 작가가 추천사 쓰면서 언급했던 작가의 전작이구나. 나도 지금 새로 시작한 책 다 읽으면 읽어보려고 대기중이야! 정말 설렌다 ㅋㅋㅋㅋ
  • tory_5 2020.12.13 22:51
    추천고마워💙
  • W 2020.12.13 22:57
    응 꼭 읽어줘 💙
  • tory_6 2020.12.16 08:13
    담담하게. 에서 뻑갔다~~ 나에게 지금 필요한 책인것! 추천 넘 고마워~~ 잘읽어볼게!
  • tory_7 2020.12.18 15:29

    추천고마워!! 읽어봐야겟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화제의 오컬트 애니메이션 🎬 <키타로 탄생 게게게의 수수께끼> 시사회 8 2024.05.14 714
전체 【영화이벤트】 올해 가장 사랑스러운 북유럽 성장 영화! 🎬 <오늘부터 댄싱퀸> 시사회 3 2024.05.14 495
전체 【영화이벤트】 따사로운 위로, 힐링 무비! 🎬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파워 공감 시사회 19 2024.05.09 3859
전체 【영화이벤트】 기막힌 코미디 🎬 <드림 시나리오> ‘폴’과 함께하는 스윗 드림 시사회 34 2024.05.07 4447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74322
공지 [영화] 게시판 신설 OPEN 안내 🎉 2022.09.03 7444
공지 토리정원 공지 129 2018.04.19 58910
모든 공지 확인하기()
7415 도서 인생의 좌표 이런 글귀 들어간 책 혹시 아니?! 00:29 21
7414 도서 토정방 북클럽: 5월 14일 화요일, 모두 여유롭고 행복한 밤 보내길 바라며 함께 책 읽어요. 5 2024.05.14 30
7413 도서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번째 삶 전율이다...(스포) 6 2024.05.14 143
7412 도서 서울 국제 도서전 얼리버드 열렸던데 5 2024.05.13 335
7411 도서 토정방 북클럽: 5월 13일 월요일, 책 읽으며 느낌있게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해 보자. 4 2024.05.13 55
7410 도서 13.67 읽어본 토리 들어와봐..!! 6 2024.05.13 158
7409 도서 토정방 북클럽: 5월 12일 일요일,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남은 한 시간을 위하여… 6 2024.05.12 71
7408 도서 토정방 북클럽: 5월 11일 비가 내리는 촉촉한 토요일 밤의 책 읽기 4 2024.05.11 66
7407 도서 양귀자 모순 13 2024.05.11 514
7406 도서 미용실 쿠션 쓰는 독서톨 있음? 2 2024.05.11 407
7405 도서 토정방 북클럽: 5월 10일 금요일 오늘도 함께 책 읽자. 4 2024.05.10 84
7404 도서 재밌는 소설 추천해줄 토리~! 8 2024.05.10 363
7403 도서 토정방 북클럽: 5월 9일 목요일, 오늘도 함께 책 읽어요! 2 2024.05.09 67
7402 도서 책 읽는 토리들 전자책/종이책 집중력 차이 느껴? 18 2024.05.09 492
7401 도서 토리들의 최후의 1권을 알려줘!! 11 2024.05.09 323
7400 도서 역사 공부하고 싶은데 해석도 같이 들어가있는 책 있을까? 4 2024.05.08 168
7399 도서 토정방 북클럽: 5월 8일 수요일 오늘도 함께 책 읽어요! 5 2024.05.08 59
7398 도서 왜 한 권 짜리가 두 권으로 쪼개져 있는 거지...? 6 2024.05.08 365
7397 도서 시녀이야기 이거 진짜 곧 현실로 올 거 같아서 무서워 2 2024.05.08 495
7396 도서 각성시켜주는 책 있을까? 1 2024.05.08 158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2 3 4 5 6 7 8 9 10 ... 371
/ 371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