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네네24 페이백 이벤트 때문에 토지 글 올라와서 좋다!
분위기를 타서 나도 토지 글 올려봄ㅎㅎ
토지에는 수백 명의 인물이 나오는 만큼 그 인물들끼리 서로 맺는 관계도 다양한데
그중 내가 좋아하는 몇 가지만 써볼게! (당연히 스포 포함)
1. 서희 - 길상
토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 인물들이지ㅎㅎ
로설 읽는 심정으로 서희-길상 이야기 읽었던 냔들 나말고도 많을 거야~
일단 설정부터가 너무 발리지 않니?
예쁘고 똑똑하고 오만한 부잣집 양반 아가씨와 그 아가씨를 어릴 때부터 지켜온 충직한 하인...
신분 차이 때문에 서로에 대한 감정을 억누르려 해도 결국 자존심 다 팽게치고 사랑을 인정하고 맺어짐ㅜㅜ
물론 맺어졌다고 해도 여러 상황 때문에 서로 상처도 주고 받고 하지만 그래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커플이야.
나중에 박 의사 죽었을 때 서희가 길상이 앞에서 펑펑 우는 부분도 좋아함.
회령에서도 그랬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는 항상 냉철한 서희가 길상이한테만은 감정 다 드러내보이지ㅎㅎ
길상이는 서희에게 있어 이성적 사랑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인생의 한 축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
+) 토지 5권에서 서희가 길상이 때문에 불안해하며 혼자 속으로 중얼거리는 부분이 너무 좋아서 가져와봄.
길상이를 당연히 자기 것이라고 여기면서도 하인인 길상이가 상전인 자기를 여자로 사모하는 건 기분 나빠하는 서희...ㅋㅋ
(토지 다시 읽을 수록 서희 성격이 진짜 꼬였다는 걸 깨닫게 돼ㅋㅋㅋ괜히 책에서 흉포하고 교활하다고 나오는 게 아님ㅋㅋㅋㅋ)
- 네가 나를 떠나 어딜 간단 말이냐? 너의 이십칠 년의 세월은 나를 위해 있었던 거구 내가 세상에 나온 십구 년의 세월을 너는
내게 충성했었다. [...] 내 천 길 낭떠러지를 뛰어내리듯 너를 택하려 하기는 했으되 어찌 감히 너 스스로가 생심을 품을 수
있단 말이냐? 하늘의 별을 따지, 어림 반 푼이나 있는 일이겠느냐! 언감생심, 나를 여자로 보아?
(토지 5권 16장 '불 뿜는 여름밤 나비')
2. 용이 - 최치수
(최치수는 성을 붙여야 할 것만 같은 느낌ㅋㅋ)
초반에만 정말 짧게 언급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내가 서희-길상 다음으로 좋아하는 관계성임ㅜㅜ
친딸까지 경기를 일으키게 할 정도로 차갑고 뒤틀린 성격의 최치수가
용이한테만 따스한 눈빛으로 부드럽게 말하는 거 실화냐;ㅁ;
용이 누나 죽었을 때 최치수가 몰래 울고 있던 것도 좋고
용이가 그 모습을 보고 앞으로는 도련님이 때려도 맞아줘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좋고
정작 그 이후로 최치수는용이를 때린 적이 없는 것까지...다 너무 좋아 흑흑.
용이가 최참판댁 소작인이 아니라 하인으로 최치수 곁에 항상 가까이 있었다면
최치수의 꼬인 성격도 많이 풀어지고 덜 불행하게 살지 않았을까ㅠㅠ
서희도 만만치않게 꼬인 성격인데 그렇게 잘 자란 건 봉순이와 길상이 등 주변 사람들 덕분이라고 생각하거든...
3. 서희-봉순/서희-양현
정확히는 봉순네까지를 포함한 이 관계를 무척 좋아해!
엄마가 없던 서희를 엄마처럼 키워준 봉순네와 온갖 구박을 다 견뎌가며 서희를 지키고 보살피던 봉순이,
나중에는 그 관계가 바뀌어 아편중독자가 된 봉순이를 서희가 보살피고 그의 딸인 양현이를 친딸처럼 키우지.
길상이를 사랑하면서도 신분 때문에 갈등을 겪던 서희가
자기 시종이자 기생이었던 봉순이의 딸을 자기 가족으로 스스럼 없이 받아들인 건 정말 대단한 거야.
처음에 환국이랑 윤국이를 오빠라고 부르도록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다 놀랐잖아.
나중에 양현이가 집 나갔다가 돌아올 때 자식 이기는 부모 어디 있겠냐고 말한 것도 감동ㅠㅠ
하지만 서희가 일방적으로 양현이를 보살핀다고 할 수도 없는 게
길상이 때문에 마음 고생하는 서희에게 기쁨을 가져다 준 게 바로 양현이임.
양현이가 없었으면 서희가 외로운 시간을 견뎌내기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해.
대를 이어 서로 보살피고 보살핌 받는 이 관계 너무 좋음!
4. 길상 - 병수
처음에는 길상이가 서희 때문에 병수를 경계했지만 병수의 예술적이고 섬세한 감성을 알아보게 되지.
병수는 나중에 길상이가 그린 탱화를 보고 감명받고.
같이 나오는 장면은 거의 없지만 서로의 기억에 굉장히 소중하게 남아있는 인연이라 좋아하는 관계야.
5. 양현 - 영광
토지 후반부의 로맨스를 담당하는 양현-영광 커플!!!
첫만남부터 운명적이야...읽을 때마다 설렘ㅜㅜ
처음에는 윤국이를 좋아해서 양현이의 선택이 아쉬웠는데
다시 읽을 수록 양현이는 영광이에게 끌릴 수밖에 없다 싶어.
예쁘고 똑똑하지만 기생의 딸인 양현이와 잘생기고 똑똑하지만 백정의 손자인 영광이는
아무리 공부를 해서 좋은 직업을 얻는다고 해도 뿌리깊게 남아있는 신분 차별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닌 신세야.
그걸 일찌감치 깨달은 영광이는 공부 때려치고 '딴따라'가 되지만 양현이는 의사가 되어서까지 출신으로 무시를 당해...
첫만남부터 서로 뼈에 사무친 고독을 알아본 게 아닐까 싶어.
읽으면 읽을 수록 안타깝고 마음가는 커플임ㅠㅠ
이외에도 영선-숙이, 명희-선혜, 환국-순철 등등 좋아하는 관계들이 너무 많은데 여기까지만 쓸게ㅎㅎ
댓글로 토리들이 좋아하는 인물이나 관계 써주면 같이 얘기 나누고 싶당!
난 드라마토지 보고 몇년 안 지났을 때 봐서 은근 더 재밌게 읽은 것 같아. 별당아씨도 안쓰러웠던 느낌이고.
나도 서희-길상 너무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