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얄 봄
정민경
큰마니 죽지마오.
니얄 봄 곱게 화장해
내 저 리북 보내줄테니
죽지마오.
내 저 가시난 쇠붙이 위 새에게 물어보았소.
-너는 어드메서 왔네.
-내레 큰마니 아들 뒷뜰에서 왔시오.
-울 큰마니 아들 잘 살고 있드나.
-그렇디요. 니얄 봄 큰마니 뵈러 온다 했수다.
내 저 약수 같은 강물에게 물어보았소.
-너는 어드메서 왔네.
-내레 큰마니 딸 앞뜰에서 왔시오.
-울 큰마니 딸 잘 살고 있드나.
-그렇디요. 니얄 봄 큰마니 뵈러 온다 했수다.
큰마니 죽지마오.
니얄 봄 곱게 화장해
내 저 리북 보내 줄테니
죽지마오.
니얄 - 내년 (황해도 사투리)
큰마니 - 할머니 (평안도 사투리)
광주 5.18 민주항쟁을 묘사한 시 《그 날》로 유명한 정민경 씨의 또 다른 시야.
2007년 작으로 이 시 역시 고등학생 때 쓴 시래.
이런 재능있는 학생을 교사자격 없는 교사들이 괴롭혔다니 진짜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