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나는 소설 읽는걸 좋아하는 토리야.

어릴 때 아동문학으로 읽은 책들을 성인이 되어 원작(번역된 책이긴 하지만, 그래도 재편집 되지 않은 책)으로 다시 읽는 것도 좋아해.

최근에는 오즈의 마법사를 읽었어. 나는 제일 유명한 오즈의 마법사1편(위대한 마법사 오즈)을 아동문학으로 편집된 책만 읽어봤고, 이후 내용은 몰라서 궁금하기도 했고 또 위키드를 읽기 전에 오즈의 마법사부터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서.

그런데 고전소설을 읽을 때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참 불편하더라. 오즈의 마법사는 당시 용감한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삼은, 나름 선구적인 소설이었다고 알고 있어서 조큼 더 띵했어.

(리디북스 오즈의 마법사 책 소개 중: 역사가 및 경제학자, 문학가들은 이 작품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았으며 학자 중에는 프랭크가 페미니즘을 지지하여 진취적인 여성상을 많이 등장시켰다는 해석을 하는 이도 있다.)

당대의 여성관이, 분위기가 아무리 그랬다 해도, 우린 현재에도 이 소설을 읽잖아. 게다가 아동, 청소년 문학으로 추천되는 책이기도 하고.. 애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떤걸 느끼고, 어떤걸 배울까?

암튼 내가 불편함을 느낀 구절 몇 개 올리고 사라질게, 뿅.

(아직 모든 시리즈 다 읽은건 아니고 4권 도로시와 오즈의 마법사까지 읽었오. 불편함이 느껴지니 더는 읽기 싫어지더라구..)



젤 최악이었던 <오즈의 마법사2 환상의 나라 오즈>

대략 줄거리:

도로시가 캔자스로 돌아간 뒤, 에메랄드 시를 허수아비가 다스리게 되는데 진저라는 소녀장군이 소녀군대를 끌고 쳐들어와서 나라를 뺏김. 그 후 허수아비는 팁이라는 소년 등등과 함께 에메랄드 시를 되찾음. 

-진저장군이 군대 이끌고 쳐들어온 이유: 집이 가난해서 일해야 하는데 일하기 싫어서(아래 보면 여자들이 다 일함). 뒷 시리즈에 진저가 다시 등장하는데 꽤 부유한 남자랑 결혼해서 나름 만족하며 순응하며 행복하게(!) 잘 삼.


진저 장군은 사납게 소리쳤다. "우리는 반란군이다!"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군요." 성문지기가 감탄하는 눈빛으로 예쁜 소녀들을 한 명씩 바라보았다. "아니다! 우리는 반란군이다!" 잔뜩 성이 난 진저 장군이 두 발을 구르며 소리쳤다. "우리는 에메랄드 시를 정복하기 위해 왔단 말이다!" "이런 세상에나!" 성문지기가 깜짝 놀리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람. 어서 엄마가 기다리시는 집으로 돌아가도록 해요, 착한 아가씨들. 그리고 소젖을 짜거나 빵 굽는 법이나 배우란 말이오. 도시를 정복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고나 있는 거요?"

...

사실 팁이 보기에 소녀의 얼굴도 상당히 예쁜 편이었다. 하지만 왠지 불만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에 약간 거만하고 무례하게 보였다.

...

"무슨 일이냐?" 허수아비가 수염이 텁수룩한 남자에게 물었다. 그 남자는 앞치마를 두른 채, 아주 처량한 얼굴로 유모차를 밀며 걸어가고 있었다. "잘 알고 게시는 대로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폐하." 남자가 대답했다. "폐하께서 떠나신 뒤로 여자들이 모든 것을 마음대로 다스리기 시작했습니다. 폐하께서 이렇게 다시 돌아와 질서를 회복하기로 하신 것을 보니 기쁘기 한이 없습니다. 에메랄드 시에 사는 모든 남자들은 집안일과 아이들을 돌보는 일로 허리가 휠 정도입니다." "음!" 허수아비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만약 그런 일이 네가 말하는 대로 그렇게 힘든 일이라면, 여자들은 어떻게 지금까지 그 일을 해왔단 말이냐?" "저도 그것을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남자가 깊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아마도 여자들은 강철로 만들어진 모양입니다."

...

이 소식이 퍼지자, 에메랄드 시의 남자들은 당장 앞치마를 벗어던졌다. 한편 남자들의 요리를 먹는데 잔뜩 싫증이 나 있던 여자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진저의 패배를 기뻐했다. 부인들은 서둘러 부엌으로 들어가 피곤에 지친 남자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다. 모든 가정이 행복과 조화를 되찾고 즐거워했다.



<오즈의 마법사3 오즈의 오즈마 공주>

사족: 

2권에서 나왔던 팁이라는 소년은 사실 마법에 걸린 에메랄드 시의 공주였어. 마법이 풀리자 눈부시게 예~~쁜 소녀인 오즈마공주가 됨. 그게 본모습인데, 아주 웃긴게 성격도 변함. 전에는 약간 철없는 왈가닥 -> 우~아~ 고~상~한 공주님.

그리고 시리즈에 걸쳐 계속해서 소녀들의 얼평, 몸평을 함. 소녀만. 소년은 외형묘사 거의 없어.


공주는 오즈의 나라에서 온 날씬하고 고상한 작은 소녀 앞에 우뚝 서서 소리를 질렀다.

...

놈 왕은 오즈마를 향해 입을 열었다. "너는 예쁠 뿐만 아니라 용감하기도 하구나, 얘야. 잠깐 나와 함께 가자꾸나."


  • tory_1 2018.05.31 22:06
    어릴 때 만화나 영화 재밌게 봤는데 원작이 이렇다니 어휴...
  • tory_2 2018.05.31 23:08

    고전읽어보면 진짜 생각지도 못하게 띠용할때가 많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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