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부와르는 영화 맨 오브 마스크 원작인 프랑스 소설이야.
진짜 올해 최고의 책이야. 모험풍자라니 서로 전혀 연관이 없는 이질적인 단어를 붙여놓은 것 같지만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어ㅋㅋ
재미와 사회 문제 둘 다 잘 잡았거든.
책이 좀 두꺼운 편인데 나흘 걸쳐서 휘리릭 읽었어. 두꺼워서 시도하기 무섭지만 후회 안할거야. 난 예스24북클럽에서 읽음!!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지, 마무리가 어떻게 될 지 너무 궁금하고 작중 호흡도 빠른 편이라 빠져들게 되더라고.
재미가 반감되지 않을만큼 쪼오금 스포하자면...
주인공은 알베르는 1차대전 퇴역군인인데 목숨을 빚진 페리쿠르와 먹고 살 길을 궁리해.
전쟁 영웅이라고 말은 번지르르 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형편없어. 연금은 독일이 지불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비가 오면 물이 빠지는 외투 한 벌을 받은게 다야. 가난에 찌든 알베르보다 힘든 건 '깨진얼굴'로 살아가는 페리쿠르지. 밖에 못 나갈 정도로 장애가 심해.
정작 고생한 군인은 뒷전이고 부자들은 전쟁 후의 새로운 사업으로 돈을 불려나가. 비리와 뇌물로 범벅된 사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다보면 화나서 속이 끓고 억울하지만 방법이 없지. 둘은 자신들을 버린 사회에 복수하는듯 거대한 사기극을 준비해.
둘이 어떻게 경찰에게 붙잡히지 않고 범죄를 진행하는지 궁금하고 스릴넘쳐서 재밌지만 더 매력적인 이유는 문체야.
작가가 묘사는 별로 안 하고 마음은 행동으로 보여주거든. 그래서 지루할 새가 없던거 같아. 음식과 색욕만 가득찬 무능한 공무원은 높은 사람 앞에서는 제대로 문장을 완성해 말하지도 못하고, 선하지만 소심한 알베르는 거짓말을 더해갈 때마다 마르고 불안에 떨며 지내지.
그리고 갑자기 장면 전환이 되는 것도 호흡이 빠르다고 느낀 이유 중 하나야.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지만 다음 내용이 궁금하니 필요없는 장면을 쳐냈다고 생각해서 마음에 들어.
글고 여기에 마음씨 여리고 세상물정 모르는 듯하지만 사실은 강단있는 여캐 나오니까 꼭 봐주라... 사이다 장면 있음!!ㅠㅠ
진짜, 너무 재밌고 여운 남아 좋아서 톨들이랑 이야기하고 싶다
에두아르 누나 마들렌 진짜 강단 있고 매력적이야. 영화에서 비중이 많이 없는 게 아쉬울 만큼. 에두아르는 자기를 구해준 알베르에게 고마워하면서도 알베르 구하려다 다친 거니 원망하기도 하는 애증이 영화보다 잘 나와 있더라. 그 정직한 공무원 캐릭터도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