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랑 캐디는 진짜 내 취향이거든?
여캐들 디자인이 조금 빻긴 했는데 국산겜 일러 봤다가 다시 보면 선녀라서 참을 만함
캐디도 다양하고 움직임도 자연스러운 편임
근데 좀 아쉬운 점 말하자면 스토리...
스토리가 진짜 ㅠㅠ 2024년도인데 2000년대 초반 같아...
전형적인 왕도물인데 좀 재미없는 왕도물 같음
다른 장르 언급이긴 하지만 젤다왕눈도 젤다의 주체적인 서사가 스토리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슈퍼마리오도 피치가 우산총 들고 쏘거나 코끼리로 변해서 싸우는데...
몇 년 전 작인 파엠풍설도 비슷하긴 해도 어느 정도 클리셰 비틀기라든지 서사가 있었거든
그리고 겉핥기이긴 해도 어느 정도 깊이를 부여하려고 했음(예: 2부 들어가면 도로테아가 전쟁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레벨 올라도 기뻐하지 않음)
반면에 유니콘오버로드는 캐디, 음악, 일러 다 맘에 드는데
매 메인 전투마다 쏟아져 나오는 캐릭터 양에 비해 서사가 지탱을 못해주는 거 같음
호감도 스토리도 양에 비해 너무 깊이가 없고, 좀 세게 말하자면 그냥 필드 위 npc들 대화 엿듣기 같음
무엇보다 어레인이 좀 매력적으로 나와야 딴 캐랑 엮어먹든 다회차를 시도하든 뭐라도 하려고 할 텐데,
주인공이 진짜 너무 무매력이야. 결혼 엔딩이 하나도 안 궁금할 지경임.
메인 스토리도 뒤가 궁금해서 보긴 보는데 볼 때마다 같은 내용을 다른 캐만 넣어서 또 보는 느낌 ㅠㅠ
정리하자면
장점-캐디, 일러, 음악, 전투
특히 실시간에 준하는 턴제전략전투가 진짜 재밌거든? 리더 효과나 전후열 배치에 따라서 전투 승패가 아예 달라지기도 하고,
어시스트 효과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판도도 달라지고. 전투는 솔직히 단점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해.
직업별 상성도 밸런스를 잘 맞춰놓아서 전략 짜는 재미도 있고...
단점-서사...
난 솔직히 턴제겜은 스토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전략전투 그 자체를 즐기는 마니아층도 물론 있지만,
다른 장르(RPG, 슈팅 등)에 비해서 숏폼이 대세인 이 시대에는 전략전투만으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봐.
어찌보면 다른 장르에 비해 단조로울 수 있는(아무래도 비슷하게 반복되는 게 많으니) 부분을 좋은 서사가 채워준다고 생각해서...
근데 그만큼 서사에 깊이가 없어지면 다른 장르보다 더 빈약함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해...
그래서 볼륨도 방대하고 캐디/음악/전투 삼박자 다 맞는 이 겜이 서사 하나로 너무 빈약해 보이니까 너무 아쉬운 거지 ㅠㅠ
제일 최근작 하나 들자면, 풍설 솔직히 퍼먹을 거 많고 꽤 인기 끌었던 걸로 아는데 바로 후속편인 인게이지는 매출량은 잘 나와도 풍설만큼은 안 됐고,
다들 아쉬워 했었잖아. 인게이지는 솔직히 과한 캐디 탓도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캐릭터들 간에 너무 표면적인 서사만 쌓아놔서 더 퍼먹을 건덕지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
뭔가 불호평에다가 다른 게임까지 끌어오는 모양새라 좀 그렇기는 한데, 내가 진짜 턴제겜 좋아하거든 ㅠㅠ
난 인게이지도 전투가 풍설보다 다채로워서 즐겨했고, 유니콘오버로드도 재밌게 했지만 턴제겜 마니아로서 이번 겜은 좀 아쉽다는 얘기야...
신작 턴제겜이 좀 잘 돼야 다른 좋은 턴제겜이 또 나올 수 있는 거니까... 턴제겜이 거의 2010년대 이후로는 진짜 가물에 콩 나듯 하나씩 나와서...
이번 게임은 매출은 그래도 잘 나오고 있는 편이던데, 뭔가 완성도 면에서 좀 많이 아쉬움... 다른 건 다 완벽한데 빈약한 서사가 너무 눈에 잘 보여서 그게 반절은 깎아 먹은 듯
무엇보다도 메인 스토리가 너무 고릿적으로 회귀한 것 같아서 좀 그래 ㅋㅋㅋ 2020년대니까 이젠 좀 더 나아가야 하지 않나, 싶은데 갑자기 180도 턴을 하니까 ㅋㅋㅋ
여튼 나 혼자만의 넋두리였어!
혹시나 이 게임 시작하고 싶은 톨들에게 이번 후기가 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
응 나도 어제 체험판하고 느낀점이 딱 그렇더라. 스토리는 정말 진짜 예의상 망국의 왕자가 동료들을 모아~ 라고 들러리 수준으로 설정해두고 그냥 전략전투 자체의 재미에 몰빵한 느낌이었어. 친밀도 올라가면 좀 열리는 부분이 있다곤 하지만 너무 빈약해서 서사는 그냥 이 전투들을 왜하는가에 대한 필요최소한의 설정수준인거 같아서 난 구매까진 안할라고 ㅜ 풍화설월도 중간중간 구멍은 있어도 각 캐릭터마다 / 루트마다 나름의 서사가 제대로 있었는데 그거 기대했다가 당황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