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자식 기준으로)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 속에서 생판 남이나 다름 없는,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모르는 인터넷 속 사람의 자식으로 태어나 엄마엄마 부르며 정신 없이 보호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내고...
일정 나이가 되어서는 어엿한 엄마의 자식 중 한명이자 몇대만 지나도 큰 마을이 되어버릴 곳의 초창기 일원으로서 자신의 할일을 찾아서 부리나케 움직이며 열심히 일하고...
만약 내가 여자아이로 태어났다면 16살이었던가... 태어난지 16분쯤 지나면 슬슬 내 자식들도 태어나기 시작해서 그 아이들에게도 하나하나 이름 지어주고 케어해주고, 이브이자 우리 엄마이며 내 자식들한테는 할머니인 유저한테 가서 내 첫 아이라며 자랑도 해보고...
그렇게 내 자식이 또 자식을 낳는 모습도 봐가며 60분 안에 최대한의 일을 다 하고 늙어서 죽을 때...
가계도를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어서 거기에 올릴 마지막 말을 쓰고 죽을 때... 너무 좋았는데...
말 많고 탈 많았던 수많은 업뎃들과 함께 유저들이 다 떠나가고
기다리던 아포칼립스는 오지 않고 대도시에 금수저 마을만 잔뜩 생겨나버리니...
초창기에 그 이브나 이브 자식으로 태어나서 열심히 살고 갔던 그 힐링게임이 사라진 기분이라 씁쓸하고 슬프다...
요즘도 스팀 게임 목록 보다보면 생각나 정말 잘 만든 게임이었는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