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간에 얼굴 보고 목소리 듣고 서로 안면 익힌다는 게 얼마나 차이가 큰지 모름. 회사 다닐 때도 메신저로만 연락하면 암 것도 안 해고 일도 안 해주던 사람이 공장 내려가서 얼굴 보고 인사한 뒤로는 업무 협조 잘 되고 이런 경우 수두룩하다. 작가와 담당피디 간의 관게도 마찬가지임.
우선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어떤 성향인지 메일로는 알 수 없는 비언어적 표현을 한 번의 미팅으로 알 수 있다. 절대 메일만으로는 이 사람이 나와 잘 맞는 사람일지 알 수 없어. 물론 미팅 한 번으로 이 사람 속내를 다 알 순 없지. 하지만 적어도 나와 대화 핑퐁이 되는 사람인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인지 정도는 알 수 있다.
일을 하면서 연락도 쉽게 할 수 있지. 메일로만 주고 받는 사람은 급한 일도 메일로만 할 수밖에 없어. 얼굴 한 번 안 본 사람에게 전화를 한다는 거.. 쉽지 않잖아? 하지만 미팅까지 한 상대라면 전화도 어렵지 않지. 급한 일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거야.
그리고 담당자 입장에서도 내가 얘기해보고 통화해본 작가와 메일로만 주고받는 작가를 똑같이 대할 수 없어. 조금 더 안면이 있는 사람을 신경 써줄 수밖에 없음.
여기서 담당자와 사적인 얘기를 많이 하고 친해지라는 말이 아님. 또 반대로 너무 친해지면 불합리한 일이 있을 때 항의를 하기도 어렵고, 감정을 공적 영역으로 끌고 오게 되면서 자기 일에도 방해가 될 수 있음. 적당한 사회관계를 유지하는 정도면 충분함.
그래서 계약 전에 적어도 한 번은 담당자와 해당 팀장과 미팅을 짧게라도 하는 걸 추천해. 출판사 직접 가서 미팅해도 좋고(회사 분위기도 볼 수 있으니까) 지방이어도 보통 출장 와서 만나줄 거야. 계약서 보면서 물어볼 거 물어보고 요구할 거 요구하고, 그 자리에서 하기 어려우면 그냥 잡담이라도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 요새 뭐 기다무나 리다무 분위기는 어떤지, 어떤 게 잘 나가는지 이런 것도 물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니까 미팅하는 거 넘 겁먹지 말구 해보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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