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하
잠은 안오고 그냥 내 얘기를 쓰고 싶어서 쓴다
요즘 연재 관련해서 이런 저런 글이 올라오고 글쓰는 톨들도 많은 것 같길래 내 이야기를 한번 써봐
다들 이런 저런 노하우를 많이 풀어줬겠지만
나는 그냥 완전 실패기니까 마음의 위안을 얻으라구^-'*)b
내 장르는 BL이었고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 사이트에 연재를 했지
내 독자력은 굉장히 오래됐어
지금 구작으로 나오는 책들을 현장수령했던 시절부터 꾸준히 읽어왔으니까 어언...ㅎㅎ
장르소설에 대한 흥미와 애정이 글을 쓰게 된 원동력이었어
다른 장르를 써볼까도 생각해봤지만 나는 돈을 벌려는 생각보다는 그냥 재밌는 얘기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거든
로판... 현로... 심장이 뛰지 않았다...
나는 원래 준비충이라(시동 오래 거는 타입)
소설 쓰기 전에 나름 여러가지 공부를 좀 했어
내가 좋아하는 소재나 관계는 일찌감치 알고있었으니까 그거 말고,
작법서도 읽어보고 웹소설 인강도 들어보고 시나리오 강의도 들어보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글, 유튜브도 보고
그러면서 처음으로 장편 플롯이라는 걸 짜봤지. 한 50화 분량이었어.
50화 중에 비축 몇 화를 쌓았게?
무려 40화ㅋㅋㅋㅋㅋ
여러분 제가 40화를 쌓고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이정도면 완결 전까지 10화 쓰기 쌉가능이라고 생각했어
나름 스케쥴도 열심히 생각함.
다른 사람들 후기 보면 ㅈㅇㄹ 시스템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시작해서
뭐 1편부터 자정에 올렸다는 사람,
투베 시스템을 몰라서 연참을 못했다는 사람 등등 많은데
나는 사전 조사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_^)9
새벽, 출퇴근 시간 등등 조금이라도 유입이 될만한 시간을 골라 매일 연재를 하였고
독자들의 반응을 기다리며 초반 몇 화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읍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두둥)
아무리 올려도 보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알게 되는데... (슬픈 BGM)
진짜ㅋㅋㅋㅋ 유입이ㅋㅋㅋㅋ 개뿔도ㅋㅋㅋ 안나옴ㅋㅋㅋㅋ
한 번 올리면 보통 선작이 5~15 정도를 오가는데(15가 나오면 대박임)
1편을 눌러보는 사람이 한 20명쯤 되나.
아무리 새로고침을 해도 늘어나지 않는 너...☆
아하. 이럴 땐 제목과 소개글이 문제라고 배웠어! (이론에 충실한 타입)
해서 제목과 소개글을 열심히 뜯어고쳤지
제목 한 세번 바꿨나?ㅋㅋㅋ
소개글은 거의 1주일에 한번씩 갈았던듯^^
하지만 뭐가 문제인지는 알아도 해결 방법은 모르는걸요...
지금도 소개글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한숨)
그 와중에 열심히 봐주시는 독자 1이 생김
김독자와 그 작가의 마음이란 이런걸까...?ㅋㅋㅋ
그 분께 정말 감사하긴 한데... 정말 그 분이랑 나만 보는 느낌ㅋㅋㅋ
그 분은 정말 좋아해주시기는 한데... 정말 관객석에 한명 있고 노래하는 느낌ㅋㅋㅋ
이게 참... 마음이 좀 그랰ㅋㅋㅋㅋㅋ
이때만 해도 마음을 고쳐잡았지
그래 20화가 안돼서 그래. 투베는 까봐야 안다그랬어. 20화 전에 미리 좌절하지 말자!
열심히 희망회로를 돌리며 투베 도전.
☆가열차게 5연참!!!!★
아마 이게 소년만화였다면 여기서 투베 1위하고 해피엔딩이었겠지?ㅋㅋㅋ
하지만 망함ㅋㅋㅋㅋ
그래도 이날 선작 최고로 많이 모았었다 400개..☆★
작고 소듕한 나의 최고기록...^-'*)b
이 때 느낀 점이 있다면?
☞ 좋은 글은 역주행을 한다던데 내 글은 역주행할 글이 아닌가보다
왜냐면 차트에서 올라가질 않어...ㅎㅎㅎㅎㅎㅎㅎㅎ
암튼 그렇게 20화를 지나고... ~30화가 될 때까지 다시 암전~
20화 전과 비슷한 선작이 붙기 시작했지
물론 봐주시는 독자분들은 좀 더 생겼어!
한 편 올릴 때 댓글이 1명->n명으로 늘었고
30편쯤 가다보니 어찌어찌 선작이 네 자리가 됨. (999에 한없이 가까운 그 네자맄ㅋㅋㅋ)
음. 아마 이게 누군가에게는 해피엔딩일 수도 있을 것 같아
이 정도에서 만족하는 작가도 있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러기에는 내가 이 작품에 쏟았던 열정과 정성이 너무 컸던 것 같애
글을 올려도 여전히 1회차 유입은 너무 적고
글을 올릴 때마다 일어나는 선삭, 아주 드물게 선작 뭐 이런 것들에 정말 노이로제와 스트레스가 너무 컸어 진짜로
오죽하면 안나던 흰머리가ㅋㅋㅋㅋ 처음으로 나고, 식도염도 생기고, 안구건조증은 뭐 말할 것도 없고
진심 나 입시, 취준 할 때보다 더 스트레스 받았던 듯.
현생과 현업에 지장을 줄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뭐.
사실 입시랑 취준할 때는 공부하고 노력한 거에 이렇게까지 배신당하는 느낌은 없었는데
이 창작이라는 분야는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독자들의 마음이 움직여진다는 보장이 없더라고
마치 연애를 하는 기분이랄까?
내가 많이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랑을 반드시 보답받을 수 없는 것처럼
연재라는 것도 그렇더라고.
제가 열심히 맛있게 끓였습니다~ 한번 드셔보세요~ 공짜로 드려요~ 해도
안사요 안먹어 즐ㅋ 이렇게 그냥 가는거야ㅠㅠㅋㅋㅋ
사실 뭐 그게 맞지. 나도 늘 그렇게 사니까^_^!
그 와중에 같이 연재 시작했던 작품들이 투베에 올라가고, 선작 추이가 달라지고
나한테는 투고 거절 메일을 보냈던 출판사가
내가 보기에는 도저히 잘 썼다고 보기 힘든 작품에 컨택을 보냈다는 걸 알게 되기도 하고
이런 시부럴탱 세상이 나를 몰라줘 (쏘주) 하다가
또 존잼작을 보면 '야 솔직히 내가 이렇게까지는 못 쓰자너 ㅇㅈ' 싶기도 했어ㅋㅋㅋ
아니 내가 40화 비축하고 연재 시작했다고 했잖아
근데 연재한 두달동안 내가 몇 편 썼게?
7편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연재 전엔 두달동안 비축 40화 썼었다...^^
도저히 글이 안써지더라고.
써봐야 아무도 안보는 글을 쓴다는 자학감이 나를 너무 괴롭혔어.
도저히 거기에 에너지가 생기지 않더라...ㅠㅠ
어떤 느낌이냐면,
내가 우리애를 예쁘게 꾸며서 유치원에 보내
근데 애들이 아무도 우리애랑 안놀아줘..........ㅠㅠ
심지어 말 걸어도 무시해!! 먼저 놀자는 애도 없어!!!
그러면 톨들 어떡할 거 같애?ㅋㅋㅋㅋ
1111 그러지말구 내일은 다른 친구한테 말 걸어봐~ 유치원에는 가야지~
2222 내 시끼!! 거기 가지마!! 다른 유치원 가자!! 엄마가 당장 딴데 알아볼게!!
예, 나는 2의 극성맘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무시받고... 천대받는... ㅈㅇㄹ 유치원에 보내기에는...
난 내 새끼들을 너무 사랑했고요...ㅠㅠ...
출판 권유(일명 컨택)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닌데(그나마도 투베 망하기 전이었음)
다 군소회사였고, 출판할 때 어차피 이런 선작으로는 프로모션 받기도 어려워서 그냥 거절했어
일단 이 멘탈로 완결을 치고 외전을 써야하는 그 길을 내가 걸을 수 있을지 자신도 없었고...
무엇보다 상업 시장 가서 내 새끼들 발에 치이는 꼴을 볼 수가 없었다....ㅠㅠ...
가끔 투베 상위권에 있는 작품들 중에
개인적인 감성으로는 잘 공감가지 않는 작품들이 올라와있는 걸 보고
진짜 한숨나오고 자괴감 오질 때도 있었는데
끝나고 보니 내가 메이저소재(회빙환이나 강공)에 공감하지 못할거면
필력으로 멱살잡고 끌고갈 수밖에는 없었는데, 아직 그만큼은 아니었나보다 싶기도 해.
이 정도로 썼으면 뭔가 교훈이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솔직히 난 잘 모르겠어. 왜냐면 지금봐도 난 내글 쌉존잼^_^)b 내 새끼들 최고^_^)b
아니 뭐 꼭 그런건 아니지만ㅋㅋㅋ
여튼 그래서 나처럼 이렇게 ~애매한~, 그리고 장르소설 매니아, 그리고 사전 조사를 열심히 했다고 해도
이렇게 쌉망할 수 있다...★는 거슬... 한번쯤 이야기하고 싶었어
나도 연재하기 전에는 5연참하면 다 투베가는 줄 알았지 뭐야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마지막으로 이 긴 글을 다 봐준 당신께(특히 연재가 망한 당신께)
선추코 감사합니다~
가 아니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른스러운 철구를 그린 해다란 작가님의 <꾸질이 이야기>를 추천하고 싶어
개인적으로 많은 위안이 되었거든.
누구에게나 창작은 참 어렵고 내 글이 '곰탕'이 아니라 잘못만든 '음식쓰레기'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는 거
그리고 내가 만든 그 음쓰같은 창작물이 거절당할 때마다 죽고 싶은 우울감에 시달릴 때가 있다는 거
모든 주목받지 못하는 창작자들의 보편적인 심정이구나 싶어
우리 눈에는 잘나가는 작품만 보이니까 안보이지만
그 밑에는 더 힘들고 더 묵묵히 가는 작품들도 참 많더라
나는 한동안 글은 못쓸 것 같고ㅠㅠㅋㅋ
그냥 스트레스 내려놓고 그간 쌓아놨던 책들 편하게 보려고
막상 글쓸 때는 자괴감 오져서 못봤었는데 이제 좀 편해 아이 재미땅^_^)b
세상의 모든, 빛 보지 못한 작품들에게, 그리고 너무 미안한 내 소설의 두 주인공들에게.
이제 그만 편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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