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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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남겼던 토리야.



이제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에서 덧글 달아주었던 토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 겸,

혹시나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는 토리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서

그 뒤에 해결해나가고 있는 과정도 함께 적어본다.



이전에 남겼던 글 내용은 이랬어.



아이를 키우며 겪는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남편은 제몫을 다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집안일까지 해야 하는 부담감에다 곧 복직을 앞두고 있어서

차라리 이럴 거면 나 혼자 아이를 양육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고민을 남겼었어.



많은 토리들이 덧글을 달아주었고 조언해준 대로 남편에게도 글을 캡쳐해서 보여줬어.

우선 남편은 많은 토리들이 진심으로 덧글 달아준 것에 무척 놀랐던가봐.

다른 사람의 고민에 이렇게 진지한데다 장문으로 함께 고민해줄 지 몰랐다고 했고,

또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고, 진심어린 조언까지 해줘서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



다음날 집에 돌아와서 이야기하자고 해서, 만나서 이야기하기 보다 전화로 해달라고 했고,

그 뒤로 남편이 느꼈던 점이나 기타 여러가지 이야기들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어.



결론은 남편이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



자기가 그동안 잘못 생각했던 것 같다고.

함께 하고 있다고 말을 하면서 정작 내가 힘들어하는 부분, 어려워하는 부분만 도와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그러니까 내가 힘들어하면 집안일 다 해주고, 아이 돌보기 힘들어하면 개인시간을 주고, 쉴 수 있게 해주고,

그게 잘못되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 했어.



그게 아니라 크고 작은 일까지 모두 하나하나 논의해가며 서로의 컨디션에 맞춰 함께 했어야 했는데

자기가 아직도 내 일을 분담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이야.



그래서 일단은 조언해준 대로,




1. 가사도우미를 1주일에 한 차례 불러서 내가 제일 부담스러워하던 청소를 맡아주고 있어.


매주 한 번씩 와서 4시간동안 전체 싹 해주시니까 주말에 둘 다 부담없이 쉴 수 있게 되었어.

사실 말만 그렇지 아이를 돌보는 일이 여전히 남았고 다른 집안일들도 많지만,

집안을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가 일차적으로 사라지니까 둘 다 조금 더 여유가 있어진 것 같아.

지금은 돈이 넉넉지 않지만 복직하면 나아질 테니 적자 감수하고라도 괜찮은 선택이다고 생각해.

이것만해도 내가 많이 마음이 편해졌어.



2. 매일 아이와 관련된 일을 휴대폰 위젯으로 관리하는 것


이건 내가 업무할 때 쓰던 방법인데, 매일 육아 및 집안일이 수시로 생기는데 그걸 처리하려면 너무 많으니까,

필요한 항목, 결정해야 할 항목들을 Google keep 위젯에 넣어놓고 수시로 확인하기로 했어.

내가 집에 있는 동안 생각나더라도 즉시 처리할 수 없는 문제를 넣어놓으면,

남편이 회사에 있으면서 시간이 나면 그때그때 해결해주곤 해.

예를 들어 어떤 물건을 구입해야 한다던가, 필요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던가, 뭐 그런 거.

나도 기록을 해놓으니까 모든 걸 다 생각해두어야 한다는 부담이 많이 사라졌고,

내가 하는 일을 남편과 공유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무척 좋았어.

남편도 내가 무얼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는지 매번 확인할 수 있으니 이야기할 게 있으면 퇴근하고 난 다음에 대화하고.

항상 퇴근하고 나면 내가 일방적으로 이야깃거리를 마구 꺼내놓곤 했는데 이젠 그럴 일이 없네.


처음에는 적을 게 무척 많았는데 한 달쯤 지나니까 남편도 내 패턴을 알게 되어서 이제 거의 안 적고 중요한 내용만 적어.

다들 하고 있었던 방법이었을까? 난 정말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추천하고 싶다.




요즘에는 복직하더라도 지금처럼만 하면 괜찮겠단 생각이 들어.



사실 예전이랑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지만, 

남편과 아이와 관련된 집안일을 함께 하고 있단 느낌이 드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다르게 느낄 수 있구나 싶어. 


생각할 게 너무너무 많아서 우울하고 지치고 힘들었는데, 

요즘엔 내가 하고 싶은 일도 마음대로 하고, 아이랑도 신나게 놀아주고 있어. 

모두 다 토리들 덕분인 것 같아. 정말 고마워.



만약 애를 키우지 않았더라면 나랑 남편은 정말 아무 문제 없이 잘 살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


그래도 일단 아이를 낳은 만큼 나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니까 그만큼 노력해야 하고, 남편도 그렇겠지만,

또 다시 힘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것 같을 때 토리들이 남겨준 진심어린 조언 다시 한 번 읽어보려고.



그때 도움 준 토리들 정말 고마워.

항상 행복하고 좋은 일들로만 가득하길 바랄게!





  • tory_1 2019.11.0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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