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글에서 어떤 장면이 있을 때 그걸 설명/묘사하는 건 할 수 있는데 감성이 하나도 안느껴져
나 직업적으로 '설득하는 글' 쓰는 직업인데 그래서 그런걸까... 점점 더 감성글 쓰는 능력은 떨어진다 ㅠㅠ
예를 들면
A와 B는 친구사인데 A 혼자 B를 짝사랑하고 B는 다른사람과의 연애로 힘들어서 A에게 상담하는 장면이 있다고 쳐
그러면
내가 이 장면을 묘사하는 문장 (진짜 존나 수치플인데 그만큼...나톨이 절실하다는 ...그런 ㅠ)
[오늘도 술에 취해 우리집 근처 카페를 찾아왔다.
했던 얘기를 주절주절 하고 또 하는 놈의 뒷통수를 갈기는 상상을 하며 무심한 눈으로 봤다.
무관심을 가장한 표정으로 이미 얼음이 다 녹아 묽어진 음료를 빨대로 휘휘 저었다.
'나라면 너 울게 안 만들어' 그런 말을 꺼내는 상상을 해보지만 그때야말로 너를 울리는 날이겠지
그냥 피곤하다고 안나오면 그만인데 '너밖에 없다'는 말에 낚여 꾸역꾸역 다시 옷 챙겨입고 나온 내가 바보지 ]
이거랑
다른 글 잘쓰는(내기준) 친구가 적은 문장
[뻑뻑한 눈을 꿈뻑이다가 엄지와 검지로 양 눈꺼풀을 꾹 눌렀다.
뺨을 쓸어내렸다가 괜히 조금 덜마른 머리를 쓰다듬으며 성의있게 이야기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너밖에 없다는 한 마디에 홀려서 달려나온 내가 호구였다.
술에 취한 너는 다른 사람 이름이나 불러대는데.]
인데 솔직히 같은 장면이라도 후자가 훨씬 가독성도 좋고...단어선택도 좋은 거 같구... 장면 상상도 잘되는거같은거야ㅠ ㅠ
엉엉 다른 지인들도 너는 시나리오 구성? 이나 설정은 잘 짜는 거 같은데 필력(..)이라는 건 없는 거 같다는 평 ㅠㅠ
이런 건 그냥 타고 나는거지? 솔직히 친구가 적은 문장중에 내가 모르는 단어는 없거든
허허
이건 진짜 수치플이네
정말 너무너무 창피한 거 참고 ㅠㅠ 조언을 얻어보려고 올려보는데... 사실 이건 진짜 타고나는 거 같으다 ㅠ
글 맛있게 쓰는 것도 능력이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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