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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가문은 오랜 시간 영화를 누려왔고, 16세기 들어 토스카나 대공위를 먹으면서 본격적으로 대공가를 자처했어. 그러나 1세기 쯤 지나 공업이 쇠퇴하면서 토스카나도 같이 서서히 망해갔고들 하지.

이때부터 메디치 가문이 완전히 멸망하기까지의 1세기 동안, 토스카나 대공가에는 한 가족(총 구성 5명)이 있었고 그 중에 멀쩡한 사람이라고는 딸 하나뿐이었다고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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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1670년 대공에 즉위한 코시모 3세(1642~1723/재위 1670~1723).

위로 형이 둘 있었지만 둘 다 요절하는 바람에 장남이 되었고, 부모님은 이 사람의 교육 방침으로 죽어라 싸웠으며 어머니가 승리. 결국 신학자가 교육을 전담하면서 종교에만 관심이 지대하고 정치에는 무관심한 인물로 자랐어.

하루에 교회만 대여섯 개를 다닌 주제에 메디치 하면 떠오르는 문예 부흥에는 노관심, 대식가라서 항상 호화로운 연회를 즐겼고 그것을 위해 토스카나 백성에게 높은 세금을 물려.

그런 주제에 엄청 장수해서 1723년까지 53년간 대공에 있었지. 그리고 오래 살면서 후계에 엄청나게 집착하게 돼. 왜나면 셋 있는 자식 중 둘이 쓰레기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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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이야기 전에 코시모 3세의 부인 이야기를 해 보자.

이름은 마르그리트-루이즈 드 오를레앙(1645~1721/결혼 1661).
오를레앙 공 가스통(앙리 4세)의 딸이니까 즉 마리 드 메디시스의 손녀. 마리 드 메디시스가 토스카나 대공이었던 프란체스코 1세의 딸이었으니 코시모 3세에게는 증조할아버지의 형의 딸의 손녀..... 지금 봐도 거의 남남이었군, 응.

마르그리트는 결혼 전에 애인(로렌 공작 샤를)이 있었는데 뭐 어쩌겠어 권력자 일가라도 까라면 까야지. 그녀는 마자랭 추기경의 주선으로 코시모 3세와 결혼했는데 이 부부는 사이가 더럽게 나빴어.

위에 말했듯 코시모 3세는 엄청나게 종교적이었는데, 자유분방한 프랑스 궁정에서 자란 마르그리트는 피렌체 궁정을 답답하게 생각했고 육체 관계에 금욕적인 남편을 혐오했다고 해.

워낙 사치스럽기도 해서 왕관 보석(!)을 달라고 하다가 실패, 남편이 준 보석을 밀반출(!!)하려다가 실패, 결혼 전의 애인을 아직도 사랑한다고 해서(결혼 전 애인이 피렌체를 방문했을 때 열렬한 어조로 편지를 보냈다지) 평판이 멸망.

마르그리트는 남편을 싫어하고 애인을 여전히 사랑한다며 남편의 아이를 갖는 것 또한 싫어했어. 임신 사실을 알고는 유산하려고 온갖 수를 썼지만 어쨌든 애 셋을 낳았지.

싸우고 별거하고 화해하고 싸우고의 반복이었지만 어떻게 살았는데, 마지막 아이인 잔 가스토네가 태어난 뒤에는 궁정인들에게 "궁전은 악마의 거주지가 되었다. 온종일 싸우고 욕하는 소리만 들린다"고 들을 정도로 관계가 파탄이 났어.

막내가 태어나고 1년 뒤 마르그리트는 루이 14세에게 "나 유방암이라 프랑스로 돌아가고 싶음"이라고 해. 루이 14세는 의사를 보냈고 "너 암 아님"의 진찰을 들이밀었지. 프랑스로 돌아갈 계획이 실패하자 그녀는 요리사와 바람을 피우기 시작하고, 별거를 요구해.

몇 년에 걸쳐도 화해가 실패하자 코시모 3세는 그녀가 프랑스로 돌아갈 것을 수락하지. 연금까지 받는 대신 몽마르트의 수도원에서 갇혀 지내야 했는데도, 마르그리트는 희희낙락하면서 별거하던 저택의 집기와 가재도구를 싹 쓸어서 돌아갔다고 하더군.





그리고 그렇게 남겨진 세 명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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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부부의 첫째, 페르디난도(1663~1713).

음악적 재능이 뛰어났지만 부모님의 불화를 보고 자라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최악이었다고 해. 뭐 그거야 왕실에 안 그런 집 드무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가계도적으로)나쁜 건 얘가 방탕한 양성애자였다는 거야.

부인인 바이에른의 비올란테 또한 음악을 사랑하고 남편을 좋아했지만 페르디난도는 남녀 가리지 않고 바람을 피워대는 인간이었고 결국 매독에 걸려서 생식 능력을 잃었지. 결국 페르디난도는 자식 한 명도 못 남기고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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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자식 없이 죽고난 뒤 대공위를 이은, 막내 잔 가스토네(1671~1737/재위 1723~1737).

코시모 3세는 작센-라우엔부르크 공녀로 팔라틴 백작의 부인이었던(당시 미망인) 안나 마리아를 막내 아들의 부인으로 골라줬지.
안나 마리아는 전 남편의 아이를 셋이나 낳아서 자손을 볼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정작 잔 가스토네는 부인이 안 예쁘고 승마와 사냥이 취미이며 말과 대화한다는 이유로 그녀를 싫어했어.

그래, 부인을 싫어해도 다른 여자를 좋아했다면 어떻게든 되었겠지. 하지만 정말 (가계도적으로)끔찍한 건, 잔 가스토네가 동성애자였다는 거야.
그는 자기보다 열 살은 더 어린 동성 애인인 줄리아노 다미를 끼고 살았어. 한 때 좋은 몸매와 피부를 가졌다고 칭송받던 잔 가스토네는 프라하에서 동성 애인과 방탕한 생활을 보내면서 완전히 망가졌고, 그 결과물이 위의 초상화야.

줄리아노 다미는 자신뿐만 아니라 어린 미소년 남창들을 끌어모아 잔 가스토네에게 붙여주고 포주 노릇을 했지. 거기다가 잔 가스토네는 도박까지 자주 해서 빚도 엄청 졌어. 부인인 안나 마리아를 혐오하는 주제에 자신의 도박빚 탕감을 위해 그녀의 보석을 전당포에 맡기는 짓도 서슴치 않았지.

아들이 유럽에서 쓰레기짓을 하고 다니는 걸 안 코시모 3세는 잔 가스토네를 토스카나로 소환하면서 며느리인 안나 마리아도 데려오려고 했지만, 안나 마리아는 "잔 가스토네는 발기부전이다"라고 하면서 거부했어.

토스카나로 돌아온 잔 가스토네는 아버지의 성격이 극성스럽다는 이유로 내내 술만 마시는 히키코모리가 돼. 그가 있는 궁실을 장악한 건 동성 애인인 다미였지.

아들 둘이 하나는 매독, 하나는 저 지랄(...)인 꼴을 본 코시모 3세는 딸인 안나 마리아 루이자를 후계자로 세워서 아들들이 다 뒤졌을(...) 때를 대비하려고 했지만, 주변 열강이 끼어들면서 실패했어.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토스카나 대공이 된 잔 가스토네는 토스카나에 돌아와있던 여동생을 쫓아내고, 형의 부인인 비올란테를 궁정에 불러들여. 그는 공적인 의무를 비올란테에게 전부 맡겨버리고 자기는 남창들(루스판티)과 평생 침대 위에서 지내는 걸 택하지.
여전히 잔 가스토네의 애인이었던 줄리아노 다미는 "잔 가스토네의 궁정 독재자"라 불리면서 돈을 받고 대공을 알현시켜주는 짓을 했고, 백성들은 대공을 한 번도 못 만나면서 대공이 이미 죽었을 거라고들 생각했어.

재위 내내 동성 애인들을 끼고 침대에서 나오지 않던 알콜중독자 대공은 1737년 "질병의 축적"으로 죽었지. 토스카나 대공국의 재산에서 메디치 가문의 컬렉션을 분리해서 여동생인 안나 마리아 루이자에게 물려주는 결정을 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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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은, 코시모 3세의 둘째이자 토스카나 대공가(메디치 직계)의 마지막 구성원, 유일하게 멀쩡했던 안나 마리아 루이자(1667~1743).

안나는 1691년 요한 빌헬름(팔츠 선제후)와 결혼했어. 남편은 재혼(전 부인과의 아이 둘은 모두 유아기에 사망)이었고, 그녀는 1692년 임신했지만 유산했지. 안나는 남편에게서 매독이 옳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다고 해(2012년 발굴 조사).

결혼 생활 동안 토스카나에서는, (잔 가스토네 항목에서 얘기한)"안나 마리아 루이자가 대공위를 물려받는 사항"이 열강의 개입으로 실패로 돌아가고, 형인 코시모 3세의 강요에 의해 추기경이던 안나의 숙부 프란체스코가 성직자에서 물러나 결혼했지만 자식 없이 죽고, 코시모 3세가 다시 "잔 가스토네가 즉위하면 후계로 안나 마리아 루이자를 세운다"고 법을 바꾸길 바랐지만 실패했어.

그리고 자식이 없는 것만 빼면 온화하고 조화롭고 평화로웠던 안나의 결혼 생활은 1716년 남편이 죽으면서 끝났지. 페르디난도의 미망인 비올란테는 안나와 사이가 나빴고, 비올란테와 사이가 괜찮았던 잔 가스토네는 비올란테를 궁정에 두고 여동생을 쫓아내는 선택을 했어.

저 정도로 서로를 싫어했지만 안나와 비올란테는 ⬆️⬆️⬆️처럼 쓰레기같던 잔 가스토네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손을 잡았다고 해. 안나는 세례 요한(피렌체 수호 성인)의 축일에 동생이 모습을 보이도록 시켰고, 비올란테는 연회를 꾸며서 잔 가스토네가 남창들의 영향에서 벗어나도록 계획했지.
그래서 루스판티(잔 가스토네의 남창들)는 저 둘을 싫어했다고 하더군.

1731년, 서로가 싫어했지만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비올란테가 죽었어. 그리고 잔 가스토네는 이전까지 어떻게든 침대 밖으로 나오던 걸 완전히 그만뒀지.

1737년 남동생이었던 대공이 죽고, 안나는 (열강 멋대로 정해진 후계자)로렌 공작 프란츠 슈테판이 도착할 때까지의 섭정을 제의받았지만 거절했어.
그녀는 같은 해에 프란츠 슈테판과 신성로마황제를 보증인으로 세우고 "피렌체에서 반출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메디치의 모든 예술품을 기증한다는 조약을 남기지. 생전에도 많은 재산을 자선 단체에 기부했고, 죽기 몇 달 전 완성한 유언자에서는 자신이 남긴 토지와 보석을 산 로렌초 성당 건설에 기부했다고 하더군.

1743년 안나 마리아 루이자는 "가슴 압박"으로 죽었대. 피렌체 사람들은 이 가족에서 유일하게 멀쩡했던 사람의 죽음과 메디치의 멸망에 대해 "그녀는 폭풍을 타고 떠났다. 가장 격렬한 폭풍은 아침부터 2시간 계속되었고, 지금 태양은 여전히 밝게 빛난다"라고 회상했다고 해.
  • tory_1 2022.10.2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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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2 2022.10.2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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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 2022.10.2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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