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숲

(방탈로 쇼방에서 옮겨옴)


평소에 역사 다큐나 방송 좋아해서 즐겨보는 톨이야. 그런데 이 분야에서 여혐 정말 너무 심한 것 같아. 토크멘터리 전쟁사라는 코너는 전문가 2명(둘다 남자), 여엠씨 1명, 남엠씨 1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보통 진행이 이래. 전문가 2명이 주제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하면 남엠씨가 아하, 그건 ~에서 봤어요 이렇게 아는척하는 역할이고 여엠씨는 애교떨거나 바보같은 질문 던지는 게 역할이야. 응, 애교떠는 게 역할.


가령 적군을 포위해 놓고 좌우에서 철퇴로 내리치는 작전에 대해서 한참 설명하고 있는데, 여엠씨는 '그럼 좌우에서 때리면 아야! 아야! 하는건가요?(애교떠는 몸짓)' 이런 식. 아니면 '그 작전으로 적군을 모두 섬멸했어요,'라는 설명에 '어머 어떡해, 다 죽이다니 너무 잔인하다~' 이런 식. 한 마디로 전혀 생산적이지 않은 감성팔이식 대사가 많아. 반면 남엠씨는? 이 사람도 전문가가 아니긴 마찬가지인데, 던지는 질문마다 '아 그거 어디에서 봤는데, ~ 맞죠?'라든가, '어, 저는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이렇게 지식을 뽐내는 식의 내용이 많아. 그러면 전문가들이 좋은 질문이라고 이어서 설명해 주고. 


심지어 한 번은 남엠씨가, '이 프로에 ㅇㅇㅇ 아나운서(여엠씨)가 없으면 화면 보실 필요 없어요, 라디오 듣는 거랑 다를 바 없죠ㅎㅎ' 이렇게 얘기한 적도 있음. 관상용 꽃이라는 표현을 더이상 정확하게 할 수는 없을듯. 댓글도 뭐 당연히 여엠씨분 너무 귀여워요~ 이런 글 투성이고. 입고 나온 옷도 보면, 전문가 2명과 남엠씨는 적당히 프로페셔널하고 편한 옷을 입고 나오는데 여엠씨는 언제나 칼정장에 화사한 옷이야. 거의 언제나 치마 정장에 다소곳하게 다리 모으고 있고 남엠씨와 전문가들은 편하게 앉아서 이야기하고. 색상도 핑크에 노란색에.. 한 마디로 눈에 확 띄는 거지. 화면 딱 보면 일단 눈에 여엠씨부터 들어와. 유일하게 엄청 꾸미고 있거든. 사소한 거라고 할 수 있는데 위에 남엠씨 말도 있고, 평소에 던지는 말들도 생산성하고는 거리가 너무 멀고 하니 꽁기하게 보게 되는 것 같아. 


그럼에도 두 전문가들의 내용이 너무 알차서 흐린눈으로 보고 있었는데.. 오늘 우연히 어머니가 보시는 '히히히스토리'라는 채널 보고 폭발함. 왜냐하면..


거긴 더했거든.


그 채널도 구성은 비슷해. 남자 전문가 두 명에 여자 엠씨 하나. 이 여엠씨분은 토크멘터리에 나온 분보다 훨씬 더 심했어. 무식한 질문을 던지는 정도가. 내가 진짜 웬만하면 글 안쓰는데 그 말 듣고 쇼방으로 튀어온 거거든. 뭐라고 했는 줄 알아?


남엠씨가 이성계 이야기를 하면서, 위화도 회군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어. 그랬더니 그 개그우먼이, '네? 위아더 월드요?'라고 한거야.


네? 위아더월드요?


와 진짜 내 귀를 의심했다. 4살짜리야? 아니 정말, 상식선이라는 게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위화도 회군을 위아더월드로 알아듣는 사람이 이 세상에 대체.. 난 살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그런데 역사를 다루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그런 질문을 한다고? 내 상식선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어. 그 밖에도 그런 질문들이 많았지만 위아더월드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듯해. 정말, 토크멘터리 여엠씨는 나은 수준일 정도로 너무 심각했어.


역사를 좋아하는 여자 한 사람으로써 이런 게 너무 화가 나고 슬퍼. 그래, 물론 전문지식을 공유하는 채널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질문을 던져주는 사람이 있어야 전문가들이 매끄럽게 진행할 수는 있겠지. 그 롤의 필요성은 나도 알아. 그런데 그 질문이라는 게, 꼭 예쁘게 꾸민 여성이 던지는 '바보같은 질문'이어야 하는 거야? 최소한 상식 수준의 질문이라도 던지면 안돼? 아니, 역사 채널에 나오는 엠씨라면 공부를 해서 나오면 안되는 거야? 이런 롤을 요구하는 방송사에게 가장 화가 많이 나고, 그 다음으로는 (이러면 안될 수도 있지만)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여엠씨들에게도 화가 나. 역사에 관심 있는 어린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이런 프로를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어? 아, 여자는 역사를 잘 모르고 바보같은 질문만 하네. 역시 역사는 남자들이 잘 알아 이런 생각을 할 거 아냐? 과연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남자가 했더라도 위아더월드 같은 발언이 나왔을까? 그 어떤 남자 개그맨을 가져다 놓는다 해도? 예를 들어 하하가 옛날에 무식한 꼬맹이 컨셉이었는데(무한도전 시절) 나는 그 시절에 무도에서 역사 특집을 했더라도 하하 입에서 그런 말은 절대 나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절대로. 아, 위화도 회군이요? 그 이성계? 나도 알아! 이런 식으로 나왔겠지. 정말 절대 그런 말은 안했을 거야.


이런 걸 토리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글쪘어. 혹시 나와 비슷한 경험 있는 토리 있니? 

  • tory_1 2019.12.2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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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19.12.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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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2 2019.12.2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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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19.12.2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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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7 2019.12.22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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