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들 안녕,
일기에 가까운 이 글을 자취방에 올릴까 다이어트방에 올릴까 고민하다가 포용력이 높은 도숲에 오게 되었다. 주는 식음료이니 고민 끝.
최근에 자취 시작하면서 매일 무슨 식료품을 사서 어떻게 해먹을지, 외출빈도가 급격히 줄어서 운동량을 어디서 채워야할지 고민하는 톨이야.
척추측만증, 골반뒤틀림, 굽은어깨 모두 있고 코어근육희박한 폐인 수준이라 집에서 스트레칭하고 밖에선 바른 자세 유지하면서 걷기만 하는데
문제는 음식이었다.
먹는 것도 크게 좋아하지 않고, 요리라면 치를 떠는데, 죽기 싫으면 사서 먹어야지 어쩌겠어. 그렇게 매일매일 식료품 쇼핑 전쟁에 돌입함.
① 처음엔 장기보관 가능한 식료품을 샀어. 자취생이니까
장기보관 가능한 냉동식품으로 조리식품, 비비고류, 냉동블루베리, 냉동어묵 등을 사고 실온보관제품(멸균두유, 아몬드 브리즈 등)를 샀음.
할인할 때 사니까 꽤 괜찮더라구? 특히 육개장, 잡채처럼 집에서 해먹기 까다롭고 먹고 싶으면 반드시 외식을 하게 되는 자잘하게 손 많이 가고 육수 필요한 종류는 참 좋았음.
하지만 곧바로 문제점을 깨달았지. 한번에 살 때 양이 너무 많아. 냉동실에 다 들어가긴 하는데 다 먹기 전까지 다른 냉동제품을 못 사넣음. 넣으려면 기존의 걸 먹어야하는데 똑같은 거 자꾸 먹으니 물림.
두어 번 비슷한 과정을 거친 후 이제 조리된 냉동식품류는 안 사기로 함. 예외는 어묵류. 고래사 어묵 아니? 진짜 맛있어. 단백질 보충도 되고, 전자렌지에 한 번 돌리기만 하면 되니까 배고픈데 과자, 라면 같은 인스턴트 먹기 싫을 때 당장의 허기를 달래기 좋음.
실온 보관이 가능한 멸균제품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았는데 특히 ㅁㅇ유업 제품이 만족스러웠음. 마케팅 활발한 제품이라 이벤트 할 때이멸균두유 쟁였고 식물성 단백질 보충하고 입맛에 딱 맞고 안 달고 좋았는데 그것도 잠시뿐이였음.
여성호르몬 때문이야. 약간 먹는 건 괜찮은데 매일같이 두유 200미리 한 팩 혹은 두 팩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주의해야 함. 나는 실제로 한 달 저렇게 마시고 그 다음달 생리주기가 일주일 이상 밀렸어. 별로 놀랄 일 아닐 수도 있는데 20년 가까이 이런 일 없어서 이렇게 생체리듬에 영향 주는 게 무서웠음.
있는 것만 마저 마시고 똑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아몬드브리즈 프로틴으로 갈아탔는데 이건 묘하게 두유보다 달면서 묘하게 맛없어. 얘가 원래 맛있어서 인기라며? 난 모르겠다 흑 ( ᵕ̩̩ㅅᵕ̩̩ ) 있는 거 마저 먹고 얘랑도 이별할 듯.
장기보관 가능한 간편식으론 역시 콘푸레이크. 본가 살던 때부터 ㅋㄹㄱ 현미 or 오곡 안 달고 구수하고 식감 좋았는데 그새 뭔가 신제품이 많이 나왔더라.
이것도 영양소 따져서 이거저거 골라봤는데 결론은 당 별로 없는 걸로 1+1 할 때 사는 게 최고시다.
장기보관 가능한 제품은 앞으로 계속 탐구할 예정
② 단백질킹 고기를 사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소고기 돼지고기 팍팍 사는 건 큰손한테나 가능하다고 여겨서 처음엔 고기 사는 일이 조심스러웠음. 개인적으로 고기음식을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 그렇게 한 달 이상 안 먹다가 슬슬 먹어줘야겠다는 조급함이 들고 구매준비를 시작함. 그리고 생각보다 고기가 싸다는 걸 알게 되었다.
1.마트에서 전단상품 세일할 때
2.온라인몰에서 만원/1만오천원/2만원이상 할인쿠폰 줄 때 합쳐서 쓰면
삼겹살 앞다리살 이런 것도 100그램당 천원부터 시작해서 국내산, 수입산 살 수 있다니 신기했음. 품질도 좋아.
뭔가 더 가성비 있고 좋은 품질 가져올 것 같아서 동네 정육점 기웃대다가 복불복 걸리면 마음만 아픔. 대기업에서 유통하는 제품이 결국 어느 정도 인증 받고 정해진 스케쥴대로 도축되서 들어오니까 평균치 보장을 해.
굳이 한돈 한우 고집할 생각이 없어서 쇠고기는 캐나다 호주산 위주로 사고 돼지고기는 리뷰 많은 제품 판매순위랑 할인 따져서 사면 괜찮음.
한 가지 아쉬운 건 집에서도 허술하게 1인분 샤브샤브를 해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차돌박이 등 얇게 냉동된 고기는 좋은 거 찾기가 힘들다는 거.
가정에서 주로 목살, 삼겹살류를 소비하고, 얇은 건 다양한 부위를 판매하는 식당에서 주로 소비해서 일반마트에서 이런 부위와 형태는 품질 다양성이 확보가 안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음.
자취생 레벨이 나보다 훨씬 높은 친구랑도 이야기해봤는데 친구는 그래서 차돌박이 종류는 더 이상 안 산대. 하지만 다양하게 야채 먹기 좋은 샤브샤브 포기할 수 없어서 계속 시도해보려고.
ㅆ ㅡ ㄱ 배송에서 유명한 ㅇ 마트 차돌박이는 싸긴 한데 비리고 별로였어. 그 가격이면 괜찮으니까 종종 사긴 할 테지만 딴 거 사고 싶어.
③ 채소 구매가 가장 만족스러워
요샌 채소가 금값이라 고기가 저렴하게 느껴진다 그러잖나. 우리집 근처 시장에야채 소분해서 한 웅큼에 천원~이천원씩 파는 작은 가게가 있음.
처음엔 이 가게의 가치를 실감을 못했는데 갈 때마다 시장 좌판은 파리날리는데 여긴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저렴한 건 알고 있었지만 내 생각보다 더 저렴하단 걸 알게 됨.
모든 동네에 이런 곳이 있을 순 없어서 내가 운이 좋고 혜택을 누린다고 생각함.
문제는 내가 채소 좋아하는 것치고 잘 몰라. 요리를 안 하니까 ㅋㅋㅋㅋㅋ
어쨌든 무설탕저지방에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식단으로 먹기 위해서 큰 역할 해줄 채소를 3-4일에 한 번씩 서너 종류를 사오는 건데 제일 고르기 쉬운 건 쌈 종류!
케일, 근대, 청경채 데쳐서 소고기 돼지고기에 구운 마늘에 고추냉이 곁들여서 먹는데 존맛.
가끔 송이버섯 팽이버섯 느타리버섯도 사서 같이 굽는데 얘는 곰팡이가 빨리 생겨서 최소한으로만 사려고.
④ 탄산음료 섭취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오랫동안 고민해 왔던 게 집에 무슨 음료를 구비해놓을 것인가 하는 것. 커피 쳐돌이인데 이건 정말 내 마지막 길티플레져라고 생각하고 포기할 생각은 없음. 하지만 섭취량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럴려면 내 입에 끊임없이 무엇인가 부어야 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음.
멸균두유가 대안책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밥 먹기 귀찮을 때 비상식량 역할 도 훌륭히 해줬지만 이제 쎄굿바이 ㅠㅠ
커피 말고 제일 심각하게 고민했떤 건 사실 탄산소비량임. 문제될 수준은 아닌 고기 먹을 때 같이 마실 게 없는 거야. 무조건 탄산 혹은 맥주를 먹어야 하는 게 불만이었고, 맥주는 간헐적으로 마셔도 당이 높은 콜라는 반드시 끊고 싶었거든.
얘도 검색했더니 합성감미료 들어간 탄산은 괜찮대서
나랑드 사이드 구매함! 다음번엔 초정탄산수 라임맛? 이거 살 거임.
그리고 친구가 추천한 분다버그 핑크그레이프푸르트와 산펠레그리노 라임맛을 주문함. 고맙다 친구야, 항상 내 살림살이 지식봇 역할 해줘서 ㅋㅋㅋ
⑤ 유제품 버터와 치즈, 요거트를 사랑함
어떤 식료품을 내가 살지 정하니까 예전엔 시도 못해본 요거트 등 유제품을 다양해서 먹어보게 됨.
달달한 요거트 입에 안 맞고 고소하고 되직한 거 선호하거든.
근데 이런 게 제일 비쌈 ㅋㅋㅋㅋㅋㅋㅋㅋ
첫 시도한 게 매일 바이오 플레인 요거트 무설탕인데 검색하면 맛없다고 하는데 내 입맛엔 깔끔했어.
여기에 치커리랑 냉동블루베리 넣어서 먹으면 든든한 한 끼 됨. 얘는 큰 통으로 구매하면 900그램 5천원 정도로 가격 괜찮음.
좀더 가격대를 높여서 산 게 매일 상하목장 유기농 베이비 요거트. 이건 베이비용이니까 당이 아예 없었나 아주 조금 있을 거야.
고소하고 맛있더라 근데 비싸 ㅠㅠㅠ 건강한 건 원래 비싸지 ㅠㅜㅜㅜ 암튼 이건 특별식으로 장 볼 때 세 번에 한 번 사기로 했고
다음에 시도해보려고 마음 먹은 건 일동후디스 무설탕저지방 그릭요거트. 이것도 가격이 낮은 건 아닌데 할인할 때 사면 개당 6백원 이하로 구매 가능한 듯 상하목장 베이비 플레인은 개당 8백원 정도?
치즈랑 크림치즈, 버터도 물론 비싸서 할인할 때만 사보기로 했는데 이것도 나름 괜찮더라. 단단한 식사빵에 같이 곁들여서 먹으니 좋아.
유행이라는 부라타치즈는 아직 구매 안 해봤고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지겨워서 알마 크림치즈 사먹어봤는데 우유맛나는 게 맛있는데 정작 빵이랑 궁합이 별로야. 닭가슴이나 기타 녹색채소 샐러드에 더 맞을 것 같아.
버터는 루어팍은 많이 먹어봐서 커뮤에 올라와있는 종합정리글에 나온 추천제품 하나씩 시도해볼 예정. 일단 이즈니버터는 잠봉뵈르 해먹으려고 샀음.
아 그리고 유제품은 아니지만 빵에 발라먹고 샤브샤브 소스 해먹으려고 땅콩버터도 샀어. 이건 아무 브랜드나 다 무난한 듯.
⑥ 흰우유에 대한 갈등
흰우유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콘푸레이크에 타먹을 용도로는 괜찮지만 이건 두유를 쓸 생각 생각이었는데 두유는 내 카트에서 영영 빠지고22 다시 흰우유로 돌아옴.
물론 흰우유라고 무조건 싫어하는 건 아니고 국내 제품이 너무 밍밍하고 고소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 가격 주고 사먹기 싫어서 그래.
첨엔 일동후디스 유기농 우유를 사고 싶었는데 이건 내가 맛을 알아. 고소함 원탑이야. 예전에 커뮤에서 화제됐던 고소한 우유를 찾아 대장정 리뷰한 사람 글을 봤는데 목록에 이게 없더라구? 뭐야 이거 고소한데 모르나? 후속으로 나온 3,4편을 보니 나오더라. 당사자도 고소한 맛으로 높게 평가했고.
하지만 문제는 이거 들여놓은 마트 지점이 잘 없어 ㅠ 결국 구매 포기
다음으로 상하목장 슬로우밀크를 샀다. 맛있었어. 근데 막 몇 천원씩 더 주고 살 정도는 아니고 더욱이 콘푸레이크에 부어먹기엔 아깝더라.
프리미엄 우유 중에 한국야쿠르트 제품이나 지역 특산품으로 나오는 목초우유가 괜찮다던데 구매 채널이 극히 협소하고 그 정도까지 예산 투자하고 싶지 않아서 일단 제쳐둠.
지금은 상하목장 유기농 우유 사먹어보려고 하는데 이것까지 맛 봐보고 홈 ㅍㄹㅅ 저온살균 우유 혹은 심플러스 우유를 디폴트로 먹으려고. 평이랑 가격 따져보니 가성비에 딱임.
⑦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장보기 - 과일, 해산물, 가공육
아예 안 산 건 아닌데 아무래도 올해 태풍, 장마 영향으로 과일 쪽이 영 신통치 않다는 걸 알고 나니 손이 안 가더라구. 더군다나 자취생이라 수박 사먹기도 힘들고 포도는 박스채이고 ㅠㅠㅠ
어차피 과일 당이 높으니까 채소를 더 많이 먹기로 하긴 했는데 그래도 과일 먹고 싶다.... 귤 먹을 거야.... 하지만 귤도 그렇게 당이 빨리 소구친다면서요. 고혈압당뇨 잘 오는 어르신들 보면 무섭;;
생선은 일단 집에서 관리하기도 요리하기도 힘들어서 바로 구워서 먹는 종류 아니면 시도하기 좀 힘들 것 같아. 대신 냉동새우를 사서 파스타 해먹거나 부침개(부추랑 방아랑 새우 부쳐먹을 생각하니 볼써 침고요)해먹을 예정.
가공육. 프로슈토, 하몽, 잠봉 등. 사실 가공육은 암 유발요소 때문에 좋다고 하진 않는데, 제대로 된 요리를 자주 못하니까 가끔 간편식으로 입맛 확 도는 게 뭐가 있을까 했더니 역시 하드롤 식사빵+치즈/버터/쨈+가공육 조합 샌드위치가 딱 알맞아보였음. 별식으로 챙겨먹을까 함
⑧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
내 생각에 현대인은 건강식을 챙기기보다 현대인은 안 건강한 음식 섭취를 중단하기만 해도 엄청 건강해질 것 같아.
당류, 탄산, 주류, 레토르트, 과자, 배달음식 등.
자취생인데 배달음식 이야기가 없네? 하고 궁금해하는 사람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입맛이 가정식 한식에 맞춰져 있어서 그런가 많이 달고 많이 맵고 많이 짠 자극적인 음식을 십대 때부터 크게 맛있다고 생각 안 해본 듯. 물론 자취 시작하고 나선 비닐쓰레기, 은식쓰레기, 금전적이유로 아예 안 먹게 됨.
다 쓰고 보면 이 톨은 그냥 건강할 것 같은데 하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응 아니야 ㅠㅠ
고혈압 당뇨 걱정하는 마른비만이고
자주 굶고, 혈액순환 안되고, 면역력 낮을 때 생긴다는 염증반응 시시때때로 오고 알레르기성 간지럼증 생기고 그러함.
이걸 운동과 섭취 음식으로 조금이나마 복구해보려고 노력 중이야
⑨ 그래서 다시 채소 고민
다른 식료품들은 어떤 기준으로 살지 대략 설계(?)가 끝났고 이미 실행중이야. 문제는 채소임.
지금 내가 먹고 있는 건 생으로 먹거나, 데쳐서 먹거나, 샤브샤브로 먹거나로 끝나는데 사실 국을 끓이거나 나물반찬 해먹거나 어찌 됐든 요리 과정이 필요한 채소가 많음.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지.
지금까지
근대, 케일, 청경채는 데쳐서 쌈채소 해먹거나 샤브해먹고
느타리버섯, 팽이버섯은 굽거나 역시 샤브,
송이버섯은 굽는 게 존맛이고,
내가 이 은혜로운 채소가게를 적극 활용해야 겠다는 마음로 이거저거 다 사봐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초면인 채소가 너무 많다 ㅠㅠㅠㅠㅠㅋㅋㅋㅋ
아욱
당귀
방아
고추잎
부지깽이
취나물
부추
공부해보려고 마음 먹은 김에 영양소 뭐가 있는지 어떤 질환이나 체질에 좋은지 여자한테 뭐가 좋은지(당귀), 고혈압, 혈액순환에는 뭐가 좋은지 정보용 글을 찌려고 했었는데
아니 다 좋대 그냥 다 좋대. 영양소 zip이래. 설명만 보면 온갖 좋은 비타민 무기질 단백질 여기 다 있음.
우리가 생각하는 비타민 함량 높은 건강한 채소 등으로 시금치 마늘 이런 거 있잖아.
마늘은 원래도 좋긴 한데 저 위에 것들 다수는 시금치보다 더 비타민 함유량 많다고 나오더라.
굳이 구별하자면 찬 성질이 있는 채소와 더운 성질이 있는 채소로 나오고 효능 뒤져보면 거의 동의보감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만병통치약 수준임.
이걸 가지고 어떻게 해먹을지 고민 중이야.
-
진짜 별거 아닌 잡담인데 몇 달 간 나름 고심해서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고쳐나간 장보기라서 한번 내용을 쭉 정리해봤어.
현재 최대 고민은 아욱 당귀 방아 고추잎 부지깽이 취나물 이런 채소를 어떻게 하면 제일 맛있게 먹을 수 있나 하는 거.
여기까지 읽어 줘서 고맙고 혹시 이 무지한 자취생에게 팁이나 조언해준다면 너무 고마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