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숙비에 대한 투기로 그녀를 죽였고 숙비를 죽였다는 의심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 그리고 황제의 여자들에게는 자식이 곧 권력이니까 생모를 잃은 이승은을 자기 아들로 입적시키는 건 매우 이해가능한 행동이잖아?
그런데 이후로는 어떤 마음으로 이승은을 키웠는지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워.
폐후되고 감금됐을 때, 이승은이랑 마지막으로 나누는 대화 그리고 자살하기까지의 감정선을 보면 분명히 이승은을 아들로서 사랑한 것도 같거든? 최소한 이승은을 미워한 것 같진 않아.
이승은을 볼 때마다 숙비가 생각났을 테니 애증이 교차했겠지만 단순히 숙비한테 복수하기 위해 니 자식 내 아들로 키운다 이런 건 아닌 거 같았어.
어쨌든 이승은은 자신의 유일한 자식이고 황제가 죽은 다음 안전하게 태후가 되고 권력 유지를 하려면 이승은이 태자가 되는 길 밖에 없잖아? 아무리 그 뿌리는 화합할 수 없는 관계라도 똑똑한 황후가 두 사람은 운명공동체라는 걸 모를 리 없고 이십년 가까이 키우면서 미워하기만 했다면 정신병 걸릴 것 같음....
황후는 이승은한테 평생 어려운 엄마였고 어렸을 때부터 태자되라고 공부 빡세게 시키면서 엄했던 건 알겠는데 황후한텐 어찌됐든 이승은=내 아들 이건 진심인 것 같아.
그리고 이승은이 자기한테 복수의 칼을 갈고 있었단 거 알았을 때 사실상 암살계획은 용상 혼자 꾸미지 황후는 그냥 패닉상태더라... 나는 그거 보고 황후는 그냥 이승은이 황제 되고 자기는 태후 되겠구나라고 계속 생각하고 있던 거 같아... 숙비 죽였던 거 들키지만 않는다면.
본인 원죄가 있어서 그렇게 이승은을 자기 손아귀에 놓아두려고 안달복달한 걸까...
왜 이승은 여자들이랑 권력싸움을 하느냐고.... 애초부터 그들이랑 자기는 위치가 다른데
물론 조슬슬네 집안은 고우명 집안이랑 경쟁관계지 여러모로. 그래서 후궁으로 들어오기 전부터 싫어한거고.
조슬슬네 집안이 부상하는 만큼 자기가 이승은한테 행사하는 영향력의 크기는 줄어들거고...
이거보면 단순히 태자의 모친, 태후라는 타이틀 뿐만 아니라 실권도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이 보이는데, 황후가 그 정도로 야심가 같진 않고.
게다가 이승은은 소풍이 지키려면 황후한테 자기가 소풍이 구박하는 걸로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잖아.
소풍이랑 이승은이랑 사이가 좋아서 황후가 우려할 게 뭐가 있어? 어차피 서주는 외국이라 예조에 권력행사도 못할테고 조정에 그럴만한 세력도 구심점도 없는 걸... 소풍이가 또 권력욕 있어서 예조에 서주세력을 만들겠다 그런 캐릭터도 아니고...
그럼 황후는 전형적인 며느리 질투하는 시어머니 같거든? 아들의 여자라면 무조건 견제하는 거.
이 경우 보통 시어머니는 아들을 병적으로 사랑한 나머지 소유하고 싶어하잖아...
근데 또 그렇게 설명하기에는 황후랑 이승은이 그렇게까지 감정적으로 유착됐나 싶고.
근데 오늘 동궁 소설 번역한 어느 블로그 글을 읽고 다시 헷갈리기 시작했어...
황후의 빅픽처는 승은이를 폐위시키는 거? 아니 그럼 대안이 누군데?
어디 황족 하나 불러 앉혀서 허수아비 만들고 서태후처럼 절대권력 누리려는 계획이었나... 그러기엔 말했다시피 황후가 대단한 야심가 같진 않아서... 스스로도 큰일은 맨날 고우명이랑 상의하고 자기 혼자로는 절대권력 감당 불가능이라는 거 알았을 거거든.
톨들은 어떻게 생각하니?
---------------------------------------------------------------------------------------------------------------------------------------------------------------------------------------------https://soohyuk.blogspot.com/2020/05/11.html <출처:SOOHYUK'S BLOG>
"후궁에서의 일을 짐이 묻지 않는다고 아예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시오. 이제 그 악행들을 그만두기 바라오. 허보림을 해한 것은 조양제를 제거하기 위함이 아니었단말이오? 조양제의 부친과 오라버니가 병력을 갖고 있으니 이후 승은이가 황위에 앉아 그녀를 황후로는 못만들어도 귀비는 될터이고. 이러한 외척이 있으면 그대에게 큰 우환일테니. 정말로 승은이가 천하를 편히 다스리기 바란다면 무서울 것이 무엇이겠소? 그가 당신을 힘들게 할까 근심인 것이오?"황후는 억울하다고 한다. "신첩이 무엇을 근심하겠습니까...... 폐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뜻을 정말 모르겠습니다.""그러게 말이오. 무엇을 걱정하는 것이오?" 황제는 담담히 말한다. "그냥 승은이가 자기의 친모, 그러니 당년의 숙비가 어떻게 죽었는지 아는 것밖에 더 되냐 말이오."황후의 얼굴은 회색빛이 되더니 종내 그 자리에 무너지듯 주저앉는다.황제는 계속 말하였다. "사실 그대가 지나치게 마음이 급한 탓이오. 20년 더 기다리면 어떻소? 내가 죽고나서 승은이가 자리에 올라 조양제를 황후로 봉하면 자연히 서량과 척을 지게 될테고, 서량과 싸워서 이기게 되면 그때부터 우리는 서량과 대를 이은 원수가 될 것이니 내내 전쟁만 하게 될 것이며 양국 백성의 원성이 넘치는 날이 올 것이오. 싸워서 지면 그대로 바로 승은이를 폐하고 새로운 황제를 올릴 수 있을지 누가 안단 말이오. 이 생각은 사실 내게 승은이와 서량의 혼을 권할 때부터 생각한 것이잖소. 왜 갑자기 급해서 생각을 고쳐먹은 거요? 설마 태자와 태자비의 사이가 갑자기 좋아져서 그대의 계략에 금이 갈 것을 두려워한 것이오?"
동궁 본지 좀 오래돼서 세세한건 기억안나지만
(이승은이 연기한) 어머니 말 잘 듣는 착한아들 이용해서 조정은 황후+외척가문이 다 해먹을려는게 목적 아닐까?
자기 원죄때문에 두려워서라도 이승은 머리 위에 앉고 싶어하던거 같던데...
실제로 소풍이 서주세력도 위험요소로 보고있던거 같더라고 작중에 고재상이 이승은이 소풍이한테 진심이라면 없애야한다는 식으로 말했던거 같아
서주만보면 약하지만 소풍이는 단치까지 끌여드릴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