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주의※
걍 재미가 없어. 개연성도, 캐릭터도, 아무것도 남는게 없어.
스카이캐슬의 경우 거의 모든 배우가 제작진이 만들어 놓은 틀에서 스스로 깊게 파고들어 놀라울 정도로 치밀한 구성을 만들어 내었다면 리버데일은 그 반대로 그럴 능력이 없는 배우들만 놓여있어 제작진의 개입이 필수적이게 보여. 그리고 그 간섭이 좀 심한 것 같아. 배우들은 1차원적인 캐릭터조차 자신이 어떤 배역으로 이 사건과 인물들에게 어떤 태도를 취해야하는지 전혀 공감하고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 제작진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데 자기네들도 잘 알걸. 근데 그냥 넘어가는 거지. 흥행 수표나 세일즈 포인트를 이미 파악하고 드라마의 속은 텅 빈 채로 마케팅에만 집중하면 돈은 쏠쏠히 벌릴테니까.
배우들의 능력치가 얼굴과 몸매에만 치중되어 있는건 그렇다 치자. 왜 남주는 핵심 사건과 동떨어져 있을까? 왜 혼자 뻔하디 뻔한 성장드라마를 찍고 있는거야? 이 드라마의 두번째 문제는 여러 사건들의 연결고리야. 왜 이 사건을 조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납득성이 전혀 없어... 그냥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인 곁다리들이 너무 많아. 그게 남주에게 치중되는 것도 큰 문제고.
주인공들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경우는 창문너머 보이는 헐벗은 옆집 남사친에게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내는 경우의 하찮은 것들이고, 드라이브-인 영화관이나 보안관같은 필요없는 구세대적인 컨셉은 그대로 남아있으며, 고딕 양식을 중시하는 집안이 있질 않나 아직도 증조할아버지가 메이플시럽 장사와 같은 1차 산업에 묶여있고 또 그 가문 파벌싸움에 자손들이 엮이질 않나, 총소리가 났고 총을 맞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건을 과학적으로 수사할 생각은 없고 그저 죽은 사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기싸움이나 비굴한 뒷이야기를 파헤치는 걸로 사건을 전개해. 오히려 원작의 고전적인 삼각관계를 그렸어도 꽤 괜찮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건 이 제작진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란건가. 그나마 원작에서 넘어온 것 중 저그헤드의 구질한 모자는 남아있지만 Asexual Aromatic인 그의 정체성은 온데간데 증발해 버리고 없어.
이 불협화음의 시발점은 어디일까. 제작진은 무엇을 만들고자 한걸까. 아빠, 엄마 역까지 오로지 외모에 능력치 올인한 배우 캐스팅? 어설프게 40년대 만화를 현대로 끌고와서 말도 안되게 고증한 것? 그저 멋있는 모습만 담기 위해 메인 미스터리와는 연결성을 찾을 수가 없는 남주의 꿈찾기 따위의 사건 나열?
그런데도 난 왜 이걸 보고 있고 미국 하이틴들 사이에서 유명할까?? 사실 나도 궁금해. 왜 내가 보고 있는지, 봐야할 것만 같은지. 배우들의 일상은 인스타그램에 널렸고 그들의 외모는 입이 아프도록 얘기할 수 있어. 그리고 걔네 일상사진이나 친분을 보는게 너무 재밌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드라마 속 사건은 연결고리가 전혀 없지만 현실의 그들을 연결해주는 고리가 리버데일인 것 같아. 시간낭비같은데 시간낭비 같지 않아서 새벽에 보다가 후다닥 쓴거 조금 손보고 올린다! 가독성 떨어지는거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