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드라마
넷플 최신작 <뤼팽>을 재밌게 봤어. 아래 토리가 추천한 것처럼 엉성한 전개도 많지만 이렇게 짧게 끝나는 게 아쉬울 만큼 흡인력 있는 작품이었어. 프랑스 드라마고 넷플 제작인데 12세 관람가인 것도 좀 놀라웠어. 자극적인 설정 없이도 흥미진진했다는 거. 그 와중에 로맨스 설정이 좀 있어. 주인공 아산의 10대 시절 사랑 얘긴데 이거 좀 귀엽지 않았니 ㅎㅎ

이거 보니까 그간 넷플에서 본 프랑스 작품 몇 개가 생각났어. 항상 그렇진 않았지만 한번에 후루룩 다 볼 만큼 몰입감 좋은 데 좀 있었는데 몇 개만 꼽아볼게.

<라 레볼뤼시옹>
바탕부터 흥미로워. 프랑스 혁명과 좀비 서사를 엮었거든. 허구와 현실을 잘 버무린 시대물인데 좀비물 특유의 기괴함보다 혁명을 둘러싼 시민의 저항 의식이 좀더 강조된 거 같아. 좀비 바이러스 문제를 해결하는 의사가 주인공인데 그 남주 잘생... 이건 이 방에서 어떤 토리가 추천해줘서 본 건데 그 토리야 고맙다.

<사마귀>
연쇄살인범 얘기야. 그 연쇄살인범은 가정이 있는 여자고, 성폭력범을 비롯해 흉악범만 골라서 단죄하듯 죽였어. 그것도 항상 다른 방식으로 창의력 있게. 이 설정만으로 신선하지만 뒷심은 좀 떨어져. 하지만 새로운 유형의 범죄자 캐릭터를 보는 재미와 프랑스의 상당한 인권 의식 수준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어. 범죄자는 물론 범죄자의 가족 인권을 제도가 얼마나 존중하는지를 잘 보여줘.

<신은 나에게 직장을 주어야 했다>
제목처럼 실업 문제를 다루는데 무능하고 성질 나쁘고 허풍에 배짱만 두둑한 남자가 주인공이야. 그래서 아내와 딸들을 매우 힘들게 하는데 어느 나라에서든 바람직하지 않은 아버지상이란 딱 이런 것인가봐. 주인공이 좀 짜증나긴 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실직 문제에서 갑자기 인질극으로)와 반전이 좀 흥미롭고, 실력 있는 해커 캐릭터가 나오는데 젊은 너드가 아니라 할배라는 점이 좀 새로웠어.

<패밀리 비즈니스>
파리에 사는 한 유대교도 가정이 어쩌다 대마초 사업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내가 여태 넷플에서 본 것 중에서 가장 웃겼어. 웃겨도 너무 웃겨. 프랑스 현실 잘 모르지만 이 작품의 기본 전제는 대마초 재배와 매매가 아직 불법이라는 거고, 법망을 피하려다 결국 조폭과 엮이고 그 과정에서 평범한 가족이 저지르는 실수와 소동이 엄청 웃겨. 모든 가족 구성원이 다 푼수라고 생각하면 돼. 다만 나이든 유대인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걸 보여주려 했는지 파리 배경인 작품치고 pc하지 않은 대사가 좀 있어.

<또 다른 시간>
시간 여행 이야기야. 그렇다고 보편적인 SF 분위기는 아니고 전형적인 현대 드라마 구조 안에서 몇 달씩 뒤로 가는 설정. 마무리가 좀 아쉽지만, 두 주연배우 매력으로 좀 상쇄되는 단점이야. 가스파르 울리엘이랑 프레야 메이버. 가스파르가 ㅅㅅ를 잘하는 남자로 나옴. 그 ㅍㅍㅅㅅ가 자기에게 주어진 십자가라는 좀 웃긴 대사가 있어. 섹스가 주인 작품은 아니지만 한두 번 나오는 그 씬 좀 수위가 높다... 이렇게까지 적나라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만큼.

<파리에선 사랑을>
이건 시즌1만 봤지만 시끄럽게 웃기는 로맨스야. 여주와 사랑에 빠진 남주가 남창이야. 그 직업이 관계 장벽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웃음 포인트이기도 한데, 성판매 여성이 주인공이라면 이런 톤앤매너가 나오기 어려울 거 같아서 좀 개운치는 않네. 나는 둘의 연애보다는 여주 심리 묘사가 좀 흥미로웠어. 연애를 하다가 차이면 사람이 얼마나 끔찍해지고 미련해지고 멍청해질 수 있는지를 적당히 과장해서 웃기게 잘 보여줘.

<스캄 프랑스>
막성스 얼굴 하나만으로 코멘트를 마무리할 수도 있지만... 프랑스 십대 문화 사이에 종교, 인종, 퀴어, 우울증, 성폭력, 가스라이팅 같은 예민한 문제들을 잘 녹였다고 생각해. 그런 점은 높이 사지만 결국 주인공들이 아직 미성숙한 나이이기 때문에 어른 관점에서 관대하게 봐주기 어려운 구석은 좀 있어. ㅎㅎ

<모르텔>
십대물 + 무속문화(부두교?) + SF 짬뽕물이야. ㅋㅋ 내용은 좀 희미한데 전반적인 분위기는 영드 <크레이지헤드>랑 좀 비슷했던 걸로 기억해. 이상하다.. 보는 내내 시간은 엄청 잘 갔는데 왜 내용이 기억 안 나지...



여기까지얌. 혹시 다른 프드 추천작 있다면 나눠줘! 이 방은 정말 훌륭한 OTT 가이드라구 생각해. 나도 그동안 여기서 추천받아서 재밌게 본 게 많아.
  • tory_1 2021.01.10 14:25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재밌었어!
  • tory_2 2021.01.10 14:32
    222이거 존잼ㅋㅋ
    이거랑 파리에선만 봤는데 추천 고마워~
  • tory_3 2021.01.10 15:0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7/28 19:28:39)
  • tory_4 2021.01.10 15:38
    444 이거 존잼ㅋㅋㅋ 실제 유명한 배우들도 카메오로 많이 나오고 골때림ㅋㅋㅋ
  • tory_6 2021.01.10 20:15
    맞아 너무 재밌게 봤어 그리고 어제 뤼팽 봤는데 재밌어서 한번에 다봄
  • tory_5 2021.01.10 17:30
    마리안 생각보다 재밌더라
  • tory_7 2021.01.12 02:33

    나도 마리안.. 원래 공포물 좋아하는데 이거 넘 재밌었고

    검은미로도 너무 재밌게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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