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테넌트 나오는 작품은 늘 재밌게 봤으니까 이번에도 기대를 했지. 하지만 시간 낭비였다.. 4화밖에 없는데 시간이 정지된 기분.
대강 이야기는 영국쪽과 미국쪽으로 나뉘는데
영국에서 저지르지 않은 일로 자기 아들이 누명을 쓸까봐 신부가 한 여성을 감금하게 되는 것,
이 사건의 예상 전개를 미국의 범죄학자이자 현재 복역중인 사형수가 다 읽고 해결해준다는 것,
이 둘 사이를 영국의 여성 기자가 연결해준다는 것.
일단 이 설정부터가 이상해. 뭐하러 미국까지 가?? 영국에서 일어난 범죄를 굳이 미국 인력한테 의뢰할 필요가 있나???
연쇄살인마나 범죄연구자는 미국에 가장 많겠지만 영국이라고 없는 것도 아니고.
그 많은 영국의 수사 드라마 히스토리는 다 내팽개치고 ㅋㅋㅋ 근본적인 설정부터가 개연성이 없어.
신부 역할을 맡은 데이비드 테넌트. 연출은 그에게 고구마 백 개를 준다.. 신부가 교구 활동만 열심히 해도 모자랄 판에 작품은 별 설명을 안 하고 그에게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신부 역할을 준다. 따라서 그는 가족도 지켜야 하고 아동 포르노를 소지한(..) 신도도 지켜야 하고 이 범죄를 알아버린 아들의 과외 교사 입막음도 해야 돼. 너무 많은 고난, 너무 과한 멍청함과 폭력이 범벅돼서 보는 사람을 너무 지치게 한다.
기자 역할 하는 리디아 웨스트는 그저 정의롭기만 하고 진짜 나이브한 캐릭터로 그려져. 굳이 미국까지 찾아가서 범죄학자이자 아내를 잔혹하게 죽인 살인마 인터뷰를 하는데 인터뷰 스킬 너무 없다.. 그냥 미국인 지시에 따라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기만 하는 몰라도 뭘 너무 모르는 직업인으로 그려진다.. 젊은 커리어 우먼을 얼마나 하찮게 보는지 작품의 안일한 시선이 느껴짐.
범죄학자는 정말 모든 걸 다 안다. 말도 안 될 정도로 모든 걸 다 꿰뚫고 있음. 너무 공상적이라 그의 추리가 전혀 재미가 없어. 캐릭터의 성격도 배우의 연기도 과잉이야. 너무 오만하고, 질문에 계속 선문답하면서 지혜로운 척하는데 작품 몰입에 방해가 된다.
진짜 답답한 건 영국쪽 한정 배우의 연기가 좋다는 거야. 데이비드 테넌트와 그의 아내, 과외 선생님까지는 그래. 나는 데이비드 테넌트 가족이 근본적으로 선하다고 생각했고 파국까지는 가지 않기를 바랐지만 작품은 정도를 모른다.. 아무리 좋은 연기라도 대본이 별로고 연출은 답답함만 증폭한다면 그 고통은 보는 사람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