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냉동고에 오래된 간고기였다. 백쌤 간장도 볶은 고기로 주먹밥 만드는 것도 지겨워 고민하다 아주
예전에 힘들게 만들고 뿌듯해 했던 고로케가 떠올랐다. 반죽을 만들다 몸서리칠정도로 힘을 다 빼고는
다신 안만든다고 스스로 원망할 때쯤 완성된 고로케에 만족하며 죙여뒀었지.
레시피를 뒤적이다 그때의 레시피가 보이지 않아 최대한 비슷해보이는 레시피를 찾아 반죽했다.
건전지가 떨어진 저울때문에 눈대중으로 하다보니 밀가루 등을 자꾸 추가했지만 일단은 조금 더 진것 빼곤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망하진 않겠지?
이틀 전 만든 반죽과 이미 볶아놓은 소를 가지고 오늘은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계란물 없이도 빵가루가 묻길래 그냥 해결했다.
부지런을 떨었건만 고작 8개밖에 만들 수 없었다. 남은 소는 어떻게 하지.
배가 고픈 난 기름을 올리고 고로케를 담갔다. 잘 튀겨지는 구나.
윽... 반죽 속 공기가 풍선처럼 부풀었지만 적당히 앞뒤로 구워 덜 익힌 상태로 에프에 돌리려고 한다. 고로케는 확실히 기름에 튀긴게 맛있지만 오래 튀기면 느끼해서 절반만 튀긴 뒤에 에프에 직행했다. 오븐에만 구운 고로케는 겉면이 거칠어 입안이 잘 헐어 그때부터 이렇게 만들고 있다. 나는 특히 남들보다 입안이 약해서 잘 벗겨진다. 남들 먹는 과자에도 입천장이 훌렁 벗겨질 정도니....
에프에서 10분 더 구워 드디어 완성이다. 이걸 만들자고 치우지도 않은 주방에서 부지런을 떨었구나. 지져분한 주방은 흐린눈을 부탁...ㅜㅜ
늦은 점심으로 망할 뻔한 고로케를 반 잘라 커피와 함께 흡입했다. 기름진 느낌은 적지만 양파같은 것을 좀 넣었으면 속이 더 촉촉했으려나 싶지만 걱정했던 반죽도 망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먹으니 빵이 폭신하면서 쫄깃하니 막 구웠을 때 보다 맛있어서 더 만족.
우와 대박 엄청 맛있어보여 토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