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톨들.
제목에도 써 뒀지만 난 결코 한가한 톨이 아님을 밝힙니동.
분명히 나톨(프리랜서)은 일이 졸라 많고?
해야 할 일이 가득가득이지만?
원래 할 일이 많을 때 딴짓이 더 하고 싶은 거 아니냐며.
(사진 대충 찍어서 초점 안 맞는 거 많아, 미앙)
그래서 일하는 틈틈이 열심히 딴짓한 결과물을 가져왔당.
오늘의 목표는 파슬리 가루를 만드는 것이야.
왜 파슬리 가루를 만드냐고 하냐면,
몰라, 내가 먹는 거랑 관련해서만 쓸데없이 일 벌이는 거 좋아해.
그리고 내 입에 다 처넣는 것도 좋아하지.
파슬리 가루는 사다 쓰면 돈도 돈이지만 색이 좀 누런 초록색인데
만든 파슬리 가루는 초록초록하니 사진빨도 잘 받음.ㅇㅇ
내가 얼마나 이런 짓들을 좋아하냐면,
어제 새벽 1시까지 일하고 버터 소분한 거 봐라.
일할 때만 해도 음청 졸려서 빨리 자고 싶었는데
버터 소분하면서 잠 깼잖아요.
아, 뿌듯.
첨에 버터 소분할 때 손에, 칼에, 그릇에 죄다 묻히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한 번 해 봤다고 두 번째 하니까 요령이 붙어서 되게 깔끔하게 잘됨.
내가 이런 데 뿌듯함을 잘 느껴.
사소한 데서 행복을 찾는 편.ㅇㅇ
일단 파슬리 가루를 만들기 전에,
미루고 미뤄 덨던 맛없는 복숭아를 처리하기로 하고
복숭아 병 조림을 만듦.
이거 모, 조빱이더만?
그냥 껍질 까서 설탕물에 끓이면 끝.
근데 이게 귀찮아서 시간 처남아돌 땐 안 하다가
일하느라 바쁜 지금 하는 이유가 뭔가요?^^
바쁠 때 하는 딴짓이 꿀맛이기 때문이죱.
설탕물에 10분간 보글보글 끓이다가 식히면서
간식도 만듦.
다 죽어가는 감자와 마지막 남은 강원도 아스파라거스.
버터에 조물조물, 후추호추, 소금소금해서 재워 둠.
그리고 대망의 파슬리를 꺼냈지.
오늘 파슬리 가루를 만들려고
이마트에서 파슬리를 3봉지나 주문했거든.
와웅... 파슬리를 3봉지나 사면 이렇게 많군용...
저 채반이 사이즈가 제일 큰 건데 파슬리가 막 뛰쳐나옴.^^
파슬리 가루 만들려면 이파리만 필요하니까
이파리만 뗌.
TV 보면서 이파리 떼는데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을까, 미쳤네, 하면서
이때부터 슬슬 내가 벌인 짓을 후회하기 시작함.
짠!
뭐야, 이파리 떼니까 얼마 안 되네.
응, 아냐~
통 하나는 훼이크고
실은 더 큰 통으로 가득 더 있음.-_-
식촛물에 2~3분 정도 담군 뒤에 헹굼.
살균 효과 + 쓴맛을 빼 준다나 뭐라나.
몰라, 그냥 유툽에서 시키는 대로 했어.
물기 빼고 말리려고 식탁에 펼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라 많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네 저 식탁을 우습게 보지 마라.
6인용 식탁이라 졸라 넓음.
하, 뭔가 계속 움직였더니 땀나.
에어컨 켜고 내 땀도 말리고 파슬리 물기도 말리고~
한 김 식은 복숭아도 병에 담음.
오호, 청순~
지금 생각해 보니까 통 소독을 안 했네.
상하기 전에 다 먹어 치우면 되겠당.^0^
물기 마르는 동안 간식을 먹어야지.
감자랑 아스파라거스 구워서 마저 일하러 감.
뭔가 되게 맛있게 보이는데,
졸라 맛이 없었다.^^
그것은 내가 감자를 덜 익혔기 때문.
그래서 설컹설컹 씹히는 감자를 처먹으며 일함.
여기 뿌린 파슬리가 저번에 만들어 둔 파슬리 가루.
사다 쓴 파슬리를 뿌린 사진이 어디 있었는데...
얼마 전에 만들어 먹은 맥앤치즈.
초록색이 파릇하지 않고 바랜 거 보이지?
사다 쓰는 거랑 만들어 쓰는 거랑 다르다구욧!(라고 내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편)
한참 일하다가 물기도 얼추 마른 것 같아서 전자렌지에 돌리러 감.
이걸 전자렌지에 8분~10분 정도 돌림.
마지막 2~3분은 뒤집어서 돌리는 게 좋대.
난 귀찮아서 그냥 돌렸어.
그랬더니 이렇게 탔음.
이런 게 홈메이드 맛이지, 어쩌라고.
이제 다 했다...는 개뿔.
이 짓을 세 번 더 반복함.
왜냐면 나는 파슬리를 3봉이나 샀그릉요.^^
그렇게 전자렌지를 약 8분씩 네 번을 돌려서 파슬리를 비봉에 담아.
졸라 많았는데요?
졸라 적네요.
이거 막 뿌셔.
뿌시니까 더 적네.^^
그리고 통에 담아.
통에 담으니까 한 통도 안 나오네.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통에 담은 파슬리는 냉동실에 둬야 오래 쓸 수 있다네.
그래서 냉동실로 직행하기 전에,
오늘 하루 종일 이거 만들었는데 써먹기라도 해야지.
마침 배도 출출하겠다(감자 먹고 4시간 넘게 지났다구)
마약 토스트를 맹긂.
파슬리를 아낌없이 뿌려...ㅆ다간 이 짓을 또 해야 하자나?
다음부터는 애껴 뿌리는 걸로...
훠우, 파슬리 뿌리니까 졸라 예쁘네.
파슬리를 누가 맛으로 먹나요,
예쁘면 그걸로 모든 소명을 다함.
내가 막판엔 전자렌지 돌리는 게 귀찮아서 좀 덜 돌렸더니
중간중간 이파리가 살아 있었지만
이런 게 홈메이드 맛이지, 어쩌라고.
난 정말 살림만 하라면 잘할 텐데
어쩌다 일하는 신세가 돼서, 흑흐그흑.....
식탁에 가져와서...
냠냠 처먹으며 톨이는 다시 일하러 갑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