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어드벤처) 애니메이션과 소설판 비교 ~문장각성편~ (3)



1편 : https://www.dmitory.com/comic/61948710

2편 : https://www.dmitory.com/comic/62358277    

한 편으로 끝내려던 글이 어쩌다보니 길어지고 말았는데 3편까지 모두 읽어준 토리들 너무 고마워 ㅎㅎ

이번 편은 마지막 편이기도 하고 4명의 이야기를 넣다보니 다른 편보다 더 길어졌어. 반으로 나눠야 할 분량이긴 한데 굳이 또 4편을 쓰긴 그래서 걍 한 편에 끝내버림ㅎ 그리고 글 쓰다가 한 번 날려서 그냥 접을까ㅎ 하고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디토에도 자동저장 기능 있으면 좋겠다... ^.T ㅎㅎ

*

디지몬 어드벤처 소설판이란?

▶ 디지몬 어드벤처/ 02(파워디지몬) 의 시리즈 디렉터인 카쿠도 히로유키와 각본가 중 한 명인 마사키 히로가 집필한 공식 소설. 일본에만 발매되었으며(현재는 중고로만 구할 수 있음) 국내에는 미정발. 

(※ 애니 대사는 더빙판 기준)

디지몬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vs 소설판 ~문장각성편~ 

5. 타치카와 미미

(1) 미미가 중간에 노래를 멈춘 이유

[애니] 25화

예쁘게 노래하던 미미

" 가사를 까먹었어 "

노래하다 가사를 까먹음 ㅠㅠ

[소설]

(2권 p. 93)

※ 미미 에피소드는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전개됨

여자아이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노래방 점수 표시는 계속해서 만점을 유지하였습니다.

그러자, 어머나 신기하게도, 잠자고 있던 토노사마게코몬(a.k.a 왕개굴몬)의 쵼마게가 들썩, 들썩 하고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 마법사의 예언이 맞았다, 개굴 "

" 임금님이 깨어나신다, 올챙 "

디지몬들은 놀라움에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 그만 둘래 "

갑자기 미미가 노래를 멈추었습니다.

" 왜, 왜 그러냐, 개굴 "

하고 게코몬(a.k.a 개굴몬) 한 마리가 묻자,

" 하지만 질렸는 걸 "

하고 미미는 태연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그것보다 배가 고파졌어. 뭔가 먹을 거 없어?"

(중략)

" 자, 이제 한 번 더 노래해줘, 올챙 "

하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미미는 "하~아" 하고 크게 하품을 하고선 이렇게 말했습니다.

" 배부르니까 졸려졌어. 침대를 준비해줬으면 해 "

여기까지 읽고 토리들 많이 당황했을 거 알아ㅎㅎ

왜냐면 나도 그랬거든 ㅋㅋㅋ 나토리 최애가 미미인데(tmi) 제작진들이 미미 안티인가 싶어서 개빡쳤었지 ㅎㅎ

하지만 미미의 행동에는 속사정이 있었으니...

(2권 p. 100)

사실은 미미 자신도 너무 심했던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노래를 도중에 멈춘 것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노래가 끝나면, 쓸모 없어진 자신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노래를 부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후에는 게코몬과 타마몬(a.k.a 올챙몬) 들이 어떤 명령을 해도 들어주는 것을 빌미로 어리광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애니판 미미는 철딱서니 없고 순수한 모습을 보여준 반면, 소설판 미미는 일행들이랑 떨어져 혼자가 된 미미가 자기 나름대로 자신을 지키는 모습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해.

어느 쪽이 더 미미답냐고 한다면 단연 애니판이겠지만, 소설판은 미미의 순수한 면모와 더불어 다른 면모도 적절히 보여주려 한 거 같더라구.

소설판 미미는 마냥 순수한 모습만 보여주기보다는, 순수한 모습을 보여줄 때도 있고, 상황에 맞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도 있어.

(2) 리리몬 진화

[애니] 35화

" 너무해,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을 괴롭히다니, 난 너희들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어! "

미미도 문장이 빛을 되찾은 에피소드(왕개굴몬)과 완전체진화 에피소드가 다른 케이스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미미의 순수한 분노가 토게몬을 리리몬으로 진화시켰고, 워낙에 연출이 잘 뽑혀서 어드벤처 레전드 장면으로도 꼽히는 장면이지.

진화한 리리몬은 다크 티라노몬(성숙기, 바이러스형)을 '릴리몬의 미소' 라는 기술을 써서 감화시켜.

이 다음에 바로 묘티스몬이 해치워버리기는 하지만 말이야 ㅠ 그리고 리리몬도 묘티스몬 기술로 석화되어버리고 맒 ㅠㅠㅠ

아니 등장하자마자 리타이어시키는 게 어디 있나요 이 사람들아...

[소설]

(2권 p.103)

(토노사마게코몬이) 물갈퀴가 붙은 손으로 미미를 움켜쥐며,

" 내 입이 왜 이렇게 큰지 알고 있나?"

하고 치밀어 오르는 웃음을 참으며 물었습니다.

" 커, 커다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지? "

하고 미미가 대답하자, 토노사마게코몬은 하하하 하고 웃으며,

" 틀렸어. 너를 잡아 먹기 위해서다! "

하고 말하며 커다란 입을 벌렸습니다.

" 싫어 ─ ! "

미미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미미가 가지고 있던 문장이 하얗게 빛났습니다. 그러자, 무슨 일일까요.

토게몬의 몸이 금색으로 아름답게 빛나며, 호박이 마차로 변하듯, 핑크색 꽃봉오리의 머리를 한 귀여운 꽃의 요정으로 변하였습니다.

하지만 소설판에서는 왕개굴몬 에피에서 리리몬으로 첫 진화를 해. 왕개굴몬을 쓰러뜨리는 것도 리리몬이구 (애니에서는 메탈그레이몬)

진화씬 임팩트며 연출은 애니메이션이 훨씬x10 좋지만, 소설판은 리리몬이 홀로 완전체(왕개굴몬)를 쓰러뜨림으로써 어느 정도 파워 밸런스? 를 맞춰준 게 아닌가 싶어. 왜냐면 애니판 리리몬은 완전체를 단독으로 쓰러뜨린 적이 없거든 ㅜㅜ

그럼 소설판에서 다크티라노몬을 쓰러뜨리는 건 누구냐, 하면 메탈 그레이몬이랑 리리몬이야.

다크티라노몬 세 마리 중 한 마리는 리리몬이, 남은 두 마리는 나중에 나타난 메탈 그레이몬이 한 번에 쓰러뜨려. 이것도 메탈 그레이몬과 리리몬의 전력차를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 아닌가 싶음.

소설판에서는 리리몬이 다크티라노몬을 감화시키지 않고 물리치지만, 리리몬과 미미 모두 적을 쓰러뜨리는 것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묘사가 나와.

6. 키도 죠

(1) 죠와 타케루의 만남

[애니] 36화

죠가 학원 가던 중에 지하철 역에서 타케루와 우연히 만남

반데몬(묘티스몬) 때문에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자 죠는 잇카쿠몬을 타고 타케루와 함께 오다이바로 향함

" 리키, 어디가니! 위험하니까 내려와!"

" 안녕하세요 리키 어머니! 전 매튜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6학년의 정석이라고 해요. 리키는 제가 책임지고 안전하게 돌볼테니까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

자기 아들이 웬 괴물 위에 올라타 있는 걸 본 나츠코(타케루 엄마)가 타케루한테 내려오라며 소리치자, 죠는 자신이 타케루를 안전하게 돌볼테니 걱정말라며 나츠코를 안심시킴 ( 그 와중에 자기 소개부터 착실히 하는 거 넘나 죠다움 ㅋㅋㅋ)

[소설]

(3권 p.26)

도쿄 한복판에 나타난 디지몬들을 가만히 내버려둘 수는 없다. 선택받은 아이들은 따로 떨어져서 행동하기로 하였다.

타이치는 언제 반데몬이 히카리를 노릴지 모르므로 히카리를 지키기 위해 오다이바에서 대기.

소라는 그다지 싸움에 적극적이지 않은 미미를 북돋아주며 긴자 (도쿄 내 지명) 로 향했다.

코시로와 야마토가 일단 이 곳 시바우라 (도쿄 내 지명) 에.

(중략)

혼자서 히카리를 지키고 잇는 타이치의 아구몬은 물론, 소라의 피요몬, 미미의 파르몬, 코시로의 텐토몬, 야마토의 가부몬은 여차 하면 완전체로 진화할 수 있다. 전력적으로 충분한 분배일 뿐더러, 또한 소라의 피요몬은 버드라몬, 코시로의 텐토몬은 카부테리몬으로 진화하여 하늘로 이동할 수 있다.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반데몬의 부하를 쓰러뜨리기는 커녕 자신들이 경찰에게 붙잡힐지도 모른다.

완전체로 진화할수도 없고, 지상에서 빠르게 움직일 수도 없는 죠와 고마몬에게는 다른 역할이 있었다.

(3권 p.32)

아연해서 서있는 나츠코의 앞에, 커다란 스포츠백을 어깨에 맨 소년이 달려왔다. 안경을 쓴 호리호리한 소년이다.

" 타케루 군! 드디어 만났네 "

" 죠 상!"

타케루는 그 소년에게 달려 갔다.

저 소년과 타케루는 아는 사이인 걸까, 아직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나츠코에게 소년이 인사를 해왔다.

" 아,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키도 죠라고 해요. 이시다 야마토 군과 같은 오다이바 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입니다 "

(3권 p. 47)

여기까지 오면서 디지털월드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다. 바로 믿을 수 있을만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4년 전의 히카리가오카 사건의 불가사의한 점은 그걸로 해결이 된다.

(중략)

" 나도 가겠어 "

어린 아들과, 조금 믿음직스럽지 않은 소년만을 가게 할 수는 없다.

세 명과 파타몬은 잇카쿠몬의 등에 타 바다로 나아갔다.

애니에서 죠랑 타케루가 만난 건 우연이었지만, 소설에서는 완전체로 진화할 수 없어 큰 전력이 되지도 못 하고, 육지에서의 이동이 느려 다른 애들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죠랑 고마몬이 타케루를 데리러 가는 역할을 맡아. 타케루는 다른 애들이랑은 다른 동네에 살고 있고, 반데몬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8명의 선택받은 아이들이 모두 모여야 하기 때문이야.

애들이 어떤 상의를 거쳐서 이런 결론을 냈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죠라면 본인이 나서서 타케루를 데리러 간다고 하지 않았을까 싶어. 자신이 다른 애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도, 그렇기에 자신은 다른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도 죠 본인이 너무 잘 알고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 거 같아.

그리고 애니랑 달리 소설판에서는 나츠코도 함께 오다이바로 가는데, 나츠코가 속으로 죠 믿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거 너무 웃픔 ㅠㅠㅠ

 

(2) 쥬도몬 진화

[애니] 36화

메탈 시드라몬이 잇카쿠몬을 공격하는 바람에 죠와 타케루가 바다에 빠짐

" 아까 너희 어머니한테 약속했잖아. 널 책임지고 돌보겠다고. 사나이가 한 약속을 어길 순 없지. "

죠는 타케루를 끌어 올리고 자신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음

타케루의 어머니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까지 내던진 죠의 성실함에 문장이 빛나고 잇카쿠몬이 쥬도몬으로 진화함

이로써 죠가 타케루를 구해준 건 두번째가 됨 ㅠㅠㅠㅠ 타카이시다 형제는 정말 죠한테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광광)

[소설]

(3권 p.48)

그 디지몬─ 메가 시드라몬은 머리에 달린 뿔에서 전격을 발사했다.

잇카쿠몬은 빠르게 움직여 직격을 피했다. 하지만 해면에 부딪힌 전격의 위력은 어마어마하여, 해면은 폭발한 것처럼 크게 팽창했다.

잇카쿠몬의 몸은 공중으로 튀어올랐다.

죠, 타케루, 나츠코도 튕겨져 나갔다. 충격에 의식이 멀어져 가면서 죠는 단 한가지만을 바랐다.

" 무슨 일이 있더라도 타케루 군과 어머님을 지켜야만 하는데. 오다이바까지 가야만 하는데."

죠의 가방에 달린 디지바이스가 지금까지 본 적 없을 정도로 크게 빛을 발했다.

애니판이랑 맥락은 비슷하지만 죠가 타케루를 직접적으로 구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아. 이게 참 아쉬웠어 ㅜㅜ

그래도 소설판까지 읽고 보니까 제작진들이 죠의 성실의 문장을 통해서 보여주려는 건, 성실함 그 자체보다도 성실함을 기반으로 한 죠의 책임감이 아닐까 싶더라.

7. 타카이시 타케루

(1) 홀리엔제몬 진화시점

[애니]  52화

파타몬은 피에몬과의 최종결전이 되어서야 완전체인 홀리엔제몬으로 진화함

워그레이몬, 메탈가루루몬에다 다른 완전체 디지몬들까지 함께 힘을 모아 싸운 끝에, 피에몬은 홀리엔제몬의 천국의 문 뒷편으로 사라지며 최후를 맞이함

어드벤처 완결이 54화인데 홀리엔제몬은 52화에서 등장했으니 당시 시청자들이 얼마나 목 빠지게 기다렸을지 알 수 있음 ㅜㅜ

[소설]

하지만 소설판 등장에 비하면 애니판은 빠른 편이란 걸 아니...? (헛웃음)

소설판에서는 피에몬 쓰러뜨릴 때까지도 완전체로 진화 못 해...ㅎ

(3권 p.200)

피에몬의 얼굴은 가면에 가려져 있어 알 수 없었지만, 목소리는 확실하게 상기되어있었다.

한 발짝, 한발짝씩 워그레이몬과 메탈가루루몬이 다가가자 뒷걸음질을 쳤다.

" 각오해! "

워그레이몬이, 메탈가루루몬이 돌진했다.

" 가이아 포스! "

" 코큐토스 브레스! " 

두 체의 궁극체의 필살기가, 피에몬에게 적중했다.

피에몬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 쓰러뜨렸다! "

피에몬의 육체가 데이터가 되어 흩어졌다. 동시에, 어둠의 세계도 사라져 간다.

지금 봐도 존무탱인 피에몬의 말로는 소설에서는 말 그대로 허무하기 그지 없어...ㅎ

나토리도 소설 읽다가 내가 잘못 읽은 건가 싶어서 몇 번이고 다시 읽음 ㅋㅋㅋㅋㅋㅋ 읭 이게 끝이라고요...?

4쿨 (사천왕편) 전부가 이렇게 허술하냐고 하면 그건 아닌데, 유난히 피에몬 에피소드가 이 모양이긴 해 ㅋㅋㅋㅋ 오히려 소설판인만큼 애니판보다 잔인한 면모도 많고 시리어스함.

아마 피에몬 에피소드를 줄이고 아포카리몬과의 전투 쪽 분량을 늘린 게 아닌가 싶더라. 애니판 기준으로는 피에몬 에피소드 분량 = 아포카리몬 에피소드 분량 (약 2회씩) 인데 소설판은 아포카리몬 에피 분량이 피에몬 에피소드 분량의 2배 정도야.  

그리고 이 즈음 되면 토리들도 눈치 챘겠지만, 소설판에서 홀리엔제몬은 아포카리몬과의 전투 중에 첫 진화를 하게 됨!

(2) 문장 각성 이유

[애니] 52화

형 누나들이 피에몬에게 당해 인형이 된 상황에서 남은 건 가장 어린 타케루와 히카리뿐.

피에몬은 타케루와 히카리가 붙잡고 있는 마지막 줄을 끊어버리고 둘은 속절 없이 아래로 떨어짐

 

" 이젠 다 틀렸어. 형아야 "

" 리키, 끝까지 포기하지마. 넌 강한 애잖아. 내 동생이라면 겨우 이 정도에서 포기할 리 없어. 마지막까지 절대로 희망을 버리지 말라구 "

" 알았어, 형. 나 포기하지 않을게. 여기서 우리가 죽으면 디지몬 세계도, 우리가 살던 세계도 끝장이야. 그러니까, 나 절대 포기하지 않겠어. 엔젤몬! "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에서야, 절망이  코 끝까지 다가온 그 순간에서야 타케루의 희망의 문장은 빛을 발해. 희망이라는 건 언제나 절망 속에 있을 때 가장 큰 빛을 발하니까. 그리고 타케루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준 건 바로 형인 야마토.

항상 야마토만 타케루를 신경 쓰는 거 같고, 타케루는 야마토에게 크게 영향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타케루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역시 형인 야마토인 걸 보여주는 장면이야. 그래서 나 토리는 이 장면을 아주 좋아함! ㅎㅎ

[소설]

(3권 p. 206)

아까 전의 낮은 목소리와는 다른, 새된, 유리를 뾰족하고 단단한 것으로 긁은 듯한 목소리.

그러자,

타이치가 가지고 있는 문장이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 어, 어째서? "

" 문장이! "

워그레이몬이, 메탈가루루몬이, 가루다몬이, 아트라카부테리몬이, 리리몬이, 쥬도몬이, 엔제우몬이, 성장기까지 퇴화했다. 문장의 힘을 빌리지 않은 엔제몬만이 성숙기의 모습 그대로였다.

(3권 p.215)

※ 호메오스타시스(디지몬 세계의 안정을 바라는 자) 가 히카리의 몸을 빌려 말하고 있는 상황

" (중략) 지금 당장 아포카리몬을 봉인해야 합니다 "

" 어떻게! "

" 디지몬들은 더 이상 진화할 수 없단 말야! "

하고 묻는 아이들에게, 호메오스타시스는 질문을 던졌다. " 어째서 진화할 수 없는 거죠? " 

" 문장이 부서져버렸기 때문이잖아! "

" 확실히 문장은 부서져버렸습니다. 하지만, 문장이 없다고 진화할 수 없다는 것은... 시험해 보셨습니까? "

" 시험해보다니... 가능한 거야? "

하고 타케루가 물었다.

타케루는 처음부터 문장을 가자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처럼 허둥지둥거리고 있지는 않았다. 문장이 없어도 진화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 그런 허무맹랑한 얘기는 그만해 " 죠가 말했다. "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문장을 손에 넣기 전에 이미 진화할 수 있었을 거야. 그렇게 되지 않았으니까─ "

" 아닙니다. 문장은 그저 증폭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 각자의 정신적 특성을 증폭하는 것. 진짜 문장은 여러분들의 마음 속에 있습니다. "

" 나, 해볼래! " 타케루가 희망에 찬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거기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어. 우리가 지켜야만 하는 소중한 것들이 있으니까! "

*

현실세계의 오다이바에서, 좀 전까지 나선모양의 산이 보였지만, 지금은 그것도 보이지 않게 된 밤하늘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던 타카이시 나츠코는, 하늘에 반짝 하고 눈부신 빛이 빛난 것을 보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앗 " 그리고 옆에 있던 이시다 히로아키에게 물었다.

" 저게 뭘까? "

전 남편은 대답했다.

" 모르겠어. 하지만, 나한테는... 희망의 빛으로 보이는군..."

*

" 엔제몬 초진화! 홀리엔제몬! "

엔제몬이 드디어 완전체로 초진화를 이루었다. 문장 없이도. 

흐름을 끊기가 뭐해서 그냥 통으로 번역해봤어.

먼저 설명해야 할 게 있는데, 애니에서는 아이들이 문장을 먼저 손에 넣은 뒤에 진화 에피소드가 진행되지만 소설에서는 따로 문장을 얻는 에피소드가 나오지 않아.

선택받은 아이들의 마음이 각성했을 때 문장은 빛을 발하며 제 주인 앞에 나타나고 그때 파트너디지몬은 완전체로 진화를 하지. 

그래서 아포카리몬이 다른 아이들의 문장을 파괴한 그 순간에도 타케루에게는 문장이 없었어. 문장이 적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희망' 같은 거라면 타케루에게는 애초부터 희망이 없던 셈이지. 그리고 정말, 정말 정말 마지막의 순간에서야 타케루의 희망은 빛을 발한 거야.

그리고 따로 번역은 하지 않았지만, 타케루가 피어낸 희망은 히카리에게 전해져 히카리가 빛을 발하고, 두 사람의 희망의 빛은 차례차례로 다른 아이들에게 전해져.

그리고 나는 애니 에피를 더 좋아하지만, 소설에서 좋았던 부분은 현실세계에 있던 나츠코랑 히로아키가 타케루의 빛을 함께 발견한 거 ㅠㅠㅠㅠ 별 거 아닌 짧은 장면인데 가슴이 찡하더라 ㅠㅠㅠ

8. 야가미 히카리

> 히카리는 정말 애니메이션이랑 소설 내용이 똑같아서... ☞☜ 그렇다고 히카리만 안 쓰기는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에피를 들고 와봤어

(1) 워매몬들이 히카리를 구한 이유

[애니] 49화

" 나리님 만세, 나리님 만세 "

" 누메몬들이 나리를...? "

히카리는 배드퍼펫몬에게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던 누메몬들을 사슬에서 풀어줌.

그러자 누메몬들은 자신들을 구해준 히카리를 '히카리 님, 히카리 님' 하면서 떠받들고 감사를 표함 ( 캡처라 알 수 없지만 계속 히카리한테 꾸벅꾸벅거리며 감사 인사를 함)

" 나리 님을 지키자! "

누메몬들은 히카리를 지키기 위해 배드퍼펫몬들에게 덤빔.

그리고 당연히 힘이 없는 누메몬들은 배드퍼펫몬에게 상대가 안 되고 나가 떨어짐

하지만 히카리의 빛이 누메몬들을 비롯한 다른 디지몬들에게까지 전해지고, 누메몬들은 힘을 되찾고 다른 디지몬들은 진화를 함.

그리고 무겐드라몬의 앞으로 히카리가 걸어나가자, 누메몬들은 히카리를 지키기 위해 무겐드라몬에게 달라붙고, 무겐드라몬의 일격에 희생당함.

누메몬들의 희생에 히카리는 다시 한 번 빛을 발하고, 그 빛을 받은 아구몬이 워그레이몬으로 진화해 무겐드라몬을 쓰러뜨림.

이 편은 팬들 사이에서 꽤 호불호가 있는 편으로 알고 있어.

난 어렸을 때 히카리라는 캐릭터가 약간 불편하게 느껴졌는데, 나중에 보니까 이 편 영향이 크더라구. 히카리가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고, 그게 히카리의 캐릭터성 중 하나인 건 맞음. 하지만 유독 이 편은 히카리를 성녀처럼 그려냈고, 그 연출이 히카리와 다른 애들 간의 이질감을 키웠던 거 같아.

누메몬들이 히카리를 구하기 위해 자기들을 희생하는 것도 그렇고, 히카리의 외침에 아구몬을 비릇한 다른 디지몬들이 진화하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누메몬들이 히카리를 '히카리님' 이라고 떠받드는 게 제일 이질적이었어. 단순히 자신들의 생명의 은인을 떠받드는 게 아니라, 마치 히카리를 자기들 이상(以上)의 어떤 존재로 두고 추앙하는 느낌? 그게 굉장히 불편했었고, 만화방에도 이 비슷한 글이 올라왔던 걸로 기억해. 아, 이 불편함을 나만 느낀 게 아닌구나 싶었지.

나는 개인적으로 히카리를 성녀틱하게 표현하는 게 싫어서, 이 장면이 굉장히 불호임.

히카리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히카리의 성녀화, 성녀연출을 싫어하는 거 ㅇㅇ

[소설]

(3권 p.173)

하지만, 그래도 누메몬들은 무겐드라몬에게 달려들었다.

" 어째서... 상대가 안 되는 걸 알고 있는데... 죽을 걸 알고 있는데, 어째서? "

하고 멍하니 중얼거리는 소라의 옆에서, 히카리는 누메몬들의 마음의 소리를 들었다.

선택받은 아이들은 우리들의 희망이다!

그러니, 절대 죽게 할 수는 없어!

(중략)

그렇게 많았던 누메몬들은 단 몇 마리만이 남았다.

그리고 그 몇 마리마저도 무겐드라몬의 발에 짓밟히고 뭉개져, 전멸했다.

누메몬들의 마지막 메세지가 히카리에게 전해졌다.

부탁한다, 아이들아... 우리들의 죽음을 헛되이하지 말아줘...

" 알고 있어! "

히카리는 슬픔을 억누르며 손을 모았다.

부탁이야. 만약 신이 있다면, 우리들에게 힘을 빌려주세요.

기도의 빛.

" 어레, 뭔가─ " 그 빛을 받고, 코로몬이 놀란 얼굴을 했다.

다 써버린 진화의 힘이 돌아온 듯한 기분이 든 것이다.

" 타이치, 진화야! "

파트너에게 진화를 재촉했다.

타이치는 끄덕였다. " 할 수 있겠어? 그럼 부탁할게! "

" 코로몬 진화, 아구몬! 아구몬, 워프진화, 워그레이몬! "

소설판은 이 장면을 훨씬 담백하게 그려냈어.

누메몬들이 무겐드라몬에게 달려드는 건 애니랑 같지만, 애니에서는 그 행동이 오로지 히카리를 지키기 위한 희생으로 비춰졌다면, 소설에서는 마지막 희망인 선택받은 아이들을 위한 행동으로 그려져.

이전에도 많은 디지몬들이 아이들과 디지털세계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고, 누메몬들의 희생도 그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는 거지.

그리고 히카리의 힘이 아구몬을 워프진화시키는듯한 연출도, 소설 쪽이 훨씬 그럴싸하게 표현하고 있어. 자신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아달라는 워메몬들의 마음이 히카리에게 전해졌고, 히카리는 신이 있다면 제발 힘을 빌려달라며 간절히 바라. 그리고 기도의 빛이 코로몬에게 진해져 코로몬은 워프진화를 하게 됨.

여기서 주목해야할 건 '신' 이 아니라 히카리의 간절한 기도야. 히카리에게 어떤 힘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면서도, 히카리를 성녀화시키거나 히카리의 성스러운 힘을 강조하지 않고, '누메몬들의 희생' 과 '히카리의 간절한 마음' 을 강조한 게 좋았어.

그리고 애니에서는 히카리의 빛이 디지몬들에게 전해진 다음 바로 디지몬들이 진화를 하기 때문에, 마치 히카리가 디지몬들을 진화시킨듯한 느낌을 줘. 하지만 소설에서는 히카리의 빛이 아구몬에게 힘을 준 건 맞지만, 아구몬을 진화시키는 건 파트너인 타이치라는 걸 명확히 보여줌.

같은 장면인데도 어떻게 연출을 하고 어떻게 그려내느냐에 따라 이렇게 느낌이 다르더라구.

나는 히카리의 성녀 연출을 싫어해서 소설 쪽 묘사가 훨씬 좋지만, 히카리의 성스러운 면모를 좋아하는 톨들은 애니 쪽을 더 좋아할 거 같기도 해. 이건 개취+캐릭터 해석에 따라 다른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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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내 글은 끝이구

이 길고 긴 글을 끝까지 다 읽어준 토리들 넘나 감쟈감쟈... ♡

밍나 행복하고 즐거운 디덕질 하기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