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을 보진 못했지만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음
(아스카 목조르기 씬이라던가.. 2호기 끔살이라던가.... 네르프 습격이라던가)
그래서 이번에 개봉했다는 소식 들었을 때도 "어우... 내가 극장에서 버티려나" 싶어서 안 볼라 했는데
연휴에 딱히 할 일도 없고 인생에 그런 경험도 해봐야지 않겠나 싶어서 이번에 봤거든
근데 예상 외로 뭔가... 작품을 보다가 눈물이 나버렸음
물론 폭력적인 표현과 정신을 힘들게하는 연출이 나오는 건 맞는데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 대해 하도 들은 말이 많아서....
보고나면 정신이 힘들어진다거나, 우울해진다거나, 안노가 오타쿠들 욕하려고 만들었다던가, 그런 인상이 있었거든.
하지만 직접 보고나니까 뭔가... 달랐음.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안노가 전하고 싶었던 진짜 메세지는
미사토가 신지를 엘리베이터에 태우기 직전에 하는 말이나
서드 임팩트를 일으켰던 신지가 다시 개인의 형태를 고르고 유이랑 헤어지는 장면...
에 가장 깊이 담겨있지 않았을까...
자신이 싫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내린 선택에는 모두 가치가 있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왜 여기에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정하렴.
이런 미사토의 말을 들은 신지가
타인은 어차피 무섭고 공포스러운 존재고 그 공포를 배제하는건 불가능하다
타인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은 있지만 결국 희망이다
하지만 나는 타인을 만나고 싶어. 이해하려고 했던 순간의 감정은 진짜일 테니까.
이렇게 도달하는 흐름이 진짜..... 너무............... 힘냈구나 싶어서ㅠㅠㅠㅠㅠ
초반에 난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낫다고 말하던 신지가 융합된 레이를 자기에게서 분리시키고 악수를 한다는게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
(여담이지만 신극장판 파에서는 악수가 아니라 레이의 손을 나꿔챘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해석을 좋아함)
저러고 돌아와서 아스카 목조른 것도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이 마음을 다잡는다 해서 뿅 하고 모든게 바뀌지는 않는다는 의미 같았음
그래도 누군가는 다정하게 해줄거고 누군가는 욕하겠지(그게 같은 인물일 수도 있고)
하지만 우리는 신지가 그때 무슨 선택을 내렸는지 알고있으니까....
그래서 종극終劇인 거임.........
스탭롤도 미리 보여준 다음 그대로 내보내는 거임......
물론 이건 나이 좀 먹고 우울증 경험이 있고 서파큐다카포 전부 봐서 가능한 감상일 수도 있음
나랑 같이 봤던 관객 중에 한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뭐?지??? 이러더라고ㅋㅋㅋㅋㅋㅋ
근데 아무튼 신지를 응원하는 나에게는 상당히... 좋았다
EoE에서 "에바 시리즈를 없애는 거야" 라는 말을 들었던 신지가 다카포에서 그걸 실현시켰다고 생각하면 좀 찡했음ㅠ
어째 이웃집 아주머니처럼 주접을 떨어버렸는데 암튼 수입해주신 미라지 엔터테인먼트에게 개큰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ONE LAST KISS 들으러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