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홀릭 나올 당시 클램프식 선문답에 지쳐있던 상태였거든
엄청 복선 깔고 뭐 있는 것처럼 얘기하더니 까보니 별 거 아니었다든가
무슨 이유든 다 동기는 사랑으로 퉁치는 거라든가 누구 말마따나 크림 잔뜩 올라간 케이크 계속 먹는 기분이었음
그래서 홀릭이 진짜 좋았어
일단 와타누키가 클램프 작품 주인공답지 않게 설정이 미형도 아니고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성격도 깐깐쟁이 태클러에 요리 잘하고 요괴 보는 거 빼곤 진짜 너무 평범해서 정말 좋았음
그리고 옴니버스 구성 오컬트 만화란 것도 좋았음 옴니버스 구성, 옴니버스 구성이라함은
클램프 특유의 너무 큰 세계관, 시도때도 없이 넣는 복선, 그런데 개연성 안 맞음 이걸 안 볼 수 있다는 거 아님?
물론 시작부터 츠바사랑 연계하면서 출발했음 근데 난 유코가 차원의 마녀니까 가끔 그런 모습 보여주며 끝날 줄 알았음
제가 클램프를 너무 우습게 봤습니다 전혀 아니었습니다
츠바사랑 본격적으로 엮이기 시작하면서 홀릭 초반엔 잘 안 나왔던 기존 클램프작 특징 다 보여줌
그 마수는 결국 와타누키에게도 미치게 되어.. 초반의 깐깐쟁이 안경잡이 와타누키는 어디가고
클램프 일러스트에서 자주 보이던 세기말 요부풍 와타누키가 됨 으아아 이거 누구야 와타누키는 이렇지 않아
그리고 나 도메와타 좋아했거든? 그런데 엔딩 진짜 너무 싫었어
도메키는 그렇다쳐도 왜 그 후손들까지 와타누키 시중 들고있어? 그리고 왜 얼굴 도메키랑 똑같은 건데
게다가 도메키랑 코하네 아무리 봐도 둘이 사랑해서 결혼하는 거 아니잖아 둘 다 와타누키가 소중해서 와타누키를 위해 결혼한 거임
내가 진짜 BL에 미친 벨러인데도 이해 안 가더라 자기 후손 인생까지 포함해 와타누키에게 올인해야 할 이유가?
클램프는 그게 도메키와 코하네의 행복이라고 생각해서 그린 걸테지만 나는 진짜 모든 캐가 와타누키를 위해 있는 거 같아서 너무 싫었어
결국 세계관 확장된 거 언제 정리될지 알 수도 없고.. 진심 츠바사랑 분리된 옴니버스 오컬트 만화 XXX홀릭 보고싶다
아 나도 솔직히.... 코하네는 억지로 이해해보려면 아주 조금 이해가 되는데(난 코하네를 더 좋아함 근데 어쨌든 코하네는 와타누키가 인생의 은인이잖아 그니까 감정적 흐름을 아주 만화적으로 뻥튀기하면) 도메키는 대체 왜 와타누키를 위해 그렇게까지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어...... 히마와리 정체 어이없었던 것도 그렇고 진짜 초반엔 좋았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의미심장할 줄 알았던 건 어이없고 평범했던 건 갑자기 심오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