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 시작할 땐 시구레랑 아키토가 치고받을 수 있었던 게 나름 파워 밸런스가 맞아서 그 사달이 났던 거잖아.
'배울만큼 배웠고 사회생활 경험이 풍부하고 건장한 20대 후반의 남성 vs 학교도 못 다녔고 집안에만 갇혀살다시피 하고 병약한 스무살 언저리의 여성' 구도인데도 파워 밸런스가 맞았던 게 시구레에겐 힘과 권력이 없는데 아키토에게만 힘과 권력이 있어서ㅋㅋㅋ
근데 캐릭터성을 그대로 두고 당주 지위만 시구레한테 넘겨서ㅋㅋㅋ 시구레가 당주라고 한다면 (아키토도 시구레만을 사랑한다는 전제하에) 의외로 괜찮을 것 같지 않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키토 인권은 일단 접어두고(아키토를 무시하는 건 아닌데 어차피 아키토 유년기는 어떤 경우의 수를 돌려도 암담하니까..태어나기 전부터 아키라, 렌, 소마가 어른들, 시구레가 애 인생을 지 좋을대로 하려고 대기타고 있었고 누구한테 휘둘리느냐의 문제지 평탄하게 제 인생을 사는 삶은 없다고 생각해서...)
십이지의 삶의 질은 훨씬 낫지 않을까?
소마가는 신한테 권력을 주는 게 아니라 당주한테 권력을 주는 듯(아키라는 하도 무능해서 권력을 못 잡은 것 뿐인 것 같더라)? 신이거나 십이지라는 이유만으로는 큰 권한이 없지만 아키토의 경우 '당주+신+아키토의 특별함을 강조한 전당주와 미친 고용인들' 때문에 그 사단이 난 것 같던데.
다른 십이지는 당주였어도 아키토를 맘대로 못했을 것 같은데(십이지의 혼령이 신의 혼령에게 따르려고 하니까) 시구레는 그런 거 영향 안받으니 자기 맘대로 밀고 나갈 수 있잖아. 시구레가 당주면 아키토를 진즉에 옆에 끼고 살면서 아키토가 십이지들한테 집착하거나 매달리는 것도 시구레 선에서 다 쳐낼 듯(물론 십이지들을 위해서 그러는 건 아니고 지 혼자 아키토를 독점하고 싶다는 이유겠지만) 아키토는 십이지들한테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시구레는 다른 십이지와 달리 아키토를 거역하고 괴롭히면서도 멀쩡하니까 말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본편에서 시구레의 혐성짓도 아키토를 손에 넣기 위해 십이지들을 이용하고 그 난리를 친 거라; 아키토가 자기 품안에 있으면 십이지들한테도 무난하게 했을 것 같고..오히려 십이지들을 어여 떠나보내고 싶어서 이것저것 퍼주면서 다 내보냈을 것 같다
연애하는 애들은 다들 일사천리로 풀렸을 것 같아..
하토리 & 카나 : 우리 결혼합니다
시구레 : 행쇼!
아키토 : ㅠㅠ 하토리ㅠㅠ
-> 축) 하토리&카나 결혼!
히로 : 나 키사를 좋아해
시구레 : 이욜ㅋ
아키토 : ㅠㅠ
-> 축) 히로&키사 알콩달콩!
하루 & 링 : 우리 사귀는 사이야
시구레 : 축하ㅋ
아키토 : ㅠㅠ
-> 축) 링&하루 정식 교제!
이런 분위기 예상ㅋㅋㅋㅋㅋ
시구레는 일찌감치 아키라랑 렌한테서 빼내와서 자기 옆에 끼고 살았을 것 같은데(민며느리제..?) 아키토 삶의 질도 오히려 낫지 않았으려나? 본편에서처럼 아키라한테 개드립 듣고 멘탈 터지고 렌한테 학대 당하고 고용인들한테 이용 당하고 시구레랑 피 터지게 싸우는 것보다 차라리 낫지 않....나..........?ㅋㅋㅋㅋ
본편에서도 시구레가 아키토가 다른 십이지들을 학대하는 걸 싫어했잖아(고통받는 십이지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지 혼자 독점해야 하는 아키토가 다른 십이지한테 신경쓰고 붙어있는다는 게 못마땅해서 그렇다는 게 참으로 혐성이긴 하지만)
십이지와 인연에 집착하지 않도록 "넌 특별해! 십이지와 다른 존재니까 십이지 위에 서서 지배해라!"가 아니라 걍 다른 십이지들이랑 같은 눈높이로 적당히 어울리게 뒀을 것 같고(너무 가까워지면 싫어했을 것 같긴 함)
십이지의 저주가 풀려도 "너한텐 내가 있잖아^^"하면서 다른 십이지들한테 집착 못하게 했을 것 같은데. 하토리가 장가들 땐 아키토가 엄청 서러워했을 것 같은데 시구레가 유들유들하게 달래가면서 계속 끼고 있을 듯ㅋㅋㅋ 아키토도 어차피 떼써봐야 소용 없으니까 걍 훌쩍거리면서 보내줬을 것 같고
소마가가 단체로 인권의 사각지대인 걸 고려하면 시구레가 일찌감치 아키토를 신붓감으로 찍어놓으면 걍 다들 "쟨 당주님 장래의 배우자"라고 당연한 듯이 그렇게 취급할 분위기..그러다 아키토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결혼까지 할 것 같음...
내가 봐도 크리피한긴 한데ㅠ 본편도 크리피 끝판왕이잖아....렌이 아키토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남자로 키울 거라고, 안 그러면 낙태시킬 거라고 협박하고 태어나기도 전부터 자기 자식을 질투한 게 더 크리피했어. 아키라가 아키토를 자기와 렌 사랑의 트로피 취급한 것도 소오름;;; 고용인들이 아키토한테 상자로 사기치고 십이지 관련해서 헛소리하면서 세뇌시키던 것도 크리피 그 자체;;;
적어도 시구레는 아키토라는 존재 자체를 사랑하고 그 사랑 자체는 찐이잖아. 학교도 보내줄 듯? 아키토도 자연스럽게 여자로 살 수 있고 스무살 넘도록 상자에 희망고문당하면서 살 일도 없고 차라리 낫지 않으려나..
애정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으면서 자기 욕심을 위해 아키토를 이용하는 사람들한테 휘둘리느니 사랑으로 넘쳐나는 시구레한테 휘둘리는 게 차라리 나을......것 같아보인다는 게 참;;;;;;ㅠㅠ
아키토가 유폐되고 별채에 길 잃은 고용인이나 어린 십이지가 얼씬거리기만 해도 시구레가 눈총 줬을 것 같다, 고양이 혼령 포지션이 아키토고 시구레가 아키토를 손아귀에 쥐고 인생을 말아먹어도 고양이 혼령을 외면하듯이 다들 "안타깝지만..."하면서 겉으로는 나름 잘 살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좀 있던데 난 시구레가 그렇게까진 안했을 것 같아..본편에서는 애증으로 맛가서 그랬던 거고 첨부터 아키토를 옆에 끼고 살 수 있으면 굳이 괴롭히거나 학대하진 않고 사랑을 퍼붓는 쪽이었을 것 같은데. 아키토를 꼭 끼고 살면서 사랑을 쏟아붓고 본편에서 했던 것처럼 현란한 말빨로 후려서 아키토가 자기한테 빠지게 만들었을 것 같아
근데 아키토가 다른 남자한테 관심을 보이거나 반항하거나 시구레에게서 벗어나려고 하면 와장창 무너질 평화이긴 해ㅠ
시구레는 아키토를 어디다 가둬놓고 폭언이나 신체적인 학대를 하는 쪽보단 오히려 부족한 거 없이 잘해주고 상냥하게 대해서 아키토가 자기 말을 듣는 게 편하다고 체념하도록 유도하는 쪽일 것 같은데..
아예 사회생활도 못하게 하고 가둬두기만 하면 오히려 그 생활이 얼마 못 갈테니 학교는 보내는데 방과후 활동이나 연애 같은 건 절대 못하게 하고 운전사가 차 태워 데려갔다가 칼 같이 데리고 오게 하고, 취직은 생각도 못하게 하고 소마 가문에 잡아두었을 듯.. 적어도 아키토가 시구레를 자유롭게 둔 것처럼은 절대 안해줄 것 같아(시구레는 학창시절도 즐기고 대학도 나오고 어엿한 직업을 갖고 사회생활을 하고 연애도 하고 독립해서 살고 했잖아)
성인이 된 아키토가 진짜로 사랑하는 남자가 생겨서 결혼하고 싶어하고 시구레한테서 벗어나려고 하면 장르가 바뀔 것 같긴 함...ㅠㅠ
글 고마워! 넘 재미땈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