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들 커플의 매력에 대해서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장문의 글을 써주었기 때문에 모두 인정하리라 믿어.
물론 싫어하는 사람들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고.
호불호가 극도로 갈리는 캐릭터 & 커플임에는 틀림없으니까.
영어권에서도 참 인기가 많은 모양인지, 유튜브에 팬뮤비도 많이 올라와 있더라고.
팬뮤비만 보면 얘네들이 메인 커플인 것처럼 보일 정도야.
물론 그쪽에서도 찬반양론이 많은지 댓글에서 토론이 일어난 것도 봤어.
그럼에도 대다수 의견이 '아키토는 용서할 수 없지만 이들 커플이 매력적인 건 인정한다' 이게 주류를 이룬 것 같아.
사실 얘네들 관계가 워낙 애증혐관이다 보니 매니아들을 양성할 만도 하지.
일본에서나 영어권에서나 매니아들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느꼈어.
트위터에서 얘네들 팬아트만 전문으로 그리는 사람도 봤어.
영어 팬픽에서도 얘네들 관계(!) 100 smut 목표로 쓰는 사람도 봤고...
(장소랑 상황을 바꿔가면서... 물론 나름 스토리랑 디테일 탄탄하게 썼더라고...)
사실 해외 2차 창작 대부분이 얘네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더라.
개중에는 굉장히 퀄리티 높은 작품도 있어서 감탄했어. 19금 포함해서 말이지.
그 중 기억에 남는 작품 하나를 예로 들자면...
둘의 첫 관계를 소재로 다룬 팬픽소설인데...
(아키토가 첫 관계를 맺은 상대가 시구레라는 전제 하에...)
아마 아키토가 10대 중후반, 시구레가 20대 초중반이라는 설정일 거야.
근데 시구레 이놈이 잠자리하면서도 밀당하는 걸 정말 그럴 듯하게 묘사했더라고.
원한 건 본인인데 아키토가 먼저 원한 것처럼 교묘하게 상황을 조성해..
ex : 시구레 쪽에서 먼저 키스하지 않는다. 아키토가 선택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얼굴을 가까이 하고는 아키토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ex : "아까 그건 뭐야?' "뭔지는 해 보면 알겠죠. 물론 아키토 상이 원한다면 말입니다."
시구레의 의도는 애정행위라기보다는 각인 내지는 확인이라는 느낌이 강해.
(물론 좋아한다는 말은 절대 안 하지.)
하여간 둘이서 처음 하고 나서...
시구레가 돌아간 후 아키토가 겪는 혼란, 갈등 이런 심리 묘사가 압권이야.
그게... 시구레가 싫다거나 그 행위가 싫어서가 아니라...
여성으로서의 성 정체성을 그런 식으로 드러내 보였다는 데 대한 당혹감, 모멸감, 혼란 이런 심리야.
그건 결코 남녀관계가 아니라고 애써 정당화해.
그걸 인정하게 되면 신과 십이지 상하관계가 무너지는 걸 두려워하는 거지.
그리고 그날 이후로 아키토가 계속 시구레를 문전박대해서 시구레가 슬슬 애가 타지.
그러던 중, 그 일을 눈치챈 하토리가 한 소리하지. 너 아키토 몸에 손 댔냐고...
시구레는 부정 안 하지. 자세히 말하진 않지만 그래도 숨기진 않아.
하토리가 기가 차서 너무 아키토 몰아붙이지 말라고 잔소리하지만 시구레는 늘 그러듯 자기 입장을 합리화하지.
그 후, 어찌어찌해서 근 한 달만에 다시 만나서 또... (이하 생략)
굉장히 에로틱하고 관능적으로 다가왔어.
영화 <색계>가 생각나기도 했어. 그 영화에서 두 남녀가 서로 속마음을 숨긴 채 관계하는 게 굉장히 매혹적이었거든.
하여간 시구레 x 아키토로 2차 창작 잘 쓰면 고품격 성인로맨스 작품 한 편 나오는구나 싶었어.
나 사실 후르바 크게 안좋아하는데 넘 맛있다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