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Q. 극락왕생의 2부가 타 플랫폼에서 연재된다는 소식을 모두 들으셨을 텐데요. 작품을 타 플랫폼으로 옮기신 이유가 있을까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웹툰 IP의 가능성이 주목받으면서 <극락왕생>에도 새로운 기회가 많이 찾아왔어요. 그 과정에서 더 큰 무대에서 도전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고요. 작가로서는 딜리헙에서의 연재를 고수하고 싶었지만, 사업가로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었어요. 과거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 사이에서 많은 조언과 오랜 숙고를 거쳐 지금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극락왕생이 이제 딜리헙을 버리고 (웃음) 대형 플랫폼으로 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절대 그렇지 않고, 오히려 반대예요! 저는 사실 있던 자리에서 계속 뭉개고 싶었거든요. 그때는 원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독립 연재의 안락함에서 도저히 벗어나고 싶지가 않았어요. 겁이 많이 났죠. 그렇게 게으름을 피우던 저에게 ‘왜 지금이 바로 대형 플랫폼으로 옮겨야 할 타이밍인지’ 역으로 열렬히 설득해주신 게 딜리헙 박유진 대표님이세요. 오픈 플랫폼의 진정한 역할은 ‘인큐베이터’라고요. 자기 스스로 작품에 주권을 가지는 경험을 통해 충분히 성장한 작가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이 펼쳐지고, 그중에는 저처럼 확장을 택하는 작가도 있겠죠. 처음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최선의 조언을 해주는 딜리헙팀에게 항상 고마워요.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고, 아직도 배우고 있어요.

작품이 한 단계 범위를 넓혀야 하는 타이밍이라는 딜리헙 대표님의 말씀에는 크게 공감해요. 동시에 여러 가지 우려를 표해주시는 분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요. 그러나 딜리헙과의 윈윈 관계가 여전히 견고하게 지속되는 것처럼, 형태를 바꾸고 전략을 달리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어요. 그것이 독립 연재 이후에 어떻게 이어지는지, ‘반짝하는 성공 사례’ 이후를 보여주는 케이스가 되고 싶어요. 상징은 잠깐이지만 삶은 이어지고,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니까요.

Q. 그렇다면 극락왕생이 대형 플랫폼으로 옮기는 것이 독립 연재의 한계를 뜻하는 걸까요? 

제가 의견을 보태기에 가장 무의미한 우려 같아요. 우선, 작품을 둘러싼 전략이라는 건 한번 수립되고 끝나는 게 아니죠. 시장이 유동성을 가지고 있는 이상 작품도 계속해서 바뀌고 움직여야 해요. 오픈 플랫폼에서‘만’ vs 대형 플랫폼에서‘만’이라는 극단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작품을 자유롭게 순환시킬 수 있어야 해요. 우리의 콘텐츠 생태계에 독립 연재가 가능한 오픈 플랫폼을 끼워넣는 일이 중요한 것은 그 때문이죠. <극락왕생>처럼 오픈 플랫폼에서 IP의 가치를 키우고 회사의 위치에서 플랫폼을 선택하여 계약하는 케이스도 있겠지만, 반대로 대형 플랫폼에서 어느 정도 충성도 높은 팬덤을 확보한 이후엔 오픈 플랫폼 연재가 수수료 면에서나 팬덤 관리의 자율도 면에서나 이득인 경우도 있어요. 유튜브가 그런 방식이 이점인 대표적인 오픈 플랫폼이고요.

플랫폼이 제공하는 것은 매출만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오픈 플랫폼이 작가에게 제공하는 ‘경험’과 대형 플랫폼이 제공하는 ‘경험’의 성질이 완전히 다르다는 데 있지요. 자기가 축적하고픈 경험을 중심으로 작품의 방향성을 스스로 선택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남의 사례를 보고 너무 빨리 내 결정을 서두르지 말고요. 

Q. 앞으로 기대하시는 부분은 어떤 부분일까요?

<극락왕생>은 앞으로 재편집, 컬러화를 거쳐 새롭게 연재되는데요. 매우 좁은 타겟층을 대상으로 안전지대에서 연재되던 만화가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공간에서 진입 장벽의 제한 없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걱정도 되고 기대도 돼요. 무엇보다 흑백 만화에 편당 가격도 비싼 기존의 <극락왕생>은 청소년들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만화였는데, 작품 개편을 통해 청소년 독자님들이 보시기에 더 쉬운 만화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진입 장벽을 낮춰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한 것도 청소년 독자님들 댓글이나 감상이 많아지면서부터예요. 작가로서의 고집도 중요하겠지만, 시대의 부름에 응하는 자세는 더욱 중요하겠죠.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일단 할 수 있는 안에서는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안 될 거 같아요. (웃음)

더 읽기 https://kr.dillyhub.com/page/1469
  • tory_1 2021.11.29 20:48
    오 딜리헙 대표가 제안한 거였구나
  • tory_2 2021.11.29 22:07
    난 근데 계속 딜리헙에서 몇만원 결제했는데 완결도 안내고 옮기시다니...허탈하긴 함..ㅋㅋ또 새로운 곳에서 결제하라니ㅜㅜ
  • tory_3 2021.11.29 22:15
    222 내가 딱 이 기분ㅠ 흑흑 비싸서 또 모을순 없고 1부랑 2부 사혼의 구슬 돼버렸네
  • tory_4 2021.11.29 22:20

    난 딜리헙도 못 믿어서 종이책만 샀다... 그럼 흑백 종이책도 앞으로 안나오고 컬러로 다시 나오는 건가? 작가 본인한텐 좋은 일이고 축하받을 일이지만 독자들의 플랫폼 신뢰도는 떨어질 거 같은데 괜찮은건가. 난 이제 더더욱 저기서 연재물 결제해 볼일은 없겠다 싶은데...

  • tory_3 2021.11.30 02:29
    222 발판 삼게되는 플랫폼이란 선언이라면ㅠㅠ 찍먹용이라는건데 그럼 이제 저기서 결제 꺼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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