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보자마자 7천원에 볼륨이 엄청 두꺼워서. 이번 권으로 괴물 소년이 벌이는 게임 에피소드가 끝나려나? 했는데
아쉽게도 본편 진행은 다음권으로 넘어가는 것 같고, 뒤에 다른 에피소드 짧은 살해 사건이 하나 부록처럼 실려 있음.
본편은 설상가상이고 점입가경. 설명 불가능. 직접 봐야 함.
다만 지난번 권에서 아오키의 조카 마이가 위험에 빠질까 봐 불안불안했는데
다행히도 큰 부상 없이 목숨을 건졌다는 것만은 알게 되어서 한시름 놓았어.
그런데 마냥 다행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마이가 무사했던 이유가... 악과 폭력의 힘에 의해서.
"1억명 중 1명은 마더 테레사도 태어날 수 있고, 1억명 중 1명은 히틀러도 태어날 수 있다"
마이의 안전을 위해 괴물 소년의 위탁 양육을 당장 그만두라고, 마키가 아오키에게 소리지르면서 하는 말인데
정말 씁쓸하고 흑백논리로 딱 갈라 단정지을 수 없는 인간의 악행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더라.
괴물도 사이비의 엄청난 피해자였는데, 그럼 피해자라고 다 괴물이 되나? 그건 아니니까
그런데 살해당한 사람들의 뇌 스캔 결과, 괴물이 유년기에 입은 피해가 보통 피해가 아님을 알게 됨.
괴물 소년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였고 그가 가해한 행위도 뇌파 조종 수준으로 트랜스 상태에서 벌인 일.
형법상 책임이 없어서 격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 대상.
피해자가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애매해지는 상황이라
여러모로 논란이 될 만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
무거운 이야기를 접어두고 작품 내 포인트를 살펴보자면
제9연구실 팀의 현재 팀원들의 분위기가 예전보다 덜 경직된 거 같아서 좋음.
그래서 약간 방정맞은 구석도 있고, 철야할 때 갑질하는 상사 FXXX YOU 같은 힙합 노래를 틀어놓고 일함.
마키가 이번 권에서 또 두 번쯤 폭발해서 성질 부리는데
이제 그걸 진심으로 무서워하는 사람은 오카베나 아오키(영상통화) 정도밖에 없는 거 같고
다른 직원들은 얼긴 하지만 약간 티꺼워하는 기미가 보임.
늘 생각하지만 이 작품 나와주는 건 고마운데...
1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었어야 함.
그 당시에는 여운이 정말 엄청나고 완벽했고,
연출과 전개 마무리 방향으로 봤을 때는
내가 작가라면 딱 거기서 끝내고 싶을 만큼 정리가 잘돼 있었음.
그 후 시즌 제로라고 해서 스즈키하고 프리퀄 외전만 조금 보여주고 정리할 줄 알았지, 아예 속편이 될 줄 누가 알았나...
에피소드 방식이라 연재 장기화된다고 해서 서사가 무너지고 그럴 일은 없으니 그나마 다행인데...아쉽긴 해.
1부에선 개별 에피소드 외에 서사의 큰 줄기 에스컬레이션 구성이 있었는데 (반정부 세력, 카이누마의 망령, 스즈키와 유키코 등)
시즌제로에서는 그게 잘 안 보여서...그냥 개별 에피소드만 나열하다가 작가 힘 빠지거나 질리면 완결, 이렇게 되면 어쩌나 해서.
작가가 내후년이면 작가생활 한 지 40년 됨.
작가가 이걸 또 예전과 같은 박수를 받으면서 끝내려면
결말에서 아오키와 분명하게 이어주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생각될 정도...
그러나 달의 아이나 로봇 시리즈 전적을 보건대 그럴 일은 없것지...
그러나 연4회 연재인데 이걸 또 내년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하고 안달내는 사람이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