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다 읽고 나서는 허무했어. 왜 이렇게 느껴지는 걸까? 생각해봤어.
절대 한국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양식과 문화가 범벅된 배경에서 한국식 이름이 나오니까 너무 기묘하더라.
작가분이 못그렸으면 몰라, 표현력도 참 좋으셔서 마치 내가 만화속 배경에 홀린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름답지만 현대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학교와 교복과 소품들.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만화 내부의 국적 정체 모를 요소 하나하나에는 작가의 정성과 그것에 대한 애정마저 느껴지더라.
나쁜건 아니라고 생각해. 대부분의 우리나라 만화가 그럴거야.
그래도 이 정체성 아리까리한 작품이 극장판으로 다시 만들어질 만큼 어마어마한 인기를 받고 있다는게 조금 슬퍼.
고작 만화인데 뭘 그렇게 깊게 파고들어? 재밌게 보고 즐기면 장땡이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 거의 그렇게 생각하며 만화를 볼거야.
그래도 따뜻하고 애틋하고 동화같은, 하지만 문화의 기준이 정확히 잡히지 않은
애매하게 짬뽕된 이런 국적모를 만화들을 계속 보다보니까
나 자신의 문화에 대한 정체성도 애매해지는 느낌?
문화는 결국 역사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해.
그 나라의 역사가 흐려지면 그 나라의 정체성도 흐려지고..
그래서 난 이 작품을 올곧은 눈으로 볼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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