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쌍공 레인은 좀 관심 밖 캐릭터인 것 같음. 어릴 땐 막연히 대부분 캐릭터가 파인, 레인이라고 부르고 햇님 나라 어머님이 적발 적안이고 파인도 어머님과 같은 적발 적안이라 약간 아쉬웠단 말이야. 대체로 애니에서 부모님과의 관계성을 강조해줄 때 여아용 주인공들은 엄마와의 관계성을 강조해주는 경우가 많으니까(소년 만화의 경우 반대로 아빠와 남주와의 관계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고) 난 어릴 때 피치핏치 음파, 노엘 프리큐어 큐어 화이트 웨딩피치 릴리 등 대체로 파란 속성의 여캐들이 최애였고 레인의 색감 외형 모두 너무 내 취향이라서 좋아하게 된 것도 있지만 파인은 누가 봐도 외형이 햇님나라 공주인 반면 레인은 애니 설정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일곱 나라 중 어느 나라 공주인 것 같냐고 물어본다면 망설이지 않고 '물방울 나라'를 고를 만큼 캐디에 물 속성이 강해서 햇님 나라에 겉도는 것 같아서 서운했어. 그렇다고 출생의 비밀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래도 그냥 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가 하고 어릴 땐 넘어갔는데 어떤 분이 번역한 신쌍공 디테일북 부분을 보고 그냥 레인은 관심밖에 캐릭터라고 느껴졌어.
https://nyang-sul2.postype.com/post/8345486
<디테일북 번역, 원본>
나톨이 그렇게 느낀 부분은 디테일북1 63p 레인의 영어철자가 원래 Rain이었지만 Rein으로 변경되었다는 부분이었는데, “원래 당연히 날씨의 비라고 생각했지만, 비에서 올 수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철자를 변경했다. 레인이 비의 여자라는 설정으로 씨앗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생각했지만 역시 그만두었다.”라고 적혀있어. 이 말은 처음에는 당연히 날씨의 비를 생각해서 파란색이 메인 컬러인 'Rain'을 생각했지만, 햇님 나라의 공주라는 특성상 부정적일 수 있어 'Rein'으로 바꿨다는 건데......ㅋㅋㅋㅋㅋㅋ 난 이 부분이 너무 어이가 없는 거야. 레인의 쌍둥이인 fine은 많은 뜻이 있지만, 그 중 '맑은' '비가 안 오는'이라는 의미가 있잖아. 근데 파인(작품의 메인 주인공)의 쌍둥이인 레인은 그녀와 반대 속성인 '비'를 테마로 했지만 햇님나라와 반대되는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어서 바꿨다. 레인이 조력자 캐라면 모를까 레인도 파인과 같은 메인 주인공이면서 이렇게 쉽게 바꾸었다는 사실이 2순위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었던 것 같아. 그렇다고 Rein에 엄청나게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굿즈에서도 Rein이 아닌, Rain으로 표기된 경우도 있어. 초반에 설정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었던 때 만든 굿즈라 그런 게 아니라 비교적 최근에 나왔던 2011년 굿즈에도 ‘Princess Rain’이라고 표기되어 있어.(특이한 철자면 제작자 측에서 강조해줘야 했던 거 아닌가 싶고......)
<피규어 박스 사진>
그리고 위에 언급된 '비의 여자라서 씨앗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생각했었다'라는 에피소드 대신 뭐가 추가됐을까? 정확히는 내가 제작진이 아니라서 모르겠지만 씨앗 나라가 가뭄 때문에 힘들어하는 에피소드인 12화 '씨앗 나라 작으니까 힘들어'인 파인 중심 에피가 있어. (글만 보면 내가 파인을 싫어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참고로 나톨은 어릴 때 원숭이 파인을 너무 사랑했어서 이 에피소드를 너무 좋아했고 원숭이 버전 드레스업 파인도 보고 싶었어. 말랑 뽀짝 2등신 파인 너무 귀엽고 ‘원숭이’라는 동물이 파인이랑 너무 찰떡인 것 같아서. 그냥 몇 개 없는 레인 중심 에피가 왜 바꿨는지도 모르겠는 설정을 바꾸면서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너무 화가 나서 덧붙인 거야.)
사실 내가 이 작품을 봤었을 때가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쯤이어서 영어도 몰랐고(어린애가 파인이 맑음이고 레인이 비라는 걸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알겠어~!) 어린아이 입장에서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사실 레인이 2순위였다는 사실은 애니를 보면서 충분히 느꼈던 부분이야.
예를 들어 무인편 아이케치에서 레인만 모션이 없고, 1기 2쿨 엔딩이 파인의 눈에서 햇님나라의 문양이 나오면서 시작되고(이게 어릴 때 진짜 기분 나빴는데 둘 다 햇님 나라 공주고 투탑 주인공인데 파인의 눈에서 햇님 나라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문양이 나온다는 건 파인을 작품의 주요 테마인 햇님 땅땅! 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상했었어.) 등장인물의 대부분이 파인, 레인이라고 부르고, 후반부로 갈수록 레인 분량 적어지는 등등 어릴 때 애니 보면서 너무 속상했어.
위에 어릴 때 서운했던 것과는 별개로 이건 덕질하면서 알게 된 서운한 점인데 파인은 작중 내내 먹을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 강조한 반면, 레인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꽃을 좋아한다는 것은 강조하지 않았다는 점이야. 위와 같이 레인이 꽃을 엄청 좋아한다는 것은 15화 엘자 왕비님이 정원에 꽃이 피었다며 잠꾸러기 레인을 깨우는 부분을 보면 알 수 있어. 성인들은 이런 언급 하나만으로도 이 캐릭터가 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아동 애니는 아동 애니인 만큼 어린아이도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여러 번 언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파인이 옆에서 과자를 먹고 있을 때 레인에 작은 화분에 물을 준다 던가 하는 식으로. 하지만 레인이 꽃을 좋아한다는 설정은 어린 내가 봤을 때 바로 캐치하기 힘들었고,(이건 사람마다 다를 거라고 생각해) 1기, 2기 모두 꽃 관련 에피소드가 존재하지만, 모두 파인 중심 에피소드야.(내가 기억하기로는 그런데 합법적인 방법으론 애니를 볼 수 없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어ㅠ 아니면 알려줘!)
지금 보면 설정부터 2순위였기 때문에 작품 내적으로 취급이 별로였나 싶어.ㅠㅠ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정설로 받아들이진 말아줘! 정말 캐릭터 좋아서 파기 시작했다가 장르에 정 털려서 탈덕한 경우는 이게 처음인 것 같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