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승급 시험 에피소드와 애니 특별편으로 제작됐던 코마키 커플이야기를 제일 좋아해ㅠ
애니에선 승진시험 에피소드가 데즈카 사토시의 폭로와 관련되서 나오잖아?
카사하라가 도조를 의식해서 뻘짓하는걸 굉장히 크게 다뤄서(아 물론 중요한 내용이긴해.) 승진시험은 걍 살짝 지나가는 정도로만 나오고.
근데 사실 원작에선 데즈카 사토시의 편지에 이어지는 에피소드는 특별편 도입부로 나왔던 치한 에피소드거든ㅠ
시간 상으로 따지면 마리에와 레인트리의 나라 에피소드는 2권인 내란에서 벌어진 일이고,
카사하라 사문회 에피소드로 이어지는 스나가화의 리뷰이야기도 사실 마리에와 코마키가 연인이 되고 난 후였어.
마리에가 그 리뷰를 읽고 코마키에게 전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그리고 사문회를 거쳐 데즈카 사토시 일이 터지고 카사하라가 왕자님의 정체를 알고 도조를 집어 던지고 난 후의 일이 바로 치한 에피소드.
이 이후의 이야기가 바로 승진시험이야.
즉 흐름상으론 마리에 사건 - 카사하라 사문회와 데즈카 사토시 - 치한사건 - 승진시험 이렇게 되는건데...
애니에선 내용을 축소하다보니 데즈카 사토시의 편지 후폭풍과 승진시험을 붙여버리고, 마리에 사건은 아예 특별편으로 따로 빼버렸지.
그것도 치한사건을 도입부로 사용하고 나서 레인트리의 나라 이야기를 했고....
난 코마키-마리에 커플 에피소드를 굉장히 좋아하거든.
마리에가 겪은 세번의 실연에 대한 묘사도 좋아하고,
코마키가 청문을 당할때 정론은 마리에의 편이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 묘사도 좋아하지만,
솔직히 제일 좋아했던건 코마키의 전 여친이 헤어지자고 하면서 코마키에게 남겼던 말이었어ㅋㅋㅋㅋㅋㅋ
"그 애에게 헌신하는 당신을 존경하고 싶었지만 나에게는 역시 무리였나봐. 어째서 당신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계속 생각했어.
중학생에게 질투하다니 우스운 것 같아? 하지만 당신은 오로지 그 애만 보고 있으니까 자꾸 상상이 되는걸.
그 애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당신은 언제든 그 애를 우선시 하겠지. 앞으로도 계속. 설령 우리들이 결혼한다고 해도 계속.
어린애라고 여기면서 쉽게 생각하고 있겠지. 하지만 곧 그애는 예뻐질거야.
나로서도 무리야. 앞으로 점점 아름다워질 그 애를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당신이 나보다 우선시한다면 나는 견딜 수 없는걸.
장애가 있으니까 어쩔 수 없어, 가엾으니까, 그런 생각은 못하겠어. 장애가 있든 없든 그 애는 나에게는 사랑을 두고 다투는 상대이고, 내가 더 처지는 상황인걸.
어디 한번 보라고, 앞으로 3년이야.
앞으로 3년만 지나면 당신도 그 애가 어린애로는 보이지 않아서 곤란해질 테니까."
헤어질때 들었던 말은 정확한 저주처럼 시간을 재고 있었던 것 같다.
이 말 읽고 코마키 전 여친한테 반했다고ㅋㅋㅋㅋㅋㅋ
애니에선 단순히 앞으로 3년이 지나면 당신은 그애가 아이로 보이지 않아서 곤란해 질거야, 하고 축소해서 아쉽지만
저 긴 말을 다 가져올 수 는 없었을테니까.
그 애는 사랑을 다투는 상대이고 내가 더 쳐지는 상황이라고 첨가해줬으면 더 좋았을거 같지만 그정도는 이해하니까ㅠ
(근데 솔직히 전여친의 저 발언이 없었다면 코마키가 마리에를 의식할 일은 없었을거 같ㅋㅋㅋㅋ)
이 에피 끝나고 스나가와 리뷰와 사문회 에피로 이어지는데 그게 또 포인트인게ㅋㅋㅋㅋ
도조가 코마키를 마리에한테 맹목적이라고 놀리다가 반격당하고 종국에는
"녀석이 좋아하는 건 녀석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5년 전의 삼정이지 내가 아냐!"
라면서 자ㅋ폭ㅋ
(그리고 카사하라한테 그런 말까지 들었냐며 불쌍하다는 눈으로 쳐다보는 코마키ㅋㅋㅋ)
이 시점에서 도조는 이미 카사하라한테 마음 있었다에 한표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치한 에피소드...
화내는 코마키가 진짜 좋아서ㅠㅠㅠ(냉정한듯 하면서 코마키는 의외로 참 화를 많이 내는 인물ㅋㅋㅋㅋㅋㅋ 카사하라가 싸움을 잘한다고 겐다, 도조, 코마키, 시바사키 순으로 언급하는게 이해가 됨ㅋㅋㅋㅋㅋ)
치한을 겪은 마리에가 패닉에 빠지고 팔 둘러달라 했을때
'처음으로' 마리에를 껴안아보고 이렇게 가냘픈데 정말 소중하게 여겨줘야하는데, 하고 새삼 깨닫고 분노게이지 차오르는 모습도 좋고,
도조-코마키 콤비의 역할이 바뀐것도 좋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늘 그녀에게 일부러 끼고 있으라고 했어. 그 애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 보청기를 끼고 있다는 것도, 귀가 안 좋다는 것도, 말을 거의 못한다는 것도 알고서 한 짓이지?"
"그녀도 똑같다고 생각했지? 똑같이 그녀도 말하는 데에 소극적인 약자라고 생각했지? 그 애와 똑같은 짓을 해도 성공할 줄 알았지? 그리고 저항하지 못한 그 애에게는 더욱 지독한 짓을 했지?"
"그 애를 발견했을 떄 무슨 생각을 했어? 자신의 기분풀이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여자애한테는 무슨짓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죽어버려, 너."
이렇게 범인 잡았을때 무섭게 화내는 모습도 좋았고ㅠㅠㅠㅠㅠ내가 코마키를 좋아해서 이 에피소드가 아쉬운게 커ㅠㅠ
하지만 이 에피소드가 아쉬워지는건 코마키뿐만이 아니라,
위에 언급했다 시피 이 에피소드가 원래는 데즈카 사토시의 편지를 받고나서 바로 벌어지는 에피소드라는 점이야.
애니에선 편지를 받고나서 바로 승진시험 에피소드로 넘어가서, 카사하라의 좌충우돌 패닉기를 보여줬잖아.
승진시험이 걍 덤이 되어버렸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소설에선 카사하라의 도조 의식기가 치한 에피소드랑 엮이면서, 카사하라가 먼저 정리할 시간을 주거든.
왕자님이 도조교관님이라고?!!?!? 하면서 패닉이 되는게 아니라,
왕자님이 아닌 진짜 도조를 봐달라는 코마키의 말을 듣고 제대로 도조를 의식하기 시작하는걸 보여준단 말이야.
(그리고 코마키의 지금을 도조를 봐주지 않으면 그 녀석도 기운이 안난다는 발언
+ 카사하라의 교관이 왕자가 아니었어도 교관을 좋아하겠느냐는 소리냐는 반문에 코마키가 유례없는 발작을 일으켰다는걸 통해
이미 도조가 카사하라를 상당히 이전부터 의식했고 마음이 있었다는, 사문회 사건때 던젔던 추측표를 확신으로 바꿀 수 있었던 찐토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조도 카사하라의 왕자님 졸업 발언을 통해서
(아직 왕자님 정체를 모르는) 카사하라가 도조교관이 그때 왕자님이었다면 도서대에 들어오고 싶어하지 않았을거란 발언에 도와주고 싶었던 소녀에게서 지금의 자신을 부정당했다는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는 사실,
왕자님 왕자님 언급당할 때마다 비교당하는 것 같아 초조했었고,
그리고 그 여고생한테 지금의 자신을 인정받길 원했다는걸 인정하게 되고.
도조-카사하라 커플한테도 이 에피소드는 나름의 전환점이었단 말이지ㅋㅋㅋ
또 카사하라의 다리를 만진 범인에게 도조가 무섭게 화를내고,
별거 아니라는 카사하라의 말에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하지 말라고 버럭하는 도조의 모습도 볼 수 있는게 바로 이 치한 에피소드ㅠㅠㅠㅠㅠ
하지만 역시 최고를 꼽으라면 승진시험 에피소드!
사실 이 에피소드는 도조의 마음이 더 드러나는 에피소드야ㅋㅋㅋㅋ
주변어른들(feat. 코마키)은 늘 도조가 카사하라를 과보호한다 하는데(테즈카는 이걸 초반에 느끼고 편애한다 생각해서 부룽퉁 했었고ㅋ)
정작 도조 본인은 카사하라가 부족하고 그러니까 당연한거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해왔는데....
그런데 승진시험은 도조가 자신이 카사하라를 과보호해왔고, 지금의 카사하라를 인정해야한다고 깨닫는 내용이잔잖아.
보면 다들 책읽기 연습하는 중에 카사하라는 츄리닝입고 정원돌아다니고 그러니까 걱정되서 막 잔소리해대고ㅋㅋㅋㅋㅋ
오히려 실기시험이 위험한건 데즈카인데(애들한테 수갑채운 전적도 있는 애들과 상성 극악인 남자),
아이들하고 상성이 맞는 카사하라'만' 걱정해서 혼자 전전긍긍하는걸 보면ㅋㅋㅋㅋㅋ
시험준비에도 이러는데ㅋㅋㅋㅋ 훈련이나 이런거에선 얼마나 더 극성일지ㅋㅋㅋㅋㅋ
도조가 카사하라를 얼마나 과보호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랄까.
(도조의 카사하라 과보호는 테즈카 사토시가 왕자님 아웃팅한 편지때문에 벌어진 일에서도 매우 잘보이는게ㅋㅋㅋㅋ
레스토랑비용 돌려줬다고 보고하는데 도조는 카사하라가 왕자님 정체때문에 울어서 퉁퉁 부은걸 테즈카 사토시가 보낸 편지랑 연관시켜서ㅋㅋㅋㅋㅋㅋㅋ
그 자식이 편지에 대체 무슨 소릴 했길래!!!!! 하면서 편지 내놓으라고 난리침ㅋㅋㅋㅋ
코마키가 사적인 내용일수도 있다고 달래는데도 막무가내로 사적인걸로도 사람 흔들었을수 있다며 꼭 봐야겠다고 편지 뺏으려다가 결국 카사하라한테 던져지는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정작 카사하라는 실기시험을 훌륭하게 통과했어.
남들이 다 책읽고 있을때, 자기의 특기를 살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를 준비하고 그 결과 실기시험은 최고수준이었고.
처음 만났을때 카사하라는 고등학생이었고, 도조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었잖아.
도서대원이 되어서도 카사하라는 미숙하고 부족해서 늘 꾸중을 듣거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부하였어.
그러다보니 도조는, 카사하라가 왕자님을 만들어낸것처럼, 카사하라에게 그때의 그 도움이 필요했던 학생이란 이미지를 씌워버린거야.
처음 만났던 그 상황, 그 과거에 사로잡혀있었던건 카사하라뿐만이 아니라 도조도 마찬가지였던거야.
아니 어쩌면 카사하라보다도 도조가 그 강박관념이 더 강했을것 같기도 해.
카사하라의 왕자님은 (비록 도조라는 실재 인물이지만) 본인이 만들어낸 환상같은 거를 덕지덕지 붙여놓은거지만,
도조의 그 고교생은 눈앞에 계속 존재한거였으니까.
하지만 카사하라는 점점 성장했어. 언제까지나 아무런 권한도, 힘도 없는 고교생이 아닌거야.
사문회-그로인한 기숙사의 따돌림이나 주변 시선도 포함해서 이겨내고,
테즈카 사토시의 꼬임도 자기가 듣고 판단해서 제대로 거절했지.
거기에 승진시험도 과목의 행운은 따라줬지만 스스로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거뒀어.
카사하라가 왕자님 운운하면서 지금의 도조를 제대로 봐주지 않으면 도조에게 상처가 되는것처럼,
도조도 지금의 카사하라는 지금에 걸맞게 대하지 않으면 실례인거야.
승진에피소드는 단순히 카사하라들이 한등급 승진했다! 이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도조가 보호해줘야하는 학생 카사하라의 이미지를 깨버리는 아주 중요한 사건이었던거야ㅠㅠ
그래도 변함없이 금세 과보호를 하게 되는 스스로에게 짜증이나고, 서둘러 성장하려는 이쿠에게도 초조해진다.
서두르지 마! 하고 가끔 고함을 치고 싶어진다.
온 힘을 다해 힘껏 달리고 싶어하는 주제에 달리는 방향은 어림짐작으로 어긋나서 이내 나뒹굴며 상처투성이가 된다. 그러니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걱정할 수 밖에 없다.
내가 냉정해질 수 없으니까 함부로 달리지 말라고 차라리 말해버리면 편할까 싶었지만, 그 말은 뭔가 일선을 넘어서는 한마디가 될 듯해서 입에 담지도 못할 것 같았다.
그리고 이 대목! 코마키의 언행으로 우리는 도조가 카사하라에게 마음이 있다는걸 짐작하고 있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대목을 보면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 빼박이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많은 톨들이 본책은 전쟁전쟁 별책은 달달달달 이라고 하는데, 별책이 그냥 설탕단지 꿀단지였을 뿐이지 본책의 당도도 아주 낮지는 않아ㅋ
특히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도조 시점의 이야기를 보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카사하라의 좌충우돌 도조 의식기보다 훨씬 훨씬 훨씬 달짝지근한게 간질간질거려서 미칠거 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굉장히 의식의 흐름기법으로 적은거 같은데, 결론은 교관들이 좋다고ㅠㅠㅠㅠ
특히 도조의 마음을 드러내주는 에피 최고라고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