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완결작이야.
나는 임신 성병 몰카 문제가 무섭고 청결하지 못해서? 기본적으로 섹스는 여자한테 손해가 크다는 입장이었고,
당장 남자들한테 섹스 없이 플라토닉한 연애 하자고 했을 때 밥값내고 뭐사주고 돈쓰는 남자 있을까 생각해보면 0이라고 생각되어서 모쏠상태를 아주 정말 오~래 고수하고 있어. 예전에 소개팅을 받아서 몇 번 만났을 때도 결국은 감정의 교류가 안 되거나, 어느 시점에서 실망하는 지점이 백이면 백 발견되었거든.
이 웹툰 주인공은 정말 한국의 보통 연애를 하는 20대 여성이야. 그리고 작가의 실제 경험담이기도 해.
같이 1박2일 펜션여행, 과자꾸러미 보내줌, 택배로 선물 보내줌, 남친이 꽃 줌, 커플링 사 줌, 공주님이라고 애칭 불러 줌, 발마사지 해 줌
가끔 나도 들으면 잠깐 설레는 내용?
가끔은 내가 느낀 답답함도 담겨 있어.
여자로서 다른 남자에게 겪은 일을 토로하면 어느샌가 남친이 내가 아닌 그남자를 두둔하거나
내 의견을 주장하려고 하면 노골적으로 귀찮아하는 티가 나서 입닫고 갑자기 여자인 주인공이 애교부리고 사랑해~ 라고 무마하기 등...
근데 이 웹툰은 여기서 나간 그 이상의 내용도 가감없이 보여줘.
보통 친구들한테는 부끄러워서 절대 말 안 하는...
헤어진 후에 전화로 보복성협박하는 전남친
아무도 없는 동아리실에서 섹스하자고 하는 남친
심야의 공원 놀이터에서 고추만져달라는 남친
자기 똥꼬 빨아달라고 하는 남친
소소하게는 섹스 못하면 주둥아리 튀어나와서 하루종일 부루퉁퉁.
빙빙 돌려묻는게 너 임신한 적 있어? 유두가 왜 갈색이야? 넌 왜 성기 주변보다 먼 곳에 털 나? 남자같애...(자긴 털정리 1도안함)
나는 남자가 인생에서 그닥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이 만화를 보고 그런 생각이 더 강해졌어.
나는 남자랑 얘기하다 보면 공감 1도 안해주고 감정노동같고 솔직히 그 사람이 아니라 그사람과 하는 섹스를 좋아하는 거 같다고 생각하거든. 결국 준다/안준다로 귀결되는 그들의 얄팍한 고민이나 위에 쓴 것처럼 섹스를 제공하지 않을 여자에게 돈을 쓸까 하는 입장.
여기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는데 남친 중 하나가 헤어짐을 고민하다 결국은 가성비를 따져서 연애를 계속하기로 해.
성매매가 1번에 15만원? 인가 그런데 솔직히 일반인의 연애에서 남자가 하루에 15만원이나 매번 쓰는 경우는 드물 테니까.
여주인공도 어느 순간 장거리 연애를 하면서 남자가 꼬박꼬박 보러와서 섹스를 하는데도, 남자가 쓰는 돈에 왕복 교통비까지 더해도 성매매보다는 저렴할 것 같은 계산을 하게 되는...
그리고 보통 내 친구들의 연애상담을 들으면서 답답했던 점이 조금은 이해가 가는 느낌이었어.
지속적으로 남성과 연애하는 사람들은 보통 저런 점 있어도 그냥 대부분 남자란 종족이 그러니까...하면서 계속 사귀어주는 거 같고, 좋든 나쁘든 남자를 예민하게 안 보니 잣대도 관대해지겠구나... 하는?
부끄러운 내용은 다들 익명게시판에 고민상담하고 그걸 보면서 '내남친은 안그러니 난 얼마나 다행인가'(하지만 다른방면에서 문제있을수있음), 아님 다음번에 비슷한 일이 있어도 '더한 사람도 있다던데 이런 것쯤이야 그냥...' 하면서 넘어가는 사례가 많다고 갠적으로는 느끼게 되었어. 그리고 정말 이번 생에서 나에게 연애 결혼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라 발딛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해짐ㅡㅡ
*혹시 여담인데 자기가 남+여 서사의 만화나 웹툰에 중독되어서 고민인 톨들은 이것을 보면 당분간 강제로 탈덕을 할 수 있음.
왜냐면 그전까지는 훈훈하게 보던 장면도 이 웹툰의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엄근진한 얼굴로 예전처럼 볼 수 없게 될 것이야...
나도 한국남녀의 연애의 현실을 보는거같아서 도움이 됐어 남자가 더 필요없어짐 ㅋㅋㄱ 그래서 앞으론 투디연애만 좋아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