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논문 제목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타난 세계관

 - 인물과 사건에 관한 분석적 논의를 중심으로 -




★ 논문의 목적 :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하 '센'으로 표기)>에 나타난 세계관 분석

★ 요약 :
 
 각종 휴머니즘
  - 실명 위기를 맞은 치히로에 대한 하쿠의 ♥

  - 귀신 세계에 갇힌 엄마, 아빠에 대한 치히로의 ♥

  - 용으로 변하여 고통스러워하는 하쿠에 대한 치히로의 신뢰

    - 위 세 가지 등의 사례로 대가를 바라지 않는 휴머니즘 엿볼 수 있음.


 금욕주의
  - 돼지로 변한 치히로의 부모님
 
  - 직원들을 착취하는 유바바
 
  - 보이는 대로 먹어치우는 가오나시

      - 위 세 가지로 '지나친 욕망'의 폐해 엿볼 수 있음.

  - 순진무구한 치히로

  - 소박한 제니바

    - 위 두 가지로 금욕주의적 가능성 엿볼 수 있음.


  자본주의의 모순을 반성하는 생명 사상.

    오물신 → 근대 문명에 대한 철저한 반성 촉구.

    고향인 강을 떠나온 하쿠의 삶 →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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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쯤에서 살펴보는 <센>의 수상경력!

 제 25 회 일본 아카데미상 (2002) 최우수 작품상
 제 16 회 씨네키드 영화제 (2002) 심사위원상
 제 28 회 LA비평가협회상 (2002) 애니메이션상
 제 67 회 뉴욕비평가협회상 (2002) 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
 제 3 회 전주국제영화제 (2002) JIFF 최고인기상
 제 52 회 베를린국제영화제 (2002) 금곰상
 제 75 회 미국 아카데이 미상식 (2003)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

 etc...

 미국시장 비롯하여 300억 엔 이상 수익.
 (제작비 : 20억 엔)

  + 모노노케 히메 (97년작)의 흥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한

  철저한 반성으로.. <센>의 경우 더욱 다채로운 서사방법과 막대한 제작비 동원

  되었다는 견해가 많음.

  ** <센>은 미야자키의 그 어떤 작품보다도 인물들이 다양하며 입체적이라는 평가 받음.


  *** 나냔은 <모노노케히메> 참 좋아하는데 흥행이 잘 안 되었다는 점에서 놀람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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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론 읽다가

  "인물이란 용어는 이야기의 한 구성요소이지

  실제적 인간을 가리키는 단어는 아니다,."

  라는 말이 참 와닿는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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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의 세계관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자 함.

  (1) 존재 왜곡을 치유하는 휴머니즘
 
  (2) 공생 공존을 지향하는 금욕주의

  (3) 근대 문명을 반성하는 새명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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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존재 왜곡을 치유하는 휴머니즘

  1. 실명(=이름을 잃어버림) 위기에 놓은 치히로에 대한 하쿠의 조력

    제목이 참 독특하다.

  우선 한국어로 풀이된 제목을 보면, 작품의 주인공이 두 명인 것처럼 보인다.

  (*** 나냔도 모를 때, '센'하고 '치히로'가 사라졌다고 생각했음 ㅋㅋㅋ)

  여기엔 이름 자체의 의미망을 강조하고자 한 감독의 """"면밀한 의도"""" 가 숨어 있었다.

  즉, 이름이 바뀌면 존재의 의미 역시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설정이다.

  이 작품을 "자기 이름 찾기의 성장담"으로 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왜곡된 이름을 사용하던 주인공이 실제적 이름을 잊지 않음으로써
 
  존재의 원형을 회복하여 인간 세계로 무사히 귀환하게 된다는 서사의 골격은 설득력을 지닌다.

  존재에 대한 올바른 명명을 통하여,

  그 존재의 실존을 보장해 주는 일이야말로 """"휴머니즘""""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한국어 제목에는 없지만,

  일본어 원젱제 "神隠"은 묘한 의미가 있다.

  [神隠 란....]

    요괴, 유령이 무엇을 숨긴다는 것.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인간' 에 의해 일어난 게 아닌,

  신의 뜻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다.



  또한 영문제목 Spirited Away 와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神隠 의 의미를 좀 더 파악해볼 수 있다.

  *** 센과 치히로 음반 구입했을 때, Spirited Away 란 말이 왜 붙었을까 싶었는데 이런 이유가 ㄷㄷ





 하쿠는 이름을 잃어버린 채 돌아가지 못하는 자신의 삶이 지닌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하면서 치히로에게 소중한 당부의 말을 한다.

 

 하쿠 : 유바바는 누구든 이름을 뺏어서 지배해.

          센인척하고 진짜 이름은 숨겨.

 치히로 : 본명을 거의 뺴앗길 뻔 했어.

 하쿠 : 이름을 뺏기면 돌아가는 길을 모르게 돼.

          난 아무리 해도 생각이 안 나.


  이런 하쿠 조언에는 진정성이 있다.

 치히로가 자신의 일므을 잃지 않고 무사히 인간 세계로 귀환하여

 원래 삶을 회복하게 되는 것은 '하쿠'의 헌신적인 도움' 덕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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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존재 왜곡을 치유하는 휴머니즘 - 2

 2. 귀신 세계에 빠진 부모를 향한 치히로의 효심.


  작품에서 가장 먼저 존재 원형이 훼손된 것 = 치히로의 엄마, 아빠.

    (이유 : 유야 식당에 있는 음식 마구 먹었다가 마법에 걸려 돼지가 됨.)

 
  '늪의 바닥' 역으로 가서 제니바를 만나고 돌아온 치히로는

  생쥐 보우와 파리새를 데리고 유야에 도착하고

  유아의 뜰에는 열두 마리의 돼지가 나타난다.


  하쿠는 치히로의 부모님을 원래대로 만들어달라 하지만

 유바바는 게임의 규칙을 내세워, 열두 마리 돼지 중  부모님을 못 찾으면

 영영 찾을 수 없다고 한다.

 
  놀랍게도 치히로는 이 대목에서 엄마 아빠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데

 그에 관해선 정확한 설명이 전혀 나와있지 않다.

 하지만 "역시 ♥"의 힘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 나도 이게 궁금했었어ㅋㅋㅋ



  그러나!! 이 부분에 나타난 치히로의 행동은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

 즉 그가 다른 돼지에 대한 구원을 고민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 아니 왜죠... 왜 다른 돼지 구원을 고민해야하는거죠;;


  부모에게 줄 경단까지 하쿠와 가오나시에게 먹였던 치히로가

 왜 고통 받는 다른 이들에 대하여 구원의 손길을 펼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다른 열 마리의 돼지 역시 모두 원래는 사람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히로의 이러한 행동은 잘 납득되지 않는다.

 특히 이 행동이 작품의 결론 부분에 존재하는 사실을 두고보면 다소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 음... 이런 생각을 난 해본 적이 없어서 읽다가 좀 당황함.


  그러나 치히로의 사랑이 가족중심주의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은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ex - 하쿠, 가오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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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존재 왜곡을 치유하는 휴머니즘 - 3

 3. 용으로 변한 하쿠에 대한 치히로의 신뢰

  치히로는 하쿠를 살리기 위해 또 다른 모험을 감행한다.

 그 모험은 하쿠를 살리기 위해 귀환 차편이 없는 "제니바"의 집을 찾아가는 것이다.

 치히로는 그 길이 돌아올 수 없는 위험한 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오로지 하쿠를 구원하기 위해서 길을 떠나는데

 여기에서 죽음을 무릅쓴 휴머니즘과 사랑의 진정성을 읽을 수 있다.

 *** 차편이 없다는건... 그 때 철로가 한쪽 방향밖에 없어서 그런건가..
    뱅글뱅글 도는 줄 알았는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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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존재 왜곡을 치유하는 휴머니즘 - 4

 4. 가오나시에 대한 치히로의 연민

  가오나시는 그 한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얼굴 없는 괴물' 이다.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타자에 빙의되어

 타자의 목소리를 낸다.

 소통의 기능을 상실한 그는 다른 신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유야 주변을 배회할 뿐이었다.

 허나, 그런 그의 모습은 이름을 빼앗길 위기에 놓은 치히로에게 동병상련의 정서를 불러일으켰다.



 가오나시 : 금 원래? 너 말곤 안 주기로 했어. 이리 와. 뭘 갖고 싶어? 말해봐.

    가오나시는 그런 치히로의 따뜻하고 순수한 접대에 감동한다.

 가오나시의 이러한 애정공세에도 불구,

 치히로가 아무런 욕망을 보이지 않는다.

 이는 순진무구한 동심으로 인해 세속적 욕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직 그녀의 꿈은 부모님과 함께 이곳을 탈출하여 이사할 집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단지 그녀는 가오나시에게 인간적 도움을 주고 싶었을 뿐, 어떤 목적이 있어서 행동한 게 아니다.

 치히로는 결국 오물신이 선물한 경단의 나머지를 가오나시에게 먹이기로 결심하고 이를 행동에 옮긴다.

 

  사실 그녀가 경단 일부를 남겨둔 것은, 부모님을 생각했기 때문.

 그토록 소중한 경단을 남김없이 가오나시에게 준 것은 그만큼 그의 상황이 위급했기 때문.

 이런 행동은 가족이라는 1차 집단을 초월하는 박애주의적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끝으로, 온순해진 가오나시가 치히로와 함께 제니바의 집으로 간 것은

 치히로가 행한 휴머니즘에 감동했기 때문이다.



 (★  (1) 존재 왜곡을 치유하는 휴머니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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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 공존을 지향하는 금욕주의>
 1. 엄마 아빠가 지닌 식욕의 비극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은 인간의 과도한 욕망을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후기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은 욕망을 제대로 제어할 수 없는 '존재'라는 비극적 사실을 환기시킨다.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하 '<센>'으로 표기)>에서

  가장 먼저 형상화한 것은 """ 식욕의 문제 """" 다.


  식욕과 성욕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망이자,

 다른 다양하고 부수적인 욕망의 근간을 이룬다.

 이런 원초적이며 육체적인 욕망조차 제대로 다스리지 못할 때!

 주체는 '동물의 영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치히로 부모의 모습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진짜... <센> 보면서 엄마 아빠 둘 다 돼지로 변했다는 게 첨 볼 때 너무 충격 ㄷㄷㄷ




 결국 유아의 식당가에서 생긴 치히로 부모의 욕심은 그들을 파멸로 이끈다.

 신들의 음식을 먹어 신들의 세계에 갇히고 만다.

 이상한건, 충분히 배를 채웠음에도 계속 먹는다.

 후기자본주의사회의

  "인간은 욕망과 결핍의 존재, 잉여 쾌락의 존재이기 때문에,

  물건이 넘쳐도 생산을 멈추지 못하듯, 이들은 배가 터질듯이 불러도

  식탐을 제어하지 못한 채 음식이 아닌 먹는 행위 자체에 탐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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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유바바의 과욕과 가오나시의 고독

 유바바 = 마녀.

 그녀는 마법의 힘으로 상대이름을 빼앗아 그를 종속시키고 착취하는 작업을 계속한다.



  마법사에게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덕성은

  스스로의 욕망을 다스릴 수 있는 절제와 자기통제할 수 있으나....

  그녀는 이미 이러한 절제와 자기통제를 상실해버렸다.



 화려한 붉은색 이미지 & 갖가지 장식으로 치장된 그녀의 방
  = 과도한 욕심.

 금은보화가 넘쳐남에도 불구, 그녀의 욕심은 멈추지 않는다.

 그녀의 친언니인 '제니바' 가 가족의 의를 끊은 이유 또한 유바바의 과도한 욕심때문이었다.

 

 또한, 유바바가 언니 제니바의 도장을 훔쳐오도록 하쿠에게 명령한 것도

 지나친 욕심에서 비롯되었다.


 제니바의 이름을 새긴 도장 = 제니바의 존재 근거.
 
 따라서

 도장훔치기 = 언니의 존재 의의를 완전히 훼손하고자 하는 저의.

 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의 악행은 결국 더 소중한 '아들'을 잃을 수 있게 될 위기를 가져왔따.



 
 +)

 유바바 욕심은 아이를 키우는 방법에서도 나타난다.

 그녀의 아기인 '보우'는 모습만 아기!!!!

    보우의  덩치나 힘  >>>>> (넘사벽) >>>>> 유바바
 

 바깥 세상의 세균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하고자,

 아기를 침실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다.

 결국, 아기는 제대로 된 사회화 과정을 통해 정상적인 어린이가 되지 못했다.

 그저 덩치만 커버린 비정상적인 아이로 성장했다.

 이는 그녀의 '과욕'. 즉, 과잉보호 때문이라 할 수 있다.


 *** 보우가 초반에 등장했을 때 진짜 ㅋㅋㅋ 졸귀 ㅠ



 -------------------------------가오나시---------------------

 가오나시의 고독 역시 병적이다.

 그만큼 육체 & 정신이 비정상적인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그가 매우 과도한 식탐을 부리는 것 = 고독, 절망을 치유하기 위해서라는 의도.



 더 많이 먹을 수록, 더 이상하게 변하는데...

 이는, 현대인들의 무절제한 생활 방식에서 기인한 고통에 대한 반성을 뜻한다.

 

 그는 황금을 만들어 돈에 눈이 먼 온천직원들을 유혹했고,

 결국 직원들의 무절제한 욕심과 잘 맞아떨어졌따.

 

 가오나시가 만든 황금이 모두 다 작은 돌 부스러기로 변하는 장면
  =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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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물질 앞에 초연한 치히로의 순수

 <센> 의 다양한 인물들을 두 유형으로 나누는 기준 중 하나가 마법의 소유 유무다.



    치히로 <-> 유바바, 제니바, 가오나시, 오물신.



  마법이 없는 자가 마법의 소유자와 경쟁하는 일은

 이미 승패의 결론을 확정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치히로는 마법보다 더 위대한 마음의 힘으로써

 이들과 싸워 이기거나 이들을 감동시키게 된다.


 [에피소드1]

  그녀는 '가오나시의 순금' 에도 손대지 X

  오히려 그를 측은하게 생각하며 도와주고자 했다.



 [에피소드2]

  오물신이 나타났을 때도 기꺼이 동참하여

 그의 때를 씻어주고, 상처를 치유하는 일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녀가 유야를 처음 봤을 때도,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침착하게 행동했으며,

 아무런 욕심이 없었기에 세상의 이상한 일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에피소드3]

 새 집으로 이사하는 과정에 나타난 치히로의 태도와 생각에서도

 순수성과  배려 깊음을 읽을 수 있다.

 그녀는 애초부터 이사할 새 집에 별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오래 사귄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것이 슬펐고,

 그들이 이별의 선물로 준 꽃이 시들어간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 이런 진심이...

  하쿠, 린, 가마할아범, 가오나시, 오물신, 제니바 등 모든 이들에게 통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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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마법에 바탕한 제니바의 금욕

  유바바 <-> 제니바

 처럼,...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쌍둥이 이야기는 신화적 화소로서

 현대적 서사로 지속적으로 변용되고 있다.

 ex)

  성경 (창세기 25장)  에서 <-> 이삭

  그리스 로마 신화      헤라클레스 <-> 이피클레스


  이런 쌍둥이 이야기는 '오해'를 통해

 극적 긴장감을 형성시키는 데 기여한다.

 마찬가지로, <센>에 등장하는 두 쌍둥이 서사는 오해, 혼동을 유발시켜

 작품을 감상하는 새 묘미를 창출한다.



  유바바 <-> 제니바  는.. 결국 "마법의 이중성"을 구현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일란성 쌍둥이임에도 불구,

 그녀들이 지향하는 세계관은 완전히 다르다.



 [제니바] : 여느 시골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작은 집엣어 혼자 고독하게 살아감.

              차림새나 집 모습은 유바바의 경우와 사뭇 다름.

 [유바바] : 소박하게 살아가는 친언니에게 적대의식 가짐.

              그녀의 도장 빼앗아 더 큰 욕심 채우고자 시도.

 [제니바] : 그런 여동생에게 지지않고, 마법으로 저항! 유바바를 압도함.




  유바바와 제니바
 
 = 인간 삶의 양면성 / 인간 내면의 이중성.



  서로 다른 성격, 세계관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마법을 소유했다는 측면에서 유사한 인물들이다.

 쌍둥이 자매라는 설정은

  이들이 지닌 두 가지 생활 방식의 상호 관련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마법은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사용했을 때는 유바바와 같은 삶이!!

    그 마법을 소박한 삶을 위하여 사용했을 때에는 제니바 같은 삶이 나타날 것이다.


 <센>은 유바바의 삶 같은 '배금주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그 대안으로서 제니바의 삶 같은 금욕주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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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근대 문명을 반성하는 생명사상

 1. 자본주의적 타락에 대한 오물신의 경고

  낯선 '이향'을 방문하게 된다는 설정은

 일본 '이계'(異界) 방문담의 전형적 모티브 이지만

 치히로가 방문한 이계는 역설적이게도 현실 세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반영하는 더욱 세속적인 공간이다.


  이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귀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에 대한

 이원론적 인식을 보여주는 동시에,

 귀신의 세계를 인간의 세계의 은유적 공간으로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즉, 치히로가 살았던 인간 삶의 모순과 위선이 센이 살고 있는 귀신의 세계에도

 여과없이 반복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귀신, 인간의 세계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듯하면서도

 자본에 대한 과대 욕망에 사로잡힌 자들이 득실거린다는 점에서

 매우 흡사하다.

 *** 이 부분 참 와닿는다... 생각해보면 센과 치히로의 세계가 확연히 다른데도ㅋㅋ



  물질과 자본에 지배당하는 인간의 삶과는 다른 초월적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던 독자는 다소 의아해질 수 있을 것이다.



  공중 목욕탕에 갑자기 찾아온 오물신은

 자연환경에 나타난 생명의 위축을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인물이다.

 오물신 = 자본주의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

 
 
  (1) 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자연을 오염 or 파괴

  (2) 인간의 편리와 자본의 축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함.

  (3) 그러다가 숲의 공간은 택지로 개발.

  (4) 숲과 강, 바다에 살던 다양한 생물들은 그 개체 수나 종의 수가 점차 감소

  (5) 자연세계 혼란에서 끝나는 게 안이라, 인간 삶을 향하는 위협적인 요인으로 둔갑.

  (6) 환경파괴 -> 각종 자연재해 -> 오염된 자연공간 -> 식재료가 인간 건강 위협.

 
 결국 자연 생명 위축 -> 인간 생명 위축



 오물신은 애초부터 오물신이 아니었다.

 '강의 신' 이었는데, 인간의 이기적인 행위로 인해 오물신으로 모습이 바뀐 것이다.

 그는 공중목욕탕에서 상처받은 삶을 위로 받고, 새로운 갱생을 시도했다.

 이는 '치히로'라는 순수한 동심을 통해 어느정도 성공했으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욕탕에 '사금'(砂金)'을 남겨뒀고 치히로에게는 경단을 줬다.

 이후, 경단이 가오나시의 병을 치료하며,

 죽어가는 하쿠를 되살리는 데 유익하게 사용된다는 점에서

 오물신의 존재감은 부각된다.



  인간이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그것을 잘 보살필 때

 자연은 인간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게 되지만,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훼손시킬 때

 자연은 추악한 모습으로 인간 앞에 다시 나타나 인간 삶을 왜곡시키게 된다.

  생명은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생물, 무생물 모두에게 존재한다는

 생명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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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성적 세계에 억압당한 하쿠의 비밀

  미야자키는 자연 자체를 '생명'과 '도덕'이 충족되어 있는

 근원적이고 자생적인 공간으로 인식했다.

 그는 자연은 자율성과 합목적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것에 대한 인위적 개입은 언제나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하쿠의 삶에서 이러한 세계인식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하쿠 = 원래 강에서 살던 생명.

 합리성을 앞세운 자연 개발에 의해, 생존의 터전인 강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하쿠를 통해

 감독은 인간의 도구주의적 이성에 대해 비판한다.



  합리성을 중심으로 한 자연 개발의 확산
  => 생명의 파괴 & 소외

  자신의 이름을 잃고 다시는 고향으로 갈 수 없는 하쿠가

 마법사라는 초월의 길을 가기 위해 유바바의 제자가 되었던 것이다.

 강과 이름을 상실한 하쿠의 길은

 거대한 물질문명에 맞서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나약한 생명의 비극적인 선택""""" 이었다.




  이런 비극적 서사를 경험한 하쿠&치히로의 관계가

 확연히 드러나면서 하쿠가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부분은 """늪의 바닥"""" 역에서

 돌아오는 부분에 있다.



 하쿠 : 치히로 고마워. 내 진짜 이름은 니기하야미 코하쿠누시.

 치히로 : 니기하야미?

 하쿠 : 니기하야미 코하쿠누시.


  센의 본래 이름이 치히로였듯. 그의 본래 이름은 코하쿠다.

 코하쿠 = 하쿠가 살았던 개천의 이름.

 존재의 이름이 그 존재의 터전이 지닌 지명과 같다는 설정은!!!

 이름을 잃지 않아야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중~요한 주제의식"을 다시금 강조한다.





 만일, 하쿠도 오염과 파괴를 무릅쓴 채 그 강에 살았더라면,

 그의 운명 역시 '오물신'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쿠가 유야를 택한 건.... 더 큰 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였다.

 그러므로 하쿠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자연의 생명성 회복 여하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 끝부분에 가서 결국 하쿠랑은 헤어지는 건가 싶었는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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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작은 생명들에 대한 치히로의 배려

  대표적인 작고 귀여운 존재가 본 영화에서 '숯검댕이'다.

 그들은 보일러실에서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한다.

 물론 가마할아범도 상당히 성실하다.


 
  가마할아범의 삶은 착취를 당하면서 동시에 착취를 하는 자로서

 시장 경제의 하청업체 사장 같은 모습을 지녔다.

 그는 유바바에게서 끊임없이 노동 착취를 당하면서도 또한

 석탄의 무게에 짓눌려 살아가는 숯검댕이의 노동을 착취한다.



 치히로는 둘 모두에 대하여 연민을 갖고 있었다.



  [에피소드1]

  숯검댕이가 무거운 석탄을 옮기다가 깔리는 일.


 => 치히로는 이 일이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한 일이라는 사실을 직감.

 => 치히로의 행동을 지켜본 수 십 마리의 숯검댕이들은

    모두 다 치히로의 도움을 바람.

 => 허나 치히로는 모든 숯검댕이의 소망에 부응할 수 없음.

 => 더 이상 유야의 규칙을 어길 수 없었기 때문.

 => 숯검댕이 같이 작고 힘없는 존재들의 생명까지 아끼고 보살피려는 치히로의 행동 = 소박한 생명사상


  • tory_1 2020.01.08 15:00

    스크랩 해놓고 잘 볼게! 고마워!

  • tory_2 2020.01.08 19:0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5/02 03:17:50)
  • tory_3 2020.01.08 22:27
    캬 흥미롭게 읽었어! 좋은 글 고마워!!
  • tory_4 2020.01.09 01:43

    재밌다... 하쿠가 유바바 밑으로 들어간건 큰 진보를 위한 1보후퇴였군...

  • tory_5 2020.01.09 12:43

    글 좋당

  • tory_6 2020.01.09 16:59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11/29 09:59:37)
  • tory_7 2020.04.22 00:38
    지금 센치행 보다가 해석 찾아보는데 도움된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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