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나랑 남편이랑 고양이 후치가 살아.
우리 고양이는 사람을 아주아주 좋아하는 개냥이야.
길에서 데려온지라 같이 산지 얼마 안됐지만
이제 없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우리 식구야!
남편은 프리랜서고 나는 출퇴근을 하는데
내가 퇴근할 시간이 되면 엘리베이터 소리를 듣고
후치가 후다닥 뛰어나온다.
토막상식 - 고양이가 꼬리를 1자로 세우는 것은 반가움의 표시
우리집은 현관문 안에 중문이 또 있거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항상 이렇게
후치가 마중나와서 냥냥 크게 울고 있어.
빨리 열지 않으면 화냄;;
사진 찍는다고 빨리 안 들어갔더니 화났어...
내 새끼지만 저 표정은 좀 무서워;;ㅠㅠㅋ
덩치가 산만한데 자기가 아직
귀염뽀짝 새끼냥이인 줄 알고
턱도 없이 치대는 후치쓰(4.5kg)
궁디 받친 손만 놓으면 바로 떨어질 각
그치만 집사는 절대 날 떨구지 않을 거라는
굳건한 믿음이 담긴 저 표정을 보라
남집사 괴롭히지 말고 당장 내려가라고 할까봐
조마조마하며 찐톨의 눈치를 보는 표정
알면 좀 내려가
원래는 내가 길에서 데려온 사람이라
날 더 좋아하고 남집사는 싫어했는데
(왠지 남자를 무서워함)
남집사가 프리랜서 찬스로 집에서 맨날
돌봐주고 같이 있으니까 이제는 나보다
남집사를 좋아하는 거 같아...(질투
남집사 몸에 죽자고 올라가서
귀찮다고 옆으로 누웠더니
악착같이 옆구리에 올라가서 눕는 냥아치 클라스;;
내려가라고 건들고 귀찮게 하니까 꾸역꾸역 돌아누워서 버팀
어쩌면 남집사가 나보다 따뜻해서 집착하는지도 몰라
(정신승리)
햇빛이 잘 드는 날은
햄스터 인형과 함께 일광욕하는 후치쓰
길에서 옮아온 링웜 때문에
침실에 들이지 말라고 했는데...
후치는 그런 것 모르긔 ㅎㅅㅎ
일요일 낮에 안보이길래 찾았더니
낮잠 자는 남집사 이불 위에서 발견됨
혹시 나가라고 할까봐
실눈 뜨고 내 눈치를 살피고 있어 ㅋㅋ
귀엽고 안쓰러워서 그냥 재웠어.
링웜은 거의 다 나아서 털이 송송 나고 있는데
이 단계에서 약을 멈췄다가 재발한 적이 잦아서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약을 바르고
약샴푸 목욕을 시키고 있어!
후치쓰가 제일 진지한 순간
카샤카샤 사냥놀이 할 때
신혼 혼수로 마련한 고급 원목 책꽂이와 빈백이
후치쓰의 사냥놀이를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는
서바이벌 세트장으로 전락함 ㅎ
눈빛만 보면 스라소니 저리가라인데
뜸을 너무 들여
팔 아파...
뜸 들이다 밥 다 타겠어요 후치 아조씨
그때!!
우리의 사냥천재 후치쓰
갑자기 뭔가 결심한 듯 결연한 표정으로
빈백의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데...
는 무슨
갑자기 쫄보기질 발동해서 다시 후진해서 들어감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수련이 부족하다며...
힘들여 사냥하는 것보다
집사한테 한 번 치대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냥생의 진리를 깨달은 후치쓰
" 좌찐톨 우남집 양손긁기신공이면
여기가 바로 극락정토이니라 "
우리 후치쓰는 대단한 관종이라서
집사 둘이 다 집에 있는 날은
모두의 관심을 동시에 받아야 직성이 풀림ㅋ
또 집안 분위기가 안 좋은 것도 못 참으셔서
누가 화나 있거나 분위기 얼음장이면
코앞에 달려가서 웃을 때까지 울어...^ㅅ^...
귀에서 피나기 전에 억지로라도 웃어줘야 함;;
신기하게 눈 마주치고 웃으면 울음 그친다??
얘 덕분에 화 풀린 적 엄청 많아.
이런 고양이 일부러 찾아도 못 찾을텐데
어쩌다 이런 복덩이가 우리 집에
들어왔는지 모르겠어.
나는 아마 후치가 골목에서 날 따라오던
그 날 저녁을 평생 잊지 못할 거야!
다음에 또 후치 사진 예쁜 거 찍으면
자랑하러 올게~ 월루는 이만 일하러 ★
P.s. 혹시 담요 정보를 알고 싶은 톨들은
위x프에 '대한민국 담요'라고
검색하면 나오더라구~ 참고해 줘!!
남집사 옷 괜찮은거지....ㅋㅋㅋㅋㅋㅋ 후치가 집사 간택을 잘했네! 따뜻한 톨네 집에서 사랑 듬뿍 받고 있으니 아픈것도 싹 나을거야!!! 또 와줘 후치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