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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꾹꾹이하는 후치)
토ㅡ하 !!
즐거운 토요일 아침이야★
기분 탓인지 해가 좀 기울어진 거 같지만
내가 일어난 지 얼마 안됐으니 아침임 무조건 아침임
오늘은 우리집 애교쟁이 고양이 후치의
과거 사진을 몇 장 가져와봤어.
그리고 귀엽게 나온 현재 사진도 비교 목적으로
추리다보니까 너무 많아져서 40장 정도 됨...ㅎ;;
모두 내 새끼의 귀여운 모습을 봐줘! (쩌렁쩌렁
과거 얘기 하느라 글도 좀 많아질 거 같은데
글 읽기 싫은 톨은 사진만 쭉쭉 내려서 봐줘~
(▲오늘 아침, 캣타워에서 포즈를 잡아주는 후치)
(▲2018년 11월, 후치 처음 데려온 날)
후치 과거 사진 대공개★ 빠밤
정말........ 못생기지 않았니? ㅋㅋㅋㅋㅋ
첨에 집에 데려왔을 때는 침대 옆 구석에 이렇게
들어가서 커텐 뒤에서 나오지도 않았어.
후치는 4달 전에 찐토리가 운동 다녀오던 길에
우연히 데려오게 된 길냥이야.
밤 10시쯤? 집에 오려고 골목을 지나고 있었는데
차 밑에서 웬 고양이가 목이 찢어지게 울고 있더라.
고양이를 키워봤거나 관심 있는 톨들은
고양이 울음소리마다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대충 알 텐데,
그 소리는 분명히 아기 고양이가 엄마 고양이를
부를 때 나는 울음소리였어.
그래서 아기 고양이인 줄 알고 차 밑을 보면서
"야옹아~"하고 불렀는데 웬 커다란 고양이가
머리통만 쑥 내밀더니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라;;
그리고 크게 "냐아앙~~!!"하고 울더니 그때부터
내 발 앞에 뒤집어져서 등으로 바닥을 쓸면서
배를 막 보여주는 거야. 되게 필사적이었어...
내가 좀 만져주니까 내 팔을 끌어안고 매달리고,
"미안해 야옹아, 나 가야돼" 하고 일어났더니
종아리를 끌어안고 목이 찢어지게 우는 것ㅠㅠ
내가 망설이니까 다시 누워서 배를 막 보여주더라고...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나한테 와서
"댁의 고양이에요?" 라고 물어봤다니까.
아마 내가 고양이 버리는 것처럼 보였을 거야;;;ㅋㅋ
(▲처음 데려왔을 때 정말 못생겼다고 생각했음)
몸을 바짝 낮추고 바닥에 붙어서 기듯이 걷는데다
내가 발을 눌러서 발톱을 보고
입술을 들춰서 이빨을 확인하는데도 얌전히 있더라고.
저건 웬만한 집고양이도 싫어하는 행동인데도...
아무리 봐도 원래 길에서 살던 애는 아닌 거 같았어.
11월이라 날이 곧 더 추워질 텐데
이런 애가 길에서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고양이를 키울 계획이 없었더래서 정말 난감하더라고.
근데 그때 옆에 있는 세탁소 주인 부부가 문 닫으려고
나왔다가 "어, 쟤 아직도 있네~"하고 알은체를 하더라.
아시는 고양이냐고 물어봤더니 몇 주 전부터 갑자기
나타나서 봤는데 다른 데도 안 가고 여기서만
버티고 앉아서 우는 걸 보셨대.
점점 말라가는게 밥도 못 찾아먹고 굶는 거 같아서
도시락으로 싸온 김밥을 나눠줬다고 하시더라...
그 얘기를 듣고 얘는 길에 두면 100% 죽는다는
확신이 들어서 그냥 두고 올 수가 없었어.
분명 주인이 있었던 애기 같고, 이렇게 순하고 착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걸 보면 분명 버린 게 아니라
잃어버린 것이다, 내가 책임지는 게 아니라
그냥 주인만 찾아주면 된다 하고
행복회로를 겁나 돌리면서 그냥 덥석 안아들었어.
이동장도 박스도 없어서 그냥 양손으로 안아서
들고 왔는데... 사실 데려오면서도 마음 속으로
'주인을 못 찾으면 어쩌지? 입양을 보내야 하나?'
'다 큰 코숏인데 누가 입양을 해줄까?'
'사실 그냥 사람을 좋아하는 길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엄청 갈등했어.
그래서 혹시 내려달라고 몸부림을 치거나 울면
다시 길에 내려놓고 반응을 보려고 했는데
무슨 놈의 고양이가 약 100m 거리를 오는 동안
얌전히 양팔에 안겨서 옴...^ㅅ^
엘리베이터 타는 것도 거부하지 않더라.
지금 생각하면 그냥 우리 가족이 되려고 했나봐.
(▲우리집 온 지 2주 정도 됐을 때)
후치는 처음 데려온 날 밤새 잠을 안 자고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목이 찢어지게 울어대서
앞으로도 계속 이러는 거 아닌가 하고
나와 남편을 몹시 걱정시켰으나
다행히 바로 다음날 밤부터 조용하게 잘 잤어.
(이때 얘가 밤새 잠 안자고 내 귀에다 대고 울어서
나 잠 다 설치고 다음날 아침에 씻다가 토했음...ㅠㅠ
세상이 다 어지럽고 빙빙 돌더라. 진짜로.)
하도 울어서 설마 발정이 났나? 임신묘인가?
별 생각을 다 했는데 동물병원에 데려갔더니
3살 추정 중성화 된 남아...(반전)
항체 상태로 미루어 봤을 때 당시 11월이었는데
여름에 마지막 예방접종을 한 것 같다고 하더라.
예방접종을 했다니 역시 잃어버린 게 아닐까? 싶어서
주인을 찾아주려고 유기동물 어플에도 올리고
커다란 고양이 카페마다 다니면서 글도 쓰고
혹시나 싶은 맘에 지역 맘카페에도 들어갔지만
코숏 고양이를 잃어버렸다는 글도 없고
내 글에 답을 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더라구.
그래서 결국 우리 가족이 되었어.
(▲우리집 온 지 한 달 정도 됐을 때. 캣타워가 생김 + 링웜 투병 중)
후치를 우리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
이름도 지어주고(이때까지는 이름이 없었어.
그냥 야옹아 하고 불러서... 심지어 내 남편이
동물병원에도 '길고양이'라고 등록해 놓음ㅠㅠㅋ)
고양이 물품도 제대로 다 마련해 주었지.
후치는 집에서 살았던 기억이 있는지
사람들의 물건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다뤄서,
세워 놓은 물건을 쳐서 떨어뜨리는 일도 없고
가구나 벽지, 화분 등을 거의 훼손하지 않았어.
우리 집에는 패브릭 의자도 많고 빈백도 있고
남편 작업실에 커다란 가죽 의자도 있는데
거의 긁지 않고 자기 스크래쳐만 쓴다!
스크래쳐 많이 사주기 전에는 내가 아끼는
회색 패브릭 의자 하나를 가끔 뜯었는데ㅠㅠ
내가 이거 진짜 아끼는 거라고 뜯지 말라고
사정하면서 스크래쳐 있는 캣타워 + 원형 스크래쳐
+ 평판형 스크래쳐 + 세로형 스크래쳐 구비하고
캣닢도 뿌려줬더니 이제 다른 건 안 긁어.
데리고 왔을 때부터 콧잔등에 있던 상처가
링웜으로 밝혀지면서 소독하고 약 바르고
약 먹고 했는데... 이게 아침 저녁으로 약을
바르고 먹여야 되는 데다가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경과를 봐야 하는 무척
번거로운 작업이더라.
게다가 병원 갈 때마다 최초 10만원, 이후로
거의 3~5만원씩 꼬박꼬박 나와서 금전적인
타격도 만만치 않게 입었다는...ㅋㅋ
길에서 고양이를 데려오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몸소 체험했어.
그래도 데려온 것을 후회하진 않아.
후치가 우리에게 주는 기쁨이 더 컸으니까!
링웜 치료 때문에 초창기 후치 사진은
얼굴이 다 이 모양이야 ㅋㅋ 소독약이 털에 배서
얼굴이 엄청 강렬해 보임 ㅎㅎ
그리고 표정도 뭔가 뚱해...ㅋㅋㅋㅋㅋ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 탓일까??
불과 4개월 전인데도 엄청 못생겨보여.
이때 우리 엄마도 "너네는 어디서 이런
못생긴 고양이를 주워왔냐"고 했다니까.
하지만 지금은요? 두구두구두구★
짜잔~~
주변 사람들이 자타공인 인정하는
이목구비가 예쁜 고양이가 된 후치야!!
4개월 전의 그 고양이가 이렇게
예뻐졌습니다 여러분 ^ㅅ^
내가 처음 얘를 데려올 때 고민했던 것도
만약 주인을 찾지 못하면 입양을 보내야 할 텐데
코트도 평범한 거 같고, 아기도 아니고,
특별한 점이 없어서 입양이 안될 거 같아 걱정됐어.
(키우는 선택지는 정말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함)
근데 지금 이렇게 예뻐지고 보니까
우리 후치는 뒤통수에 검은 고양이가 한 마리 더 있고
노란색과 초록색이 섞인 아름다운 눈동자에
꼬리 끝에는 화이트 포인트가 있는
너무 특별하고 소중한 고양이인거야.
어쩜 이렇게 예쁜 애를 못 알아봤을까?
표정도 좀 바뀐 거 같지 않아?
내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ㅎㅎ
엄청 신뢰하는 눈빛처럼 보여.
촵쌀떡 같은 궁딩이♥♥♥
원래 고양이는 엉덩이 만지는 걸 싫어하는데
후치는 내가 어딜 만져도 싫어하지 않아.
그래서 나는 얘가 원래 사람 손길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손님들 와서
만지려고 하니까 가차없이 고양이 웨이브
타버리더라 ㅋㅋㅋㅋㅋㅋ 깜짝 놀람
좀 더 예쁜 사진을 얻기 위한 나톨의 노력★
남편이 찍어줌 ㅎㅅㅎ 고우맙다
좀 더 예쁜 사진 건져보겠다고
바닥을 뒹구는 집사를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는 후치쓰...
그래도 이런 예쁜 사진 건져서 집사는 만족합니다ㅠㅠ
예전엔 눈을 맨날 가늘게 뜨고 다녀서 몰랐는데
우리 후치는 눈이 정말 크고 눈동자가 예뻐(팔불출)
집사가 참치캔 따는 모습을 보면서
저게 본인의 것인지 집사의 것인지 고민하는 후치쓰
원래 캔 따면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드는데,
이 사진 찍기 바로 전에 참치 간식 먹은 후라
왜 방금 주고서 또 따는지 고민하고 있는 고야 ㅋㅋㅋ
니 꺼 아니라고 하니까 바로 휙 돌아서 가버림 ㅎㅅㅎ
링웜이 거의 다 나은 후치쓰...
그러나 이번에는 귀 진드기가 생겨벌임 ^ㅅ^ 휴 정말...
귀를 피나게 긁고 있길래 병원에 갔더니 귀 진드기래.
심각한 건 아니라고 귀 닦고 약 좀 넣어주면 금방 나을 거라고 했오.
길에서 사는 아이들에게는 거의 다 귀 진드기가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왜 길 떠난지 4개월이나 됐는데 이제야
귀 진드기가 발견된 건지... 이해가 안됨 ㅠㅠ
후치는 원래 귀 만지는거 정말 정말 정말!!!!! 싫어하는데
(귀털 건드리기만 해도 도리질하고 난리 났음)
병원 갔다와서 귀를 닦고 약을 넣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줬더니
좀 이해를 한 건지, 아니면 그냥 닦아주고 나서
귀가 덜 가렵다는 걸 깨달은 건지
희한하게 귀에 약 넣는 걸 참아준다??
물론 그냥 참아주는거지 심기는 불편하심 ㅋ
그래도 귀 약 넣고 나면 또 쪼르르 따라오는 걸 보면
집사 부부에게 나쁜 감정은 없는 듯해~
치료 과정이라는 사실을 이해한다고 믿고 있어.
후치는 실제로 3년 정도 살았다고 하고
고양이는 사람보다 나이를 빨리 먹기도 하니까
우리 부부는 후치가 한 5살 정도의 사람 아이라고
생각하고 그 나이때 애들이 이해할 수 있을 만한
눈높이로 모든 일들을 설명해주거든. (최대한)
근데 그 방법이 먹힌 건지, 후치가 원래
눈치가 빠르고 똑똑한 건지 꽤 효과 있는 듯해.
좀 화내다가도 설명해주면 참는 것 같더라고.
예전에는 카메라 들이대면 얼굴 돌리거나
자리를 아예 피했는데, 요새는 카메라 들이대면
찍을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 주는 거 같아.
정면 사진 찍기가 되게 쉬워졌어.
엣? 또 사진 찍냥?
(강렬한 눈빛)
이렇게 사진 찍게 표정도 지어줌... 진짜야(우기기)
정말 신기한 사실은 왜 고양이는 봐도 봐도
귀엽고 질리질 않느냔 말이야ㅠㅠ(오열
저 몸통은 봐도 봐도 귀엽고 만져도 만져도 부드럽고
저 소세지 같은 뒷발은 볼 때마다 미쳐버리겠음
그냥 집에서 걸어만 가도 귀여워.................ㅠㅠ휴
근데 후치 지나갈 때 붙잡고 막
너무 귀여우시다고 찬양하면
첨에는 "ㅇㅅㅇ??" 이런 표정 짓다가
점점 표정 거만하게 짓는다...?ㅋ
아무래도 자기 예뻐하는거 아는 거 같음!
유일하게(?) 사진 촬영을 안 도와주는 순간은
사냥놀이를 할 때야.
얼마나 날아다니는지... 사진이고 뭐고 날뛰면서
물건 다 자빠뜨리고 나까지 막 짓밟음;;
목표물 노리면서 궁디 씰룩거릴 때만 찍을 수 있으 ㅋㅋ
안 그러면 몽땅 심령사진 돼.
성묘의 놀이시간은 하루 15분씩 2번이면 된다고
들은 거 같은데 누구 기준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후치는 안돼(정색)
자는 시간이랑 먹는 시간 빼고는 계속
사냥놀이를 하려고 하더라.
아, 티비에서 재밌는 거 할 때도 빼고...ㅎㅅㅎ;;
그래서 일 갔다와서 정말 힘들고 귀찮고
피곤할 때는 후치 좋아하는 새나 고양이
나오는 다큐멘터리 채널 뒤져봐.
에너자이저인 애기랑 놀아주다 지쳐서
티비 켜주는 부모 마음을 이해할 거 같음ㅠㅠㅋ
다행히 남편이 프리랜서라 낮에도 수시로
사냥놀이 및 케어 해줘서 망정이지,
(고양이 화장실도 쌀 때마다 바로 치워줌)
내가 혼자서 고양이를 키웠다면
게으름뱅이라 집사 자격 미달이었을 거 같아.
냥이 키우는 건 그만큼 힘든 일이라능 ㅠㅠ
휴 오늘도 알차게 후치 자랑했다(만족)
사진을 거의 40장을 털었어!!
마지막으로 후치 처음 데려온 날이랑 최근 사진
비교샷 하나 남겨놓고 사라질게~★
지금 내가 봐도... 좀 다른 고양이 같다... ㅎㅁㅎ;;ㅋ
사람이나 애동이나 사랑을 받으면 표정이나
분위기가 완전히 변하는 거 같아.
책임지는 아가가 있는 토리들은 누구보다 많이
사랑하고 사랑받는 행복한 관계가 되길 바라고,
아가가 없는 토리들은 꼭 서로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천생연분과 인연이 닿기를 바랄게~!
그럼 이번 주말도 행복해 :D 안녕!!
후치 ㅠㅠㅠㅠㅠㅠㅠ 사랑듬뿍받는것같아!! 처음만났을때랑 사진으로 비교해보니 더더 체감된다 행복할일만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