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업계에서 일어나는 여성인권탄압 사례들 보다보면 몇몇 줄쓰큰들이 이런 얘기를 하는걸 볼 수 있을 거야.
남성이 주 고객인 회사입장에선 당연히 이득을 위해 남성 유저 말을 따를 수밖에 없죠ㅎㅎ
유저 니즈를 맞추는게 잘못인가요? 쩝...
이렇게 자기들 딴에는 엄청나게 이성적인 척! 논리정연한 척! 하는데 저게 헛소리라는걸 얘기하고 싶어서 글을 써봐.
국내 TRPG 서적 출판사 초여명 이라는 좋은 사례가 있어.
TRPG 혹은 ORPG 라고 하면 아는 토리도 있고, 모르는 토리도 있을텐데 모르는 토리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할게.
TRPG는 우리가 흔히 pc, 콘솔, 휴대폰으로 즐기는 전자 게임은 아니지만 보드게임 비슷한 역할 게임이야.
TRPG란 테이블 위에서 하는 롤플레잉 게임의 약자이고, ORPG는 TRPG의 온라인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될거야.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겠는 토리들을 위해 빅뱅이론 클립 하나를 첨부할게.
느낌이 팍 오지?
이런 식으로 룰에 맞춰서 각자 캐릭터를 맡고, 협력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놀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해.
그리고 클립으로 또 하나 알 수 있는건, 딱 봐도 남성 유저가 많은 게임이라는거지ㅋㅋㅋ
우리가 아는 콘솔게임 분류 안에 젤다의 전설, 툼레이더 등이 있는 것처럼 trpg 안에도 다양한 룰북이 있고,
게임을 사야 게임을 할 수 있듯이 이 룰북을 사야 trpg 플레이가 가능해.(아닌 경우도 있지만 가장 통상적인 경우만 얘기할게)
근데 이 룰북이라는게 국내에서 창작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외국룰을 번역한 서적을 쓸 때가 많거든.
게임 근간이 되는 룰인 만큼 번역의 질이 굉장히 중요한데 초여명은 그런 부분에서 높은 신뢰도를 자랑하는 출판사야.
그동안 겁스, 누메네라, 피아스코 등 여러 룰북을 번역 출간하며 많은 남성들에게 trpg 출판계의 전설이라며 불렸고,
2016년 중순에는 크툴루의 부름이라는 룰북을 출간하기 위해 펀딩중이었지.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해?
바로 클로저스 성우 부당 계약해지 사건이야.
이 사건의 여파는 trpg 쪽에도 미쳤어. 그 당시 고작 티셔츠로 인해 일어난 여러 사건에 대해
초여명측은 이러한 극단적인 사상검증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어.
https://twitter.com/worldwright/status/756837753929682945
(초여명 편집장님 개인계정)
심지어 크툴루의 부름 다음에는 페미니스트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뜻으로
여성 서사가 담긴 밤의 마녀들이라는 룰북을 출판하고, 클로저스 사태로 잘린 성우분을 기용해 게임 인용구를
녹음하기까지 했어.
https://tumblbug.com/nightwitches/community/476c9391-84f1-455f-ad33-8ab0db3e9964
(김자연 성우님의 밤의 마녀들 인용구 낭독을 들을 수 있는 게시글)
남성고객이 압도적인 trpg 시장에서 이런 행보를 보이다니? 이거 완전 메갈기업 아니냐?ㅂㄷㅂㄷ
줄쓰큰들의 이성적인 소비논리에 따르면 초여명은 망해서 거리로 나앉아야 하지 않을까?
물론 그런일 없고 그 후 모든 펀딩도 무사히 성공~^^
참고로 나톨이 축약한 크툴루의 부름 펀딩~밤의 마녀들 펀딩 사이에는
저 즈음 trpg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여성들, trpg에 대해 잘 몰랐지만 초여명의 입장에
응원하는 뜻으로 후원한 여성들의 소비도 함께 있어서 완전한 남자들만의 소비라고 보긴 어려워.
하지만 애초에 여성 고객이 소수이던 시장인데 남자들이 메갈기업 불매를 외치며 소신있게 모두 빠져나갔다면,
크툴루 이후에도 과연 저렇게 줄줄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물론 여성 고객만으로 충분히 크게 성공할 수 있어!
하지만 남자들이 말로 부들대던 만큼 많이 빠져나가지 않았다는 것 역시 아래 트윗으로 알 수 있지.
https://twitter.com/worldwright/status/965798952279748608
(크툴루의 부름 이후 여성구매가 폭등하고 남성구매도 줄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트윗)
초여명에 일어난 이 일련의 사건은 여성 고객의 소비파워를 보여주는 동시에,
사실 남자들은 메갈기업 안사요 웅앵웅 해도 사고싶으면 어쨌든 산다는걸 보여줬어.
대다수의 줄쓰큰들은 자기가 드러누웠을때 잘나가는 여자들이 우수수 잘리는게 재밌으니까 떼를 쓰는 것일 뿐,
큰 뜻을 갖고 불매를 한다 이런 의식이 없다는 뜻이지.(최근 사건들은 애초에 소비를 했는지도 아리송해.)
게임업계에서 유독 저런 요구에 빠르게 긍정하는건 그 회사가 이익을 생각하는 논리적인 회사라서가 아니라,
그냥 그놈이 그놈이기 때문이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자기들이 지능 낮은 여혐을 한다는 것도 모르고
같은 수준으로 노는거지.
앞으로 누가 회사는 이익을 생각 웅앵.. 주 고객에게 맞춰야 웅앵웅... 하면 헛소리하지 말라고 해주자!^^
(이건 사족인데, 혹시 게임룸에 안맞는 글일까?ㅠㅠ
사실 나톨 전부터 trpg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딤톨 여기저기 둘러봐도 trpg 얘기가 없더라고ㅠㅠ
trpg도 일종의 보드게임이니 게임룸이 제일 맞다고 생각해서 썼는데
혹시 다른 룸이 더 맞거나 혹은 게임룸에서 trpg얘기는 다루지않기로 이미 논의가 끝났었다면 알려줘ㅠㅠ)
TRPG나 다른 보드게임 이야기 전 사이트 때도 가끔씩 올라왔었는데 되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