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도 읽고 영화도 보고..
서서히 헤어 나오려곤 하는데 이렇게 나를 안밖으로 헤집어 놓은 영화는 정말 오랜만 인 것..
영화 음악도 너무 좋아서 존 아담스 할렐루야 정션이랑 라벨 une barque sur l'ocean 계속 듣고 있고.. 수프얀 스티븐스 노래도 계속 듣는다..
난 유투브 레드로 듣는데 이게 비슷한 음악을 모아서 리스트 구성해주다보니까 틀어놓고 듣다보면 어느새 영화 HER 노래도 듣고 있고..
아무튼! 어제 유투브에서 들은 건데, 펄먼 교수역인 마이클 스툴바그랑 엘리오 역인 티모시 샬라메가 영화 보면서 코멘트 하는 오디오야.
영어로 되어있긴 한데, 중간 중간에 영화 찍으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이야기 할 때도 있고,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 상대 배우에 대해서, 이거 시나리오에 그대로 적혀있던 거냐 아님 너네 둘이 분위기 타고 한 거냐 등등 서로 얘기하면서 영화 첨부터 끝까지 같이 보는 내용이야.
배우 두 분 다 굉장히 목소리가 좋아서 어제 밤에 틀어놓고 잘 뻔 했다능..
되게 재밌었던 내용들이 많은데, 지금 기억나는 건.. 1. 그 마이클 스툴바그가 펄먼 교수 부인역 아미라 카사 배우 칭찬을 되게 많이 해. 여러 언어 구사하는 것도 부러워하고, 그 비 와서 정전된 날 셋이 소파 앉아서 책 읽어주는 장면 되게 좋았다고 하고. 티모시 샬라메도 자기가 아미라 무릎에 누워 있을 때 머리카락 쓸어 주는데, 그게 진짜 엄마가 아들에게 해주는 행동 같았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있고,
2. 또, 그 점심에 이탈리아 부부 초대해서 얘기하는데 엘리오가 코피 쏟은 신. 그 때 그 이탈리아 부부는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가 섭외한 이탈리아 연극배우라고.. 마이클 스툴바그는 이 씬이 너무 좋았다고 함..
3. 그리고 마르치아랑 엘리오 숲 속에서 관계하는 장면. 엘리오가 조금 빨리 (....음.. 싸서? 와서? ㅋㅋ 뭐라 해야할지..) 하게 되어서 마르치아가 엄청 웃잖아.
마이클 스툴바그랑 티모시 샬라메가 얘기하면서, 아마 이 때가 (영화 상) 엘리오의 첫 섹스 인 것 같지?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하면서, 마이클 스툴바그는 카메라 샷이 정말 맘에 든다. 이렇게 얘기함.
4. 또, 그 피아베 전투 기념비 씬. 여기서 엘리오가 자기 맘을 올리버한테 고백하는데, 고백하고 나서 그 기념비를 뺑 둘러 다시 만나서 얘기하기 전에,
올리버가 그걸 자기한테 왜 말하느냐고 하니까, 엘리오가 당신이 알아야 할 것 같아서요.
올리버가 내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그러니까 엘리오가 당신이 알아야 할 것 같아서, 그리고 알아줬으면 해서(because I wanted you to know) 하고, because I wanted you to know를 반복하잖아. 이 장면 좋다고 그러면서 마이클 스툴바그가, 이거 찍으면서 니가 연기 한거야 아님 시나리오에 그렇게 적혀 있는거야 물어보니
루카가 그 씬 찍기 전에 엘리오가 혼잣말로 계속 반복한다고 디렉팅 해줬다구 함.
기념비를 뺑 돌아서 다시 만나서 둘이 얘기 할 때, 파란 버스가 배경으로 들어오잖아. 이것도 약간 그 롱 테이크를 분산 시킬려고? 감독이 끼워넣었다고 함.
난 영화보면서 저 파란 버스가 배경에 들어오는게 정말 맘에 들었거든.. 그리고 이걸 롱 테이크로 잡은 것도 엄청나다고 생각했고 (두 번 트라이했다고 함).
5. 대망의 첫날밤 씬.. 코멘트는 많이 하진 않는데, 올리버가 엘리오에게 call me by your name and I'll call you by mine 이라고 대사하는 거.. 티모시 샬라메가 아미 해머가 영화의 제목이 된 바로 그 대사를 하게 되어서 굉장히 질투났다고 함..ㅋㅋ 근데 너무 너무 아름답게 잘했다고.. 마이클 스툴바그도 정말 아름다웠다고 했음.
6. 마르치아가 빨간 옷 입고 자전거 타고 와서 엘리오 찾는 씬. 이 때 마이클 스툴바그랑 티모시 샬라메가 엄청 감탄함.
마르치아 캐릭터의 연약성을 엄청 잘 표현했다고.. 그러면서 lady in red. 이러는데 나도 마르치아가 입은 빨간 롬퍼가 넘 이뻐보였다..
7. 올리버 떠나기 전 둘이 같이 놀러가게 해주자고 부부가 태닝하면서 말하는 장면.
이 때의 분위기가 너무너무 좋다고 티모시 샬라메가 코멘트함. 마이클 스툴바그는.. 이 부부의 관계, 그리고 교수가 부인 무릎에 살짝 손을 얹는 모습 통해서 둘의 섹슈얼한 관계? 를 약간 보여주는 장면이었는데 자기도 좋았다고 함.
8. 올리버 떠나기 전 둘이 같이 놀러 가서 술 취하고 길 가에서 키스하다 올리버가 psychidelic furs의 love my way 흘러나오는 걸 듣고 막 뛰어가잖아, 이 때 차에서 이탈리아 청년 셋이 있고, 음악 들으면서 춤추고.
이 배우들은 감독의 파트너가 만드는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이라고 하고, 특히 그 여자배우.. 춤을 정말 멋있게 잘 췄다고 둘 다 감탄함.
영화 볼 때 난 엄청난 몸치라.. 하 저런 음악에 어떻게 저렇게 춤을 멋드러지게 추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올리버랑 그 여자가 춤 추는 장면을 엘리오가 바라보다 토 하게 되는데, 자긴 연기하면서 엘리오가 그 둘을 보면서 질투한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한 건 아닌데, 나중에 찍고 나니까 그렇게 보인 것 같다고 함.
9. 엘리오가 다시 마을로 돌아와서 넋 나간 채로 엄마차 조수석에 타고 있을 때 마르치아가 와서 화해하는 씬.
이건 마르치아 배우 에스더 가렐 아버지 필립 가렐 영화에서 거의 그대로 따온 장면이라고 함.. 이 장면 정말 좋았는데..
10. 펄면 교수가 아들에게 거실에서 해주는 조언.
티모시 샬라메는 자기가 영화에서 제일 좋아하는 대사일거라고 함. 이 장면이 영화의 주제랑 닿아있다고 생각한다며..
11. 마지막 장면. visions of gideon이 흘러나오면서, 엘리오가 타는 장작불을 보면서 엔딩 크레딧..
와 나는 이거 영화관에서 보면서 이걸 이렇게 끝이랑 연결하다니? 이 감독 미쳤네 천재네 막 이런 생각 들었음..
이거 찍을 때 오른쪽 귀에 이어피스 꽂고 visions of gideon 음악 듣고 있었다고 함.
그 외 마이클 스툴바그가 할렐루야 정션 음악 나오는게 너무 좋다, 엘리오가 올리버가 온 후 lively 해 진 것을 표현해준 것 같다 등등.. 더 많은데 지금 생각나는 건 이 정도야. 혹시 시간 나는 톨들은 들어보길 바래..
와! 정성껏 정리해줘서 고마워~ 시간 날 떄 나도 집중해서 들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