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으로 갈까 하다가 난 벨소설 주력독자도 아니고
(벨 좋아하지만 전체 도서 비중에서 주력이 아니란 말이야 오해금물!)
내가 하고 싶은 건 알라딘 얘기라 토리정원으로 왔어.
지난주에 있었던 일이 뭔지 알고 싶으면 요거 참조(내가 쓴 거 아님)▷https://www.dmitory.com/garden/77108553
알라딘 고객센터팀장이랑 긴 전화문의 끝에 현타왔던 토리글도 내가 보고 많이 화났었는데,
지금은 그 글 지운 것 같지만 긴 글 써줬던 거 정말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어.
나는 솔직히 이번 알라딘 대처가 인터넷 서점 중 역대급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복기 가능하도록 정보 공유할 겸 타임라인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
정리한 글은 너무 길어서 링크로만 남기고,
그 중 시간별로 요약 정리한 짤만 여기 올려둘게.
(전문은 https://for-the-wise-consumer-choice.postype.com 필요하면 퍼가도 좋아!)
요 아래는 그냥 푸념이니까 읽지 않아도 좋아!
---------------------------------------------------------------
나는 지난주 일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알라딘 주력 소비자였던 토리야.
주이용처로 삼은 건 최근 몇 년이긴 하지만 가입은 2010년쯤 했더라구.
난 원래 좀 게을러서, '100원어치 할인 받으려고 발품 팔고 다니는 게 500원어치 더 피곤하다'는 주의라
도서정가제 시작되고 전자책 시장이 커지고 리더기를 구입하고는 그냥 알라딘에 푹 눌러앉았어.
책은 한달에 2~3번은 구매했고, 한 달에 최소 5만원 이상? 통계보니 월 평균 십만원 이상은 샀더라.
평균적으로 많이 산 건진 모르겠네. 어쨌든 옷도 화장품도 잘 안 사는 내가 돈 없어도 매달 습관처럼 사던 게 책이야.
알라딘에서 매년 "당신의 기록" 정산해주는 거 알라딘 이용하는 토리들은 알지? 난 그거 진짜 좋아했어.
알라딘이 '이 패턴대로라면 N권의 책을 더 읽을 수 있으니 80세까지 함께 하자'고 분석해주는데
그 말이 참 따뜻하고 좋더라고. 그래서 나도 매번 오래오래 함께 하자고 댓글을 달곤 했었어ㅋㅋㅋ
지난번 여성고용지표 때 많이 실망하긴 했는데ㅠㅠㅠㅠㅠ
엄청 두들겨 맞았으니 멍청하지 않으면 다음 평가 땐 개선 좀 하겠지 하고 애써 자위했건만...
이번 사태 보니 그때 하던 같잖은 변명이 원래 정체성이었구나 하는 현타랑 함께
내가 한낱 기업한테 쓸데없이 과도한 친밀감을 쌓고 있었구나 싶더라고...ㅋㅋㅋㅋ
그래, 알라딘 말도 틀린 말은 아니지.
전두환도 책 내고 윤서인도 책 내는데, 누군들 책을 못 내겠어?
어차피 간행물은 사후심의니까, 자비출판이 수월한 요즘은 내려면 얼마든지 내지.
근데 그걸 알라딘이 왜 굳이 발 벗고 나서서 홍보해주냐고. 그것도 '마스터피스'라고까지 하면서.
난 진짜 내가 마스터피스 단어 잘못 알고 있나 사전 검색해봤다.
알아? 박시백이 그린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이벤트는 출판사 주관하의 이벤트라고 하단에 떡하니 나와.
그렇게 중립 지키고 싶었으면 나래아도 출판사 주관 이벤트로 했으면 되잖아.
그리고 또 알아? 알라딘 이용약관에 '매매부적합 상품'에 대한 규정이 있다?
알라딘은 매매부적합 여부를 스스로 판단해서 거절할 수 있는 약관을 이미 만들어놨어.
물론 출판사가 항의해서 매매적합상품으로 최종 판단되면 정상조치해야 하지만,
출판사가 책 넣으면 1도 반항 못하고 전부 유통해야만 한다는 말은 책임회피성 거짓말이야.
논란을 몰라서 상품 등록한 것도 아니고 알고 있었다잖아. 그리고 항의가 들어간 다음에도 모르쇠했잖아.
알라딘이 우린 유통사라서 웅앵거리면서 발 빼는 거 솔직히 너무 괘씸하고 가당찮더라.
거기에 리뷰란 관리에 고객센터 태도에...할말하않......ㅋㅋㅋㅋ
그래서 지난주부터 알라딘에 항의글 접수하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 한 주 내내 알라딘이 답변하는 후기글 올라오는 걸 보니까 자꾸 스팀 올라서 글이 길어지더라고.
쓰면서 현타 정말 많이 오더라. 내가 잠도 못 자고 왜 이러고 있나, 이런 걸 쓴다고 보기나 하겠나, 또 매크로 답변 올 것 같은데 등등.
한편으로는 지금이라도 알라딘이 정신차리면 난 쫌 속아줄 용의 있는데 생각하고. 나도 참 미련퉁이지...ㅋㅋㅋㅋㅋ
근데 저번 고객센터팀장과 전화후기 올려준 토리글 보니까 꿈도 희망도 없더라고...ㅋ
고오맙다 알라딘ㅋ 나 같이 무거운 엉덩이도 뻥 하고 걷어차줘서.
다 작성한 글은 이번주에 고객센터에 문의 넣었어.
솔직히 시원한 답변은 기대하지 않아.
그리고 예정대로 논란책 외전까지 출간되면 나도 완전히 미련 버리려고.
유감스럽게도 그간 전자책을 알라딘에 다 몰아서 사놨기 때문에 탈퇴는 하지 않을 거야.
나 같은 사람들 꽤 있을 것 같더라. 그러니 알라딘도 당장 눈에 보이는 손해는 모를 거라고 생각해.
전자책 캐시는 만 얼마 밖에 안되지만 그것도 환불할 거고.
마일리지랑 적립금 다 합하면 근 십만원 되던데 내 돈 한 푼 안 보태고 그거 악착같이 다 쓰고 끝내려고.
알라딘도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인데 소비자인 나도 내 이익만 따지려고.
적립금이랑 서비스만 냠냠 이용해 먹을 거다, 왜, 뭐.
의리 1도 없이 서로 이용해먹는 관계, 좋다!
알라딘이 그 논란작으로 얼마나 많은 수익을 계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로 인해 나처럼 엉덩이 무거운 충성 고객은 포기한 셈이야.
나 같은 일개 소비자는 신경 쓸 가치도 없다고 판단했다는 점이 좀 슬프긴 하지만 어쩌겠어.
나는 작년에 그 논란을 처음 접했을 때보다 올해 접했을 때가 더 화나고 열받고 속상하더라.
그 감정의 차이만큼 나는 의식이 성숙해졌다고 믿는데,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을 보니 좀 황망하네.
그래도 청원 동의 숫자 올라가는 걸 보면서 같은 방향의 사람들이 더 많다는 희망을 느껴.
말 나온 김에 청원 링크도 살포시 놓고 갈게!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0248
단순히 청원숫자 올라간다고 뭐가 바뀌는 건 아니지만,
때로는 사라지지 않는 기록을 남기는 것 그 자체도 중요하더라고.
긴 푸념글 읽어줘서 고마워.
혹시 실수한 부분 있으면 알려주면 고맙겠어! 바로 고칠게!
정말 이번 사태로 실망 많이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