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폭력이란? 어떤 사람/사건의 진실에 최대한 섬세해지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데서 만족을 얻는 모든 태도.' 더 섬세해질 수도 있는데 그러지 않기를 택하는 순간, 타인에 대한 잠재적/현실적 폭력이 시작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중략) 실수도 폭력이 될 수 있다.


"꽃을 피운 듯 발그레해진 저 두 뺨을 봐. 넌 아주 순진해 그러나 분명 교활하지. 어린아이처럼 투명한 듯해도 어딘가는 더러워. 그 안에 무엇이 살고 있는지 알 길이 없어." 가수 아이유 씨의 노래 <제제>의 한 대목이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학대받은 아이 '제제'를 대상으로 이런 식의 캐릭터 해석을 시도하는 것은 세상의 모든 제제들에 대한 폭력이라는 비난이 한동안 거셌다. 해석에는 정답이 없으며 해석은 다양할수록 좋다는 (별로 특별하지 않은) 생각을 갖고 있는 터라, 어떤 해석을 두고 '좋은 해석'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해서는 안 될 해석'이라고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아이유 씨에게 쏟아지는 비난 자체가 이미 폭력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 무렵 수시 모집 면접에서 한 학생을 만났다. 봉사활동 기록을 살펴보니 '학대 아동 멘토링'을 한 것으로 돼 있었다. 예정에 없던 질문을 던졌다. <제제>에 대한 논란을 알고 있느냐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고. 내 질문이 끝나자마자 그 학생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당황해서 이유를 물었으나 눈물이 멈추지 않아 대답하지 못했다. 겨우 입을 떼기를, 아이들이 생각나서 운다고 했다. "그 아이들이 어떤 아이들인지 아는 사람이었다면 그런 노래를 만들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학생은 아주 여린 진심을 막 꺼내놓은 참이었다. 행여 그 진심에 대한 추궁이 될까 봐 질문을 하는 일 자체가 조심스러워졌따.


그래도 한 번 더 물었다. "그렇다고 학대받은 아이들을 아프고 슬프니까 따뜻하게 위로해줘야 한다는 내용의 노래만 불러야만 할까? 그것이 본의 아니게 그 아이들을 앞으로도 계속 아프고 슬픈 존재로 머무르게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똑같은 시선으로만 보지 말고 다른 모습을 발견해주는 일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제제의 흥미로운 이중성을 노래한 아이유가 그랬듯이." 그러자 그 학생은 고요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그 이중성 자체가 학대받은 아이들의 특징이에요." 이 말은 나를 흔들어놓았다. 그와 동시에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학대받은 아이들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르고, 그 학생은 안다는 것.


(중략) 《소년이 온다》에 나오는 폭력에 대한 묘사가 읽기 고통스러웠다고 말하는 독자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실제 벌어진 일은 그보다 훨씬 더 끔찍해서 소설에 쓸 생각조차 할 수 없었으며, 그나마 쓴 것들도 나중에 지웠고 겨우 남은 것이 그 정도라 했다. 그는 본래 폭력적인 장면을 쓰는 데 특히 더 애를 먹는 작가다. 그렇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가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저는 불판 위에서 구워지는 고기를 보는 일도 힘겨울 때가 있어요." 바로 이런 사람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소설을 쓸 수 있었으리라. 이것은 '폭력에 대한 감수성'의 문제다. 이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더 민감해져도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신형철 평론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이라는 책인데, 읽다가 인상 깊은 부분이라 톨들과 함께 보고싶어서 발췌해왔어. 혹시 문제되면 말해줘!


  • tory_1 2019.08.01 02:21

    좋은 글이다..표현의 자유라는 건 법적 처벌이 없다는 뜻이지 지탄을 피하는 방패가 될 수 없지..

    난 아이유가 어렸을 때 가난했을 지언정 학대나 정서적 폭력 같은 것들은 모르고 살았기 때문에 

    저렇게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가난도 물론 큰 고통이지만 그 고통을 앞세워

    불우함이란 경계에 아슬하게 걸쳐놓고 자격이라 착각한게 아닐까..

  • tory_29 2019.08.02 01:16

    불행서사 팔고 팬들 한 먹여서 코어 강화하는 연예인 꽤 많더라

    슈스 되고나서는 그렇게 못하니까 대중에게 정당한 비판 받는것도 

    일종의 불행서사로 활용하는것 같더라고


    가난과 폭력은 다른 문제인데 저런식으로 가사 쓴거 넘 싫음 

  • tory_2 2019.08.01 02:43

    평론가의 저 말이 무슨 뜻이야? 학대받은 아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다른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는게 제제 가사랑 무슨 상관인지 잘 모르겠어.

    제제의 도발적인 이중성을 표현한 게 학대 당한 아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해 안되는데. 그게 무슨 위로야. 상처를 후벼파는 거지.

  • tory_3 2019.08.01 04:14
    조금 다르지만 사람들이 피해자에게 기대하는 태도 같은걸 말하는거 같아. 보통 피해를 당한 사람에겐 슬픔, 두려움, 어두움을 사람이 기대하는데 막상 당당하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피해자에겐 저 사람 피해자맞아? 라는 의혹을 보내잖아. 학대받은 아이를 단지 피해자라는 틀에 가두지 않고 다양한 면모를 발견해줌으로 상처에 갇혀버린 사람이 아니란걸 발견해주자 이런거 아닐까.
  • W 2019.08.01 10:28
    글에 나왔다시피 학대 피해자들에 대해서 본인이 무지했다고 시인했고, 무지가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입장 밝혔어.
  • tory_4 2019.08.01 08:56
    맞아..학대받은 아이들에 대한 일말의 이해와 공감과 측은지심이 있었더라면 저 가사처럼 절대로 표현못하지...
    뭘 모르니까 '학대받은 아이를 교활하고 도발적이고 성적코드가 섞여있게 표현하면 이 아이가 고통스러워 하지 않을까' 라는 최소한의 조심스런 고민도 없이, 함부로, 아주 쉽게 표현할 수 있었던거임... 뭘 모르니까...
    그래서 도저히 '표현의 자유'라는 방패로 아이유를 방어할수가 없음. 아이유는 아동의 인권, 게다가 학대받은 아동의 인권에 대해 섬세하게 행동하지 않았으니까
  • tory_7 2019.08.01 11:13
    222222222 개인적으로 정말 혐오스러운 노래였어.... 그 노래는
  • tory_15 2019.08.01 16:26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1/26 19:16:53)
  • tory_26 2019.08.01 23:23
    444444
  • tory_5 2019.08.01 09:53
    아이유한테 보여주고 싶은 글이다
  • tory_8 2019.08.01 11:14

    "그 이중성 자체가 학대받은 아이들의 특징이에요."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해 줄 톨 있니? 

  • W 2019.08.01 11:25
    나는 제제에서 묘사했다고 일컫는 ‘다른 모습’이 보통의 경우 이중성이 아니라 본연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졌을 텐데, 학대받은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이중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했어.
  • tory_9 2019.08.01 11:5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08/01 16:38:12)
  • tory_48 2019.08.20 13:54

    살아남기 위한 방어기제로 자기조차도 속일 정도의 이중성(가면)이 생긴다는 뜻이 아닐까? 난 그렇게 받아들임.

  • tory_9 2019.08.01 11:49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08/01 11:49:41)
  • tory_10 2019.08.01 11:52
    나도 이 책에서 이부분 인상깊게 읽었어 신형철 작가님 좋아!
  • tory_11 2019.08.01 13:36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1/15 04:26:59)
  • tory_29 2019.08.02 01:19

    곡 내리라는 팬이 있었어? 그나마 정상인이었나보네

  • tory_12 2019.08.01 15:24
    안읽었을거 같아 ... 안읽었다고 인장하기 쪽팔려서 자기 해석이라고 주장한거 같은데, 차라리 안읽었다고 했으면 난 이해했을 듯.
  • tory_13 2019.08.01 15:45

    학대받은 아이들의 이중성이 무슨 뜻이냐면, 그 아동들 중 아이유 노래 가사처럼 어른의 시각으로 볼때 교활하거나 발랑 까진 경우가 분명 있거든. 가해자에게 과하게 집착하거나 가해자를 감싸는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게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생활속에서 필요한 보호와 돌봄을 받지 못할때 아이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그렇게 되는건데 아이유 가사는 마치 아이가 다 알고 그러는양 아이에게 정말 어른의 "교활"함이 있는양 썼기 때문에 정말 학대받은 아동을 겪어보고 그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아는 사람이 저런걸 보면 마음이 찢어지지.. 특히나 제제의 경우 그야말로 그런 학대받은 아이를 너무 절절하게 그려낸 소설 속 주인공이라..

  • W 2019.08.01 16:20
    자세한 설명 고마워!
  • tory_18 2019.08.01 18:52
    그루밍 성범죄 관련해서도 도움되는 글이다.
  • tory_14 2019.08.01 16:19

    좋은 글 고마워

  • tory_16 2019.08.01 16:30

    책 당장 찾야봐야겠다.

    내내 예민충으로 몰렸었는데 내 생각이 틀리지 않다고 말해주는 동지 찾은 기분이야 ㅠㅠ 좋은글 고마워!

  • tory_17 2019.08.01 18:09
    좋은 책 추천 고마워~
  • tory_19 2019.08.01 19:32
    어 음 ... 약간 그 피해자 애들하고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는 톨로써... 그 이중성 자체가 학대받은 아이들 특징이라는 말 정말 명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해

    말재주가 없어서 그냥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어렸을때 엄마한테 약간 정신적 신체적 학대 조금 당하고 , 부모님도 이혼하시고 그래서 많이 외롭고 그랬어 그래서 그런지 남자한테 의지를 많이 하더라

    18살때 아르바이트 같이하던 25살 오빠가 있었는데. 자취방에 놀러오라는 말에 놀러갔더니 침대로 눕히더라 심리적으로 강하게 반항할 수 없어서 어영부영 첫관계를했어.근데 알고보니 여자친구가 있어서 참 많이 상처받았지. 분명히 화를 내야하는데 화를 낼 수 없더라. 정말 의지할데가 없어서 그사람만이라도 붙잡고싶은데 버려질까봐 무서웠나봐. 가래서 태연한척 여자친구랑 결혼할때 나 초대하라며 우스갯소리를 하곤 집으로 돌아왔어.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펑펑 울었어.

    그 외에도 몸캠 요구했던 교회오빠, 차안에서 뽀뽀하려고했던 믿었던 선생님. 등교길마다 알몸을 보여주던 옆옆집 아저씨. 등등을 경험하고 나는 성적으로 개방적인 여자애가 됐어.그냥 딱 남자들 판타지스런 그런거 있잖아 ‘어린데 성적인 느낌을 갖는 여자애’ 가 됐던거같아

    뭔가 이상하지? 분명 저런 피해를 당했으면 울면서 남자들을 경계하거나 피해야한다고 생각하잖아. 근데 난 그러지 못했어. 그렇게 행동하면 너무 비참해지더라고. 그래서 모든게 내 선택인양 굴었어. 남자들한테 했던 성적인 행동들, 말, 내 선택처럼 보였으나 사실 내 선택이 아니더라.

    내가 당했던 피해를 말해봤자 들어주는 사람도 없었고.
    엄마는 그냥 넘기자는 쪽이었으니깐. 난 모든걸 그냥 숨기도그렇게 ‘겉으론 밝고 단정해보이지만 사실 성적인걸 좋아하고 개방적인 여자애야’ 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았지. 뭔가 독기 같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 문득 깨달았던거같아. 사실 모든건 내 선택이 아니라 그 사람들의 폭력적인 강요때문이었다는걸말야. 깨닫고 나니 참 눈물나더라

    글속에서 면접본 학생 참 대단하고 고맙다는 생각이들어.
    내가 믿는 사람들한테 피해사실을 얘기했을때 돌아왔던건 ‘그러게 거길 왜갔냐’ ‘나쁘다고 하려는건 아니라, 왜 그런일을 당했었는데 또 따라간거에요?’ 라는 말들이었거든

    얘기해봤자 내가 죄인이 되는 세상에서 저렇게 타인의 고통을 이해해주고 눈물흘려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감동스럽다.
    좀 웃기지만 난 길가에서 호되게 혼나는 애기들을 보면 눈물이나. 불쌍해서가 아니라 여전히 동질감이 느껴져서.

    저런 학생들이 많아져서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해지면 좋겠다

    너무 개인 TMI 가 많이 들어있지만 저런 이중성에 대해 참고가 될까 댓글 남겨 문제된다면 댓 남겨주 ^~^
  • tory_20 2019.08.01 19:46
    어려운 얘기일텐데 꺼내줘서 고마워. 이해가 간다. 그리고 토리, 토닥토닥.... 토리의 아픔을 전부 알 수는 없지만, 그냥 다독여주고 싶다. 앞으로는 꽃길만 걸어!
  • W 2019.08.01 20:10
    사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책을 읽은지 너무 오래되어서 이중성이라는 의미가 추상적으로만 이해되었었는데 다른 톨들이 해준 설명에다 톨 이야기까지 듣고 나니까 어떤 개념인지 이제 확실히 이해가 돼. 면접 본 학생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눈물 흘렸듯이, 19톨이 톨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나를 포함한 또 다른 누군가는 더 섬세한 공감능력을 갖게 될 거야. 이야기 해줘서 정말 고마워! 아이들도 19톨도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어♥︎
  • tory_21 2019.08.01 20:41
    토리 덕분에 아주 잘 이해가 되었어 고마워! 그리고 고생했어..
  • tory_22 2019.08.01 21:03
    토리 어려운 얘기 나누어줘서 고마워ㅠㅠ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어
  • tory_19 2019.08.01 21:34
    다들 응원해줘서 고마워 글에 못담은 얘기를 하자면
    수시 면접때 신형철 작가님도 캐치를 못한 부분 있잖아.

    학대를 당한아이들에게 연민과 동정대신 새로운 의미(?) 를 부여해주어야 하지않냐는 물음말이야
    (아이유 제제 속 가사처럼 넌 어리지만 사실 아주 당당하고 교활한 애야 라는 의미를 부여하는것)

    이거 사실 피해자에겐 정신승리(?) 회피(?)를 주는거라고 생각해....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이것도 내 경험기반이니깐 그냥 참고만 해줘!

    스스로에게 성적으로 개방적인 캐릭터를 부여하고, 또 타인이 그 캐릭터를 보며 ‘넌 정말 성적으로 개방적인 아이구나 신기해, 당당해보여’ 라는 말을 듣거나 사랑받을때. 그 순간만큼은 자신감이 들 수 있겠지. 사실 아무것도 해소된건 없는상황(피해당한 사실을 증오하지만 가해자를 원망하지도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피해원인을 돌리는 상황)에서 내가 성적어필 이나 성을 가볍게 다루는 행위를 지속함(피해사실에서 자신을 보호 하기위해 회피하는행동or 사랑받기 위한 행동)으로서 자신감이 오르다가도 문득 피해사실이 떠오를때 피해자가 자신을 원인이라고 생각하는걸 굳건하게 만들어주는거같달까? 더 섬세하게 표현을 못해서 답답하다.... (모든 피해자들이 이렇진 않다는거 알아줘!!!!! 재차 말하지만 내 개인적 경험이고 참고사항이 되면 좋겠어서 쓰는글이야!)

    일반화할순 없지만 학대받은 아이들을 단순히 불쌍히 여기거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주는것보다.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자기 탓이 아니었단걸 일깨워주는게 첫 걸음인거같아.... 나도 몰랐는데 가난도 학대도 성범죄도 내 탓을 하고 모든걸 내가 짊어지려고 그래서 인생이 더 힘든거 같더라!

    토리들 주변에도 이런 어린 친구들이 있고 도와주고픈 마음이 든다면.. 그 친구에게 모든 불행은 네 탓이 아니란걸 알려주면 좋겠어... 물론 돕고싶은 친구에게만!

    그리고 번외지만 이런 불행에 빠진 친구중에는 너무 자기 불행에 매몰되어있어서 주변사람들에게 무례하게 굴거나 너무 집착할 수 도 있어... 나도 그랬었고... 근데 그건 혼자 깨닫지 못하면 못빠져 나오는거더라! 상황이 심각한 친구라면 토리가 혼자 감당하려 하지말고 병원의 도움을 받는걸 추천해.. 모든 사람들이 소중한건 마찬가지니깐...

    내 댓글 불편하게 여기지않아줘서 고마웝!
  • tory_29 2019.08.02 01:25
    @19

    톨아 댓글 넘 잘봤어. <디스그레이스 디스를 벗다>는 책이 성범죄 상담 20년 넘게 한 상담가가 쓴 책이래. 

    <사랑받을 권리>도 자존감에 좋고

    수잔 포워드의 독이 되는 부모도 좋아. 수잔포워드는 부모자녀 관계가 인간관계, 연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책 많이 썼어


    https://twitter.com/imaum0217

    요즘은 자기 자비도 뜨는데 여기도 좋은글 많더라

    꽃길 걷기를 바라

  • tory_33 2019.08.02 10:40
    나도 토리랑 굉장히 비슷한 케이스인데 많은걸 깨닫고 가....가슴 속에 항상 있었던 응어리가 있었거든...
  • tory_37 2019.08.02 13:29

    토리 댓글 보니 내 모순적인 행동이 조금 이해가 간다. 가족이 아닌 사람들 밑에서 자라면서 방치와 학대를 받았고 그로 인해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어차피 나는 그럴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애써 외면하고 스스로 상처줬었거든 어린 마음에 내가 못됐고 교활하다 생각했었어. 생각이 많아진다.

  • tory_38 2019.08.02 16:15
    @19 토리 고마워
    방치되었던 어린시절을 지나
    나 또한 누군가에게 기대고 지나친 요구를 받으면서도
    나는 원래 그런애다 그랬었는데,
    토리 글 보니 생각하게 되고 나 스스로를 방치하면 안될거같아
    고마워 고마워
  • tory_23 2019.08.01 22:02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12/13 21:55:18)
  • tory_39 2019.08.02 16:27

    동감

  • tory_43 2019.08.03 00:5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10/31 07:23:10)
  • tory_24 2019.08.01 23:02
    그 이중성 자체가 학대당한 아이들의 특징이다. 두루뭉술하게 머릿속에서 떠다니던 개념들을 저 학생은 명확한 문장으로 표현하고 또 수용했구나. 모든 생물은 생존을 위한 방향으로 발달한다고 햇어. 스스로를 지킬 힘과 판단력이 없는 아동들이 그에 더해 학대까지 당할 때, 그들을 둘러싼 환경은 그 나이대에 제공되어야 할 무조건적이고 온전한 보호라곤 없는 계산적인 공간이잖아. 그래서 위험하고.. 그 계산에 발맞추어 내게 보호를 제공해 줄만한 누군가를 향해 본능적으로 살가워지거나 순종적으로 되어간 것이, 누군가에겐 깊은 공감과 슬픔이었고 아이유에겐 제제였구나 싶어. 이 문제 이외의 아이유가 보여주는 다른 성정은 늘 참 그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데, 여전히 이런 면에서. 그리고 로리타로 컨셉을 잡고 활동하는 여성 연예인들이 실제 사회의 소아성범죄를 촉발하거나 증가시킨다는 어떤 구체적인 통계도 없기에 비난은 부당하다는 그당시 팬들의 논리에서. 여전히 혼란스러운 마음을 느껴.
  • tory_25 2019.08.01 23:17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읽으면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데
    나는 그 책만 떠오르면 눈물이 나는데

    학대 받지 않아서 모르는걸수도
    아니면 아직도 모르고싶고 스스로를 그렇게밖에 보고싶지 않은걸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해
  • tory_27 2019.08.02 00:08
    본문과 댓글 모두 정독해서 읽었어..! 좋은 글 올려줘서 고마워 톨아!!
  • tory_28 2019.08.02 00:20
    정말 폭력에 대해서는 예민하고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하는 글이야.. 어떤 사람들한테는 별거 아닌, 그저 소수의 불편함이고 소소한 논란일지도 모르지만 나한테는 정말 충격적이고 역겨운 논란이고 그러한 노래로 남았어. 그리고 그 이후의 행보들까지 보면서 적어도 나는 소비하고 싶지 않다 정말.... 그리고 나 스스로도 항상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들어.. 다수한테 사랑받고 박수받는 일보다 단 1명의 사람이라도 상처받지 않는, 덜 상처받는 그런 일에 더 가치를 두고싶다ㅠ
  • tory_29 2019.08.02 01:30

    다수한테 사랑받고 박수받는 일보다 단 1명의 사람이라도 상처받지 않는, 덜 상처받는 그런 일에 더 가치를 두고싶다ㅠ

    이거 넘 좋은 말 ㅜㅜ

  • tory_8 2019.08.02 11:5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08/02 12:01:53)
  • tory_30 2019.08.02 04:17
    난 이 노래와 로리타 차림으로 젖병 빨다 축 늘어지는 뮤비 본 뒤로 그 여가수 볼 때면 되게 찝찝하드라....
  • tory_31 2019.08.02 08:14
    내가 장담하는데 아이유 책 안읽었음. 그래서 사람들이 다 싫어하는데도 끝까지 고집부리는 거. 지금이라도 책을 읽으면 되는데 아마 안읽을 거임. 책을 읽으면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을까봐. 그게 쪽팔리고 두려워서. 계속 자기 합리화를 하고 싶어서.

    추가로 나 아이유 팬임. 아이유 팬들이 다 제제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고 여기지 않았음 좋겠음ㅠ 내가 제제를 겪으면서도 아이유 팬으로 계속 남은 이유는 아이유가 제제라는 곡으로 계속 논란을 지속하는 건 소아성애가 있어서가 아니라 무지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나약함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임......ㅠㅠ
  • tory_29 2019.08.02 15:55

    몇몇 팬들도 책은 안 읽은 것 같다고 하더라

  • tory_40 2019.08.02 21:20
    나도 이거같음... 멍청한 자신 인정하기 싫어서..개인적으로 난 무지도 잘못이라 생각해서 지금 몇년째 이어오는 이 논란에 묵인하는 아이유 너무 얕아보이고 답답해 아티스트의 아이유 호감이지만 제제-나의 아저씨 행보로 소비를 멈췄어..ㅜ
  • tory_32 2019.08.02 10:30
    이런 글을 보면 혼탁하고 어그러진 마음이 치유되고 진정한 안식을 맞은 느낌이 들어. 결국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등불을 비추어 주는 글.. 이렇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좋은 글을 앞으로 좀 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
  • tory_34 2019.08.02 10:47

    흠 난 아이유 제제 속 아이가 라임오렌지나무 제제가 아니라 그자신이라고 느껴졌어. 중학교 때부터 가수하려고 오디션 보러 다니고 현장 뛰고 그외 내가 모르는 걸 보고 듣고 겪고 강요받았던 아이유 자신. 어떻게 보면 아이유도 강제된 이중성, 성적인 자기합리화를 겪었을 수 있지. 그래서 아이유가 혐오스럽다거나... 그렇진 않음 논란이 한창이던 그 당시에도 지금도

  • tory_35 2019.08.02 11:44
    제목부터 대놓고 제제인데? 본인 이야기였다면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가 연상되는 어떤 것도 차용해선 안 되는 거지. 제제와 아이유 본인을 동일시 시킨 의도에서 그랬다고 하면 이 노래로 인해 학대 피해자들이 상처받진 않을지 더 고민해보지 않은 거고.
  • tory_36 2019.08.02 12:10
    음...나도 제제를 빗대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지만, 그렇더라도 그 가수의 무지함이나,그로 인한 2차폭력이 정당화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어쨌든 제제의 이름을 빌려서, 마치 제제가 하는 이야기처럼 말하는 거잖아
  • tory_9 2019.08.02 17:53
    나도 어제 이 글 읽다가 문득 34토리랑 비슷한 생각이 좀 들더라구(제제 가사가 아이유 본인이 바라본 자신의 얘기가 아닌가 하는.)
    제제 노래 문제 되기 전까지 아이유가 대중들 앞에서 잡고 있던 컨셉과 제제 가사 컨셉이 유사해보여서.(순진해보이지만 사실은 알 거 다 아는 영악한 어린애 컨셉. 물론 정서적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한 미성년자를 향한 어른의 폭력적인 시선에 지나지 않음.)

    나는 아이유가 미성년자 시절에 그런 컨셉으로 자신을 셀링할 때, 대중이라고 뭉뚱그려지는 대다수의 사람이 아이유의 그런 활동을 용인하고 심지어 칭찬했다는 점에서는 아이유가 피해자라고 생각함.
    제제 문제에서는 아이유가 가해자가 맞는데, 그 가해행위가 본인이 받은 피해행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경우라고 느꼈어.
    아이유가 미성년자 시절 스스로를 그런 컨셉으로 셀링할 때 아무도 뭐라하는 사람이 없었고 오히려 칭찬받았잖아. 그런 상황에서 제제 가사가 문제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낮지.
    그래서 제제문제에서 아이유의 가해자성을 얘기할 때 아이유의 피해자성을 빼놓고 얘기하는 건 중요한 요인을 생략한 채로 하는 논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성장과정에서 폭력에 노출된 경우에 오히려 폭력에 무뎌지고 그래서 또 다른 약자에게 비슷한 가해행위를 하게되는 그런 경우가 있잖아. 그거랑 좀 유사하다고 해야하나.
    (참고로 제제 발표 당시의 아이유는 성인이었지만, 이십대 초반이었고 아직 본인의 십대 시절의 영향 하에 놓여있는 나이였기 때문에, 발표당시 성인이니까 온전히 본인 책임이라고 말하는 건 조금 편리하지만 무책임한 방패라고 생각함.)

    왜 아이유가 제제문제에서 본인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지 나도 궁금했는데, 그 이유를 알 거 같은 생각도 들었어.
    제제문제에서 본인이 가해자라는 걸 아는 게, 자신의 피해자성을 인식하는 거랑도 연결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
    일반적인 경우에도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아이유의 경우에는 그게 본인의 가수로서의 성공 기반과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아마 더 인정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고.
    그리고 또, '니 선택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이 한 둘만 있어도, 피해자가 자신이 피해자라는 걸 알게 하는데 상당히 방해가 되는데,
    아이유 같은 경우엔, 가해자라고 할 수 있는 대중들이 아마도 '니 선택 아니냐, 그걸로 돈 많이 벌지 않았냐'고 말할거고,
    그런 가해자 대중으로부터 아이유가 분리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더 어렵지 않을까 함

    오해 방지 차원에서 덧붙이자면,
    제제문제에서 아이유가 가해자라는 사실이, 아이유가 피해자였다는 사실에 희석되길 바라서 쓴 댓글은 아니야.
    단지 아이유의 가해행위를 얘기할 때, 아이유가 유사한 문제로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빼고 얘기하는게,
    중요한 요소를 생략한 채로 하는 논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쓴 댓글이야.
  • tory_41 2019.08.02 22:07

    엄 근데 이런 이야기 그때도 나왔어 나는 아이유가 소아성애적 뭔가가 있어서 이런 가사를 썻다고는 생각 안하지만.. 험버트가 되어버린 롤리타다 이런식의 이야기 꽤 있었음

  • tory_42 2019.08.03 00:32
    조심스럽게 나도 톨 의견에 공감해
  • tory_9 2019.08.03 16:41
    @41 소아성애보다는 아동학대 카테고리에서 얘기하고 싶었어
    아이유가 청소년기에 겪은 일들도 아동학대고 그래서 종국에는 제제 같은 아동학대 피해자를 그런 식으로 보게 된 걸 거라고. 본인이 겪은 일도 사실은 강요된 이중성인데, 그걸 자발적 이중성으로 생각하는거 말야.
  • tory_47 2019.08.05 17:52

    와 이거 머리를 때린다..

    아이유는 팬을 생각하는 마음이나, 글/가사 적은 걸 보면 생각이 많고 섬세한 사람이라고 느꼈는데

    <제제>나 그 뒤의 행보에서는 왜 그랬을까 싶었거든.

    제제야 실수라고 쳐도 그 뒤에 왜 사과하거나 반성하지 않았을까 의아했었어.

    그런데 이런 이유가 섞여있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드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이런 상황들이 여러모로 씁쓸하고 안타깝다.

  • tory_44 2019.08.03 01:08
    좋은 글, 댓글들 고마워. 섬세하게 다른 이를 배려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이되는 따뜻한 말을 건네주려면 이런 글들을 많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 32톨 말대로 등불같은 글이다.
  • tory_45 2019.08.03 14:10

    참좋은글이다 댓글들도..너무나 귀하고 고마워

  • tory_46 2019.08.04 20:01
    정말 글과 댓글 모두 중요한 부분을 짚어주고 있어서 또 한 번 깨닫게 되는 것 같아
    용기낸 톨도 고맙고 원톨도 고맙고 다 고마워
  • tory_49 2022.06.02 13:25
    스크랩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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