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보러 ㅇㅋ 갈 일 없게 옮겨왔어!
여전히 오글오글 주의!
친애하는 Tory 에게,
꾸하!
초장부터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는 자네의 구겨진 표정이 활동사진처럼 내 눈 앞에 선하게 펼쳐지는구먼.
극동의 작은 어떤 나라에서 인사말로 쓰는 말이라네.
아마 '꾸'방톨들의 '하'여와 같은 은덕으로 내가 이리 태평성대를 누리며 살고 있네 고맙네 그려 - 라는 문장이 어원인 걸로 추측하네. </p>
..꾸방톨들이 누구냐고?
거, 궁금한 것도 많고만! 여전히 사람 실없긴..
자네라면 분명히 저 도어노커부터 쾅쾅 두드리고 싶어할 거 같네만, 흠흠.
저건 오로지 Mr. Taekbae 와 Mr. Chicken 만이 두드릴 수 있네.
어디서 저런 걸 샀냐고? 모든 물건의 구입처와 출처는 추신에 덧붙여 놓을 테니, 내 일단 설명하는 데 집중하겠네.
문은 Dmitory street 에 있는 Dunn Edwards 씨네 페인트 가게에서 Red contrast (DEA106) 한 통 사다가 내 몸소 칠한 걸세그려.
아래에 덧붙일 설명까지 못 견디고 저 의자들을 궁금해할 자네 모습이 선하니, 내 저것만 먼저 알려줌세.
Hwanghak-dong 에서 산 made in Japan 1952년산 빈티지일세. 나보다 31년 더 오래 됐고.. 어디보자.... 자네 나이가..
아차차.. 자넨 나이 얘기 하는 거 싫어했지. 미안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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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도 알다시피 내 어지간히 집돌이어야지.
내가 문 닫자마자 더블 악셀을 펼치며 침대로 뛰어드는 거야 아주 잘 알 테니, 굳이 왜 침대를 바깥으로 빼놨는지 덧붙이진 않겠네.
..그나저나 사진상으로만 볼 수 있는 잘 정돈된 형태라, 나조차도 낯선 모습이구만그려.
원래 저 커튼은 문과 Red-Cyan 보색대비를 이루게 되어 있네만,
커튼 길이만 장장 5m 에 달하다보니 침대만 바라봤을 때 Red 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밸런스가 무너지는 걸 발견했었네.
내 그래서 검붉은 작은 쿠션으로 밸런스를 다 잡았지.
아, 침대 옆 사이드테이블 같이 보이는 건 스피커일세.
원체부터 End table speaker 라고 나온 Pioneer 의 CS-06 이란 녀석인데, 구하느라 내 고생 꽤나 한 녀석이네.
아주 크게 사진을 확대해보면 스피커 옆 침대 아래에 앰프가 있는 게 보일 걸세.
자네도 알다시피 내 골드와 브론즈 성애자라.. 클래식한 앰프를 두고 블루투스 기능은 블루투스 리시버를 꽂아 따로 추가시켰네.
별별 게 있는 참 좋은 세상이지 않나? 밤 하늘에 뜬 달님도 참 밝고 말일세.
사알짝 보이는 쓰레기통도 내가 아끼는 녀석임세. 원래 용도는 쓰레기통이 아닌 녀석이지. 저래 봬도 환산 용량 8L 짜리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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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 있는 공간이지만 여기가 주방 공간일세.
내 저 망할 놈의 조명 다느라 고생했던 걸 돌이켜 보면 아직도 이가 갈리네그려.
아, 말하는 걸 깜빡했네만, 이 집에 몇 개의 조명을 달았나 세어보는 것도 재밌을 걸세.
'이 작자가 또 돈 지랄을..' 이란 생각일랑 하지 말아주게나. 생각보다는 얼마 안 들었네. 생.각.보.다.는.
커튼 달린 저 방에 대해 궁금해하겠지만, 저긴 허드렛 방이네. 자네도 어렴풋이 느꼈을지 모르겠네만, 이 집에 수납공간이 워낙에 없잖은가.
약간의 가림막 역할을 할 레이스 커튼만 달아놓고 그걸로 끝인 공간이네. (그나저나 정말 레이스는 내 취향이 아니란 걸 이번에 알았네그려)
아마 자네가 내 눈 앞에 있다면 저 케이크 스탠드에 있는 까까들을 자연스레 까먹으며 어딘가 걸터앉겠지.
난 아마 저 사랑스런 케이크 스탠드에 대해 장황히 얘기하려 하겠지만,
자네의 관심은 오로지 그 위에 있는 주전부리라는 걸 내 익히 잘 알고 있기에 이렇게 사진을 첨부한 서신으로 대신하는 걸세.
먹고 싶으면 찾아오게나! 올 때 메로나!
아, 냉장고니 전자렌지니 하는 가전 제품들은 모조리 싱크대 옆 주방 공간에 들어가있네.
부디 양두구육이라고 욕하진 말아주게나. 나로선 한참을 생각한 후에 힘들게 내린 결론들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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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나로서도 실험에 가까운 공간이었네.
사진상으로 보면 전체적인 색상들이 무리 없이 잘 보이겠지만.. 실제는 그러하지 않다네.
바깥의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 때문에 사실상 이 공간은 '실루엣' 위주의 공간이니 말일세.
비록.. 자네도 잘 아는 내 드러운 승질에 내가 못 이겨 색상도 다 맞춰놨지만 말이야.
아, 생각했던 것보다 콘솔 크기가 작아 처음엔 조금 당황했지만.. 어차피 내가 하는 거야 약간의 스킨 케어와 드라이, 왁스칠 밖에 더 있겠나.
저 정도 크기면 난 만족하네.
분명 자네라면 여기저기 서서 시선을 달리해보고 싶어 할 테니, 내 귀찮음을 무릅쓰고 다시 한 번 둘러 보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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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드 테이블은 흑단목으로 된 걸세.
번장? 아마 번잡스러운 장터의 줄임말이라고 추측되네만, 여하간 그런 곳에서 사 왔다네.
액자에 왜 아무 사진도 없냐는 듯한 말을 차마 입에 담지는 못하고, 동공에 7.0 규모 강진을 일으킬 자네를 배려해 내 덧붙이자면....
막상 받아보니 이 상태로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놔둔 걸세. 별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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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 서신을 읽자마자 Bread street 로 오게나. (Brad 가 아니라 Bread 맞네)
언제 올 줄 알고 그러느냐고? 나도 결코 움직이는 게 빠른 이는 아니잖는가.
곧 보세! Bread is the best!
Sincerely,
W.G. 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