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처참함은 너덜너덜해진 남루함이며,
처절함은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괴로움이며,
처연함은 그 두 가지를 받아들이고 승인했을 때의 상태다.


처참함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정황이라면, 
처절함은 차마 손 댈 수 없는 정황이며, 
처연함은 눈 뜨고 볼 수도 있고, 손을 댈 수도 있지만, 눈길도 효력도 없으리란 걸 알고 있는 상태다.


처참함은 입맛을 잃어 물조차 삼킬 수 없는 지경이라면, 
처절함은 밥솥을 옆구리에 끼고 전투적으로 숟가락질을 하게 만드는 지경이며, 
처연함은 한 그릇 밥 앞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경지이다.


누군가가 우리를 처참하게 했을 때, 우리는 행동할 게 없어지고 말이 쌓인다. 
하지만, 누군가 우리를 처절하게 했을 때, 우리는 말이 없어지고 대신 처신할 것만 오롯이 남는다. 
그 누구 때문에 우리가 처연해진다면, 그때는 말도 필요 없고 행동도 필요치 않은 상황이다. 


처참함 때문에 우리는 죽고 싶지만, 
처절함 때문에 우리는 이 악물고 살고 싶어진다. 
처연함은 삶과 죽음이 오버랩되어서 죽음처럼 살고, 삶처럼 죽게 한다




출처 
김소연 <마음사전>

  • tory_1 2022.11.27 07:56
    느낌만 있던 걸 정리된 글로 읽으니까 좋다.
  • tory_2 2022.11.27 10:10
    너무좋다
  • tory_3 2022.11.27 13:24

    너무좋아

  • tory_4 2022.11.27 13:46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어서 너무 좋다
  • tory_5 2022.11.27 21:36
    이책 좋지
  • tory_6 2022.11.28 03:32
    세상에
  • tory_7 2022.11.28 14:18

    와......이래서 작가가 있는가봐..

  • tory_8 2022.11.28 15:08
    이책 나도있어ㅜㅜ
  • tory_9 2022.11.28 17:58

    너무 좋네

  • tory_10 2022.11.28 22:0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3/10 21:33:50)
  • tory_11 2022.11.29 09:59

    잘 읽었어

  • tory_12 2022.12.02 01:28

    처연해지고싶다 그러면 편해질텐데... 다 놓아버리고싶어

  • tory_13 2022.12.06 01:1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8/02 01:00:13)
  • tory_14 2022.12.07 23:19
    와..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까. 모호한 것들을 확실하게 만드는 게 작가의 능력인가봐.
  • tory_15 2022.12.18 23:14
    ㅠㅠ슬프다
  • tory_16 2022.12.27 02:24
    와 책 사봐야겠다 너무 좋아 ㅠㅜ 눈물나ㅠㅠ
  • tory_17 2023.07.23 12:08
    잘 읽었어 고마워
  • tory_18 2024.01.09 16:48
    아 너무 좋다 ㅡ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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