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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비슷한 사람들이 고민할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글을 적었는데 벌써 졸업 학년이 되었어.
4년 간 재밌다면 재밌고 힘들다면 힘들게 다녔는데 끝나니 시원섭섭하면서도 이제 새 시작이라는게 좀 무섭긴 해.
간단하게 내 소개를 하자면 30대 중반에 간호학과에 들어왔어.
그 전에 사무직 일을 했었고, 경력도 안되고 너무 미래가 없는 것 같아서, 공시보다는 면허가 확실한 의료쪽으로 진로를 바꿨어.
1. 등록금
입학할 때 2,100,000 정도 냈고 400,000 정도 돌려 받았던가 지원받았던가 했어.
그 후로 국가장학금 기준에서 나이 제한이 사라져서 나머지 3년 반은 국가장학금으로 등록금 내고 내 돈 하나도 안내고 다녔어.
2. 생활비
생활비는 집에서 통학해서 크게 안들어갔고, 나머지는 일하면서 벌어둔 돈으로 썼어.
중간에 코로나로 2년 정도 비대면에 대면 조금만 해서 문화비가 적게 들어가서 좀 더 금액은 저렴하게 다니긴 한듯.
이건 본인 생활습관에 따라 다르긴 할텐데 나는 그래도 한달에 500,000씩은 썼던거 같아. 학생치곤 많이 쓰긴함
3. 교우관계
다행히 같은 반에 비슷한 또래의 언니(30대~60대)들이 계셔서 친하게 4년 간 다녔어.
이건 좀 복불복인게 다른 반에는 비슷한 또래가 없어서 처음에는 좀 힘들어하신 분도 있었음. 근데 이 언니도 애들이랑 계속 보니까 친해져서 20대 현역애들이랑 잘 지내셨음.
반애들도 처음엔 호칭부터 살짝 혼란스럽긴 한거 같았는데 ㅋㅋ 지금은 적응해서 보면 언니~하고 말도 잘 하고 예쁨
간호학과는 입학하면 반을 몇 개로 나눠서 지도교수님을 지정해주고, 그 반이 4년간 감. 고등학교랑 비슷하다고 보면 됨.
4. 공부
이건 정말 본인 타입에 따라 다름. 언니들 성향이 두 가지로 나뉘는데 면허만 따서 졸업하자 / 그래도 입학했으니 열심히 하자 이렇게 나뉨.
나랑 같은 반 언니들은 후자라서 다 열심히 했어. 같이 다니는 언니가 지금 졸업 통합석차는 1등이고, 나는 8등으로 졸업한당.
1학년부터 다니니까 할 수 있는건 다 하자는 생각이어서 나는 교직이수까지 했어.
교직이수하면 나중에 보건교사 시험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거. 선발기준은 성적이고 면접은 보긴하는데 성적이 거의 100% 같아.
교직이수 가능 인원은 그 학교가 인증 평가를 어떻게 받았느냐에 따라 다름. 우리 학교는 13명이었고, 근처 학교는 5명, 3명 이런데도 있었어.
선발 시기는 학교마다 다른데 우리학교 기준 1학년 성적으로 선발했기 때문에 1학년 총 인원이 180명이라면 그 중 13등은 해야 안전하게 교직이수를 할 수 있엇어. 만약 5명만 뽑는 학교였으면 5등안에는 들었어야 하지.
공부는 1학년 때는 등록금 내기 싫어서 열심히 했는데, 국가장학금 기준 바뀌고 교직이수 할 수 있게 확정되고 나서는 4.0 기준만 지키자는 느낌으로 했어.
보통 시험 2주전에 빡시게 했고 4주전부터 설렁설렁했음. 근데 3학년 때부턴 공부 점점 안 했어. 점점 하기 싫어져서ㅠㅠ
근데 공부 못하면 애들이 말 잘 안들어준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들어가려는 니가 나이가 있다면 공부를 해야 애들이 은연 중에 무시 안함 ㅠㅠ 고등학교에서 바로 올라와서 20대 애들은 고등학생의 연장 느낌으로 다니고 있기 때문에 공부 잘하는 사람 좋아햄..
4-1. 조별과제
걱정하는 사람 많을 텐데 조별과제 많긴 함. 간호사 자체가 팀으로 움직이는 일이 많아서 그런지 실습도 조별로 나가고, 과제도 조별로 준다. 내가 PPT는 죽어도 못하겠다, 라고 생각하면 발표라도 도맡아 해야 함. 얹혀가려고 하면 당연히 다 싫어함. 그리고 PPT 정 못하겠으면 유튜브 강의라도 몇 번 돌려보자. 그럼 기본은 할 수 있게 됨. 간호학과는 애들이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대부분 열심히 하니 빌런이 많진 않은데, 그래도 있긴 하니까 그런 애들 조에서 만나면 알아서 잘 끌고 가자.
5. 실습
처음 실습 나가기 전에는 나이 많다고 막 안 좋아하면 어떡하지? 이러면서 떨면서 갔는데, 병원은 일손이 딸리는 곳이고 학생들의 일손이 간절하기 때문에(대학병원 기준) 나이건 뭐건 걍 실습생1로 생각하고 일 시키신다 ㅋㅋ. 나이 때문에 실습 못하면 어떡해 이런 걱정은 안 해도 됨.
우리 학교는 실습지를 번호순으로 배정해서 2년간 같은 애들이랑 실습을 나가서 애들이랑 많이 친해질 수 있었음. 근데 이건 반대로 꼴보기 싫은 애가 같은 번호 대에 있으면.. 암전임 ㅠㅠ 근데 다른 학교는 번호순으로 안 짜는 데도 있고, 우리 학교도 본인 신청제로 하는 실습도 생기고 해서, 이 부분은 학교 따라 차이가 있을 듯.
6. 취업
대학병원을 생각하면 보통 3학년 2학기 겨울방학까지 토익 점수를 만들어두는데, 수도권 대학병원을 노린다면 800이 기본에 900은 되어야 안정권인거 같아. 소위 말하는 BIG5 병원은 문턱이 많이 높아서 토익+필기+면접 준비를 열심히 해야해.
나는 실습 자주 나간 지방 대학병원을 썼고 여긴 블라인드가 아니라서 성적이 높아서 합격했어. 토익은 ㅋㅋㅋ 말하기도 창피한 500대임 ㅠㅠ 면접에서 나이 때문에 떨어뜨릴 줄 알았는데 실습하는 병원이 우리 학교랑 연계되는 병원이라 그런지 뽑아주더라. 같이다니는 40대 언니도 합격했어.
그리고 우리 지역 국립 대학병원에 이번에 50대 언니도 합격해서 내가 나이가 있지만 대학병원 도전을 해보겠다!라는 생각이라면 블라인드하는 대학병원은 써볼 만 한거 같아. 물론 국립대병원은 토익을 잘 만들고 필기 시험을 잘 봐야 한다.
오히려 근데 이번에 종합병원들이 나이 있으신 분들을 안 뽑았어. 20대 후반부터 병원에서 많이 떨어뜨렸어. 뭐 의사들끼리 이번엔 나이 있는 사람 뽑지 말자 하는 공문이 돌았다는 카더라가 있는데 이건 모를 일이고, 이름 있는 종합병원들은 아무튼 서류에서부터 나이로 싹 걸렀어. 그래서 서류 넣었던 사람들 상처 많이 받음. 어차피 3월 지나고나면 채용공고 또 우후죽순처럼 올라올 거니 취업이 안되진 않을 텐데 서류에서 나이로 불이익이 없다곤 말 못 하겠어. 물론 원하는 곳에서 어쨌든 할 수는 있겠는데 나이로 떨어질 때 좀 많이 속상함 ㅠㅠ
병원들 연령대는 알콜 전문 정신병원(4~50대) = 요양병원(4~60대) > 재활병원(3~40대) = 산부인과(2~40대) > 나머지 병원(2~30대) 느낌으로 많은 것 같았고, 처음에 어떤 병원을 가는 게 좋은진 나도 아직 입사전이라 모르겠어....
병원은 어떤 병원이 좋아?가 아니라 어떤 병동이냐에 따라 분위기가 너~무 다르니 선배들 이야기나 다른 현직자들 이야기를 참고해도 좋을 것 같아. 어느 병원의 ICU는 미칠듯이 태운다더라 이런거 알음알음 다 알려져 있음.
학교가 어디랑 연계 되어 있냐에 따라서 병원에서 강의 하나씩 맡아서 간호사 선생님들이 수업해주시는데 그런 병원으로 취업할 때는 나이나 성적 같은 다른 조건들이 좀 자유로운 것 같아.
7. 결론
학교는 재밌게 다녔음. 돈은 생각보단 적게 들었음. 공부는 해야함. 보건교사 생각하면 교직이수 인원 몇 명인지 확인해야 함. 취업이 나이에 따른 불이익은 종합병원이 더 큼. 오히려 대학병원을 노리는 게 상처는 덜 받을 수 있음.
2월에 이제 이래저래 정보 나오고 입사하면 버틸 수 있으면 글을 찌러 올게 ㅋㅋ 이제 직장인 방으로 가야지;ㅁ;
궁금한건 댓으로 남겨주면 확인하면 답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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