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내용 주의

괴담, 성착취, 감금


+여기서 스크롤 내리면 사람 얼굴 나옴
이상한 사진은 아니지만 각오하기













정신병을 앓는 사람이 이상한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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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사는 에드워드 샐먼드는 28세에 중증의 정신 질환을 진단받았다.
그가 그린 그림을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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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그림에는 두뇌가 그려져 있을까? 
그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정신과의가 말한다.



우리는 모두 "사람의 머릿속엔 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 안다고 해서 인물화에 뇌를 그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뇌는 피부에 가려져 "밖에서는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환자들 중에는 바깥에서 보이지 않는 "안쪽"을 그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뇌, 내장, 식물의 뿌리, 집의 뼈대와 같은 것들을 그리곤 하죠.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현실과 상상의 구별이 모호해졌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그림에는 그 사람의 심리 상태가 반영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그림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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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어떤 블로그에 올라온 그림이다. 엉망진창에 참으로 유치한 그림이다. 
그러나 이 그림에도 그린이의 "내면"이 강하게 드러난다.

당신은 여기에서 무엇을 알아낼 수 있을까?

 

S씨의 이야기



——나의 지인 중에 S씨라는 프리랜서 작가가 있다. 
며칠 전에 그에게서 기묘한 이야기를 들었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S씨 : 그건 이제 10년도 넘은 이야기네요. 그때 저는 혼자 사는 대학생이었는데, 너무 심심했던 나머지 매일 인터넷만 보며 이래저래 살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이라 해도 지금처럼 영상을 지겹게 볼 수 있는 시대도 아니어서, 주로 2채널, 게시판, 아니면 블로그를 둘러보곤 했습니다.

——어느날 밤, S씨는 집의 컴퓨터로 2채널을 보고 있었다. 
거기엔 "추천 사이트"를 주제로 각자가 좋아하는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소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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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S씨는 한 게시물에 눈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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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카나의 일기"


S씨 : 제목이 기묘해서, 무서운 걸 보고 싶었기에 검색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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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그건 디자인이 소박한 개인의 블로그였습니다. 저는 마침 몇 시간 전에 올라온 가장 최근의 기사를 클릭했습니다.


——페이지를 열자 가장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한 장의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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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는 이를 보고 육아 일기인 줄 알았다고 한다.


S씨 : 아마도 "카나"는 어린 여자아이고 "켄토"는 그 아버지겠죠. 이불에 실수를 해도 "컨디션이 안 좋으니 어쩔 수 없다"니, 꽤나 너그러운 아버지구나 싶었습니다. 
뭐, 내용 자체는 흔한 육아 일기였는데, 신경쓰이는 건 블로그의 제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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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육아 일기라기엔 부자연스럽다. 
S씨는 제목의 수수께끼를 알아내기 위해 과거의 일기를 읽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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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블로그가 개설된 건 그날로부터 약 4개월 전이었습니다. 
일단 "처음 뵙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가장 처음 올라온 일기를 클릭해봤습니다.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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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의 그림은 블로그를 시작한 이래 꾸준히 올라온 것 같다. 
하지만 화면을 스크롤해서 나온 사진을 보고서 S씨는 숨을 들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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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정성스럽게 그린 멋진 그림이었습니다. 어린이가 그렸다고는…… 아니, 그것보다는, 같은 사람이 그렸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카나"는 대체 누구인가? S씨는 이 다음 기사를 계속 읽어나가기로 했다.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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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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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 일기에서 한 가지 사실이 밝혀진다.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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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카나"와 "켄토"는 연인 관계였던 것이다.

S씨 : 당시 연인을 향한 심정을 줄줄이 써내리는 "자랑 블로그" 같은 게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죠. 
이것도 그런 부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다면 그 엉망진창인 그림은 무엇인지, 더욱 이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S씨는 일기를 읽어나갔지만, 이후 한동안은 "둘이서 영화를 봤다" "새로운 CD를 샀다"는 등의 별 볼일 없는 내용들이 이어졌고, 카나의 그림이 올라오지도 않았다.

그러나 5월 12일 일기에서 이변이 발생한다.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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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는 위화감을 느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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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이전 그림과 비교해보면 조금 조잡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꽃병의 모양이라든가, 균형이 안 잡혀 있네요. 
뭐, 그림이 안 그려지는 날도 있을 테니, 기분 탓이라고 생각했지만요.

——하지만 이 작은 위화감은, 블로그를 읽어나가면서 확신으로 바뀐다.

※지금부터는 카나의 그림이 올라온 날의 일기만을 발췌한다.




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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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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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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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연히 그림이 무너지고 있다.

S씨 : 켄토는 "예술적"이라고 표현하지만, 그건 좀……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5월 21일의 그림은, 뭔가 병적이라고 해야 하나……. 카나는 무슨 이유로 이런 그림을 그린 것일까 싶었어요. 
그리고 다음 일기에 들어가 봤는데요,

 



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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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급전개네요. 이전에 "정신의 병에 걸린 사람이 이상한 그림을 그리게 된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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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카나는 모종의 정신 질환을 앓고 있고, 그 영향으로 그림이 점점 이상해졌다고… 그렇게 생각하면 일단 설명이 됩니다. 
다만 어딘가 납득할 수 없달까, 답답한데 이유를 알 수 없었어요. 아무튼 조금 더 일기를 읽어보기로 했어요.


※지금부터는 카나에 대해 중요한 서술이 있는 일기만을 발췌하여 소개한다.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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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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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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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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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의 상태는 그저 악화될 뿐이었다. 
변해가는 연인의 모습을 보며 마음 아파하지만, 그럼에도 헌신적으로 그녀를 돌보는 켄토. 
S씨는 이를 애처로이 여기는 한편, 역시 납득할 수 없는 점이 있다고 했다.

S씨 : 찾아봤는데, 정신질환의 대부분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회복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켄토는 카나의 병을 마치 불치병인 것마냥 썼단 말이죠. 
그리고 일기를 다시 읽어보면서 안 건데… "카나를 병원에 데려갔다"는 서술은 하나도 없어요.

분명 정신과는 문턱이 높다고 할까, 가기 힘든 이미지가 있기는 하죠. 
켄토는 어쩌면 카나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멋대로 "평생 낫지 않는 마음의 병이라고 결론지은 게 아닐까,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S씨는 블로그에 댓글을 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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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참견일지도 모르지만, 이대로라면 둘 다 괴롭기만 할 것 같아서요.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켄토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후로도 매일 블로그는 업데이트되었고, 가끔씩 카나가 그린 엉망진창인 그림이 올라왔다. 켄토가 카나를 병원에 데려갔다는 보고는 없었다.

그로부터 약 2주 뒤의 일이었다.

 



9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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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을 마지막으로 블로그의 업데이트는 끊겼다고 한다.

S씨 : 뭐, 전 생판 남이니 괜히 간섭하는 것도 이상하긴 하지만… 역시 신경쓰인단 말이죠. 
카나와 켄토가 그 뒤로 어떻게 됐을까?


——S씨는 당시 사귀던 연인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줬다.

S씨 : 혼자 생각해봐도 뾰족한 수가 없으니,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서 여자친구에게 블로그를 읽어보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여자친구가 의외의 부분에서 반응을 해줬어요. 맨 처음 올라온 이 사진 말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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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이 그림, 본 적 있어"라고 하는 거예요. 
물론 여자친구는 이 블로그를 몰랐어요. 
그럼 왜 이 그림을 알고 있는 거야? 이렇게 물어보니, 뭐라나, 본가 거실에 달린 달력에 있는 사진하고 똑같다더라구요……. 
그래서 전 필사적으로 부탁해서 여자친구에게 그 달력 사진을 받았어요.


——그렇게 말하며 S씨는 사진 한 장을 내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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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색 배합, 구도, 줄기의 각도까지 똑같다. S씨는 "그것만이 아니에요"라며 다른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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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이거, 5월 사진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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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어떻게 봐도 똑같아요. 게다가 카나가 이 그림을 그린 건 5월이에요. 분명 카나는 이 사진을 참고해서 그림을 그렸을 거예요. 
여자친구의 말에 따르면 이 달력은 서점이나 잡화점에서 흔히 파는 물건이라고 하니, 다시 말해 어느 집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는 물건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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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켄토와 카나의 집에는 이것과 같은 달력이 달려 있고, 카나는 사진의 "꽃"을 보면서 그림을 그렸다는 게 된다.


S씨 : 조금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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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어째서 카나는 달력의 사진을 몇 번이나 모사한 것일까 하고요. 진짜 꽃이라면 이해가 돼요. 관찰 일기처럼 기록하는 의미로요. 
하지만 사진의 꽃이 성장하는 것도 아니고, 같은 그림을 계속 그린다면 보통 질리잖아요.

그래서 전 생각했어요. 달력 사진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게 아닐까 하고요.

사실 블로그를 읽는 동안 신경쓰이는 점이 있었어요. 
카나는 평일에만 그림을 그려요. 주말에 그림이 올라온 적이 한 번도 없어요.


S씨는 기묘한 예감을 느껴, 시험삼아 카나의 그림이 올라온 날을 달력에 기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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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빨갛게 동그라미 친 날이 카나가 그림을 그린 날이에요. 이걸 봤을 때, 뭔가, 도형…이랄까, 기호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어떤 게 떠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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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카나의 그림은 날마다 모양이나 크기가 오락가락 하잖아요. 극단적으로 가장자리에 붙은 것도 있고요. 
그때 머릿속에 다양한 것들이 이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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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진짜로, 단순히 어쩌다 떠오른 거지만… 블로그에 올라온 카나의 그림을 다운로드해서, 달력에 맞춰서 나열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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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이를테면 6월 10일에 그린 그림은 달력의 6월 10일 위치에 배치하는 식으로, 그린 날짜에 맞춰서 그림을 연결했어요. 
어린아이 같은 발상 같잖아요? 저도 물론 이런다고 뭐가 될까 싶었어요.
그런데, 만들어진 것을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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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분명 의도를 가지고 적힌 문자였다.


S씨 : 이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몇 번을 봐도 "タ" "ス" "ケ" "テ"(도와줘)라고 적혀 있었어요. 우연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믿고 싶지 않았지만… 카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 그림을 그린 거예요. 

이걸 봤을 때, 이 블로그에서 느껴지던 답답함의 정체를 알 수 있었어요.

반대였던 거예요.

이상한 건 카나가 아니라 켄토였어요.

——나는 S씨가 말하는 게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멍하니 있는 나에게 S씨는 켄토가 그린 그림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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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이 그림, 좀 이상하지 않나요? 나무 가지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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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절단되어 있어요. 보통 나무 그림을 그릴 때 "절단된 가지" 같은 건 안 그리잖아요. 
맨 처음 봤을 때부터 묘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때 이게 이상하다고 알게 됐어요.


——켄토는 정신에 모종의 문제가 있었다…… S씨의 주장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과 "도와줘"라는 글자에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가? S씨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S씨 : 제인 실종 사건을 아시나요? 이전에 한 잡지 기사에서 봤어요. 1980년대에 미국에서 일어난 사건이에요. 
남자가 여성을 유괴해서 자택 침대에 다리를 묶고 감금했죠. 여성은 처음엔 저항했지만, 도망갈 수 없다는 걸 알자 남자에게 복종하는 척을 하며 목숨만은 건지고자 했어요. 
그녀는 요구받을 때마다, 키스나…… 몸을 내어주기도 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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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몇 년 뒤 남자는 체포되고 여성은 구출되었어요. 
남자는 경찰을 향해 "그녀는 나의 연인이다. 나를 사랑해서 항상 같이 있어준다." 라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유괴 · 감금을 하면서도, 여성의 방어 본능에 따른 복종을 사랑이라고 착각한 거예요. 말도 안 되는 망상이죠. 
정신 감정 결과 남자는 중증 정신 이상을 앓고 있다고 판명났습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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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샐먼드


S씨 : 켄토와 카나는 마치 이 둘과 같은 관계가 아닐지 의심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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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이거, 켄토의 농담인 줄 알고 그닥 신경쓰지 않았는데, 어쩌면 카나는 실제로 떨어뜨린 색연필을 스스로 줍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던 게 아닐까요? 이를테면 침대 위에 구속되어 있었다……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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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발이 가늘고 차갑다"는 표현도 위화감이 들었어요. 오랫동안 발을 쓰지 못해서 근육이 줄고 피가 잘 돌지 않게 된 게 아닐까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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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그렇게 생각하면 "이불에 실수를 해도 어쩔 수 없다"는 말도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켄토는 유괴범, 카나는 피해자. 카나는 처음에 켄토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켄토가 원하는 연인 관계를 연기했다. 
그걸 본 켄토는 카나가 정말 자신을 사랑한다고 착각했다, 이 말인가?


S씨 : 이 착각은 심지어 카나와의 생활을 올리는 블로그를 만들기에 이르렀죠. 
카나는 이를 기회라고 여겼습니다. 아마 그림을 그리고서 "이걸 블로그에 올려줘"라는 식으로 켄토에게 부탁했겠죠. 

카나를 믿어 의심치 않던 켄토는 시키는 대로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카나는 "바깥 세상"에 메시지를 보낼 수단을 얻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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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카나는 생각했겠죠. 어떻게 하면 켄토에게 들키지 않고 그림 속에 "저는 감금당했어요. 도와주세요." 라는 정보를 담을 수 있을지요. 

카나의 눈에 들어온 건 달력이었습니다. 달력의 칸을 사용해서 "글자"를 쓰고, 블로그를 읽은 사람이 이를 알아줄 가능성에 내기를 한 거죠.


하지만 이 작전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글자"를 그리려면 도화지를 가득 채워야 합니다. 
그런 짓을 하면 켄토에게 의심을 받겠죠. 그래서 카나는 연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켄토가 "마음의 병"이라고 여기던 카나의 행동들은, 전부 "엉망진창인 그림"을 그려도 켄토에게 의심받지 않도록 연기한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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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켄토는 카나가 달력에 있는 꽃을 보면서 열심히 그린 그림을 의심조차 하지 않고 사랑스럽다며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카나가 바라보던 건 꽃이 아니라, 날짜 칸이었죠. 모두 연결했을 때 위치가 뒤틀리지 않도록 칸들을 신중하게 바라봤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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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 메시지를 알아채기를 바랐죠.


——여기까지 열심히 말을 내뱉던 S씨는 왜인지 갑자기 말을 멈췄다. 나는 안절부절못하여 "그래서 그 뒤로는 어떻게 됐나요?" 라고 물었다. S씨는 다소 움츠러든 채 말했다.

S씨 : 물론 경찰에는 연락했어요. 블로그 URL을 전하고 사진도 보여줬죠. 
하지만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는 몰라요. 하물며 전…… 경찰에게 "뭔가 진전이 있더라도 연락은 하지 말아주세요." 라고 말했어요.

무서웠거든요.

왜 9월 18일부터 블로그의 업데이트가 뚝 끊겼는가. 
만약에 말이에요. 제 댓글 때문에… 켄토가 그림의 비밀을 알아버렸다면, 카나는 어떻게 될지 싶어서…….

뭐, 그래도 켄토에 대해선 짚이는 점이 있어요.

——S씨는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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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몇 년 전에 서점에서 우연히 찾았어요. 범죄자가 그린 그림을 정신과의가 분석하는 학생용 책인데,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림이…… 켄토의 그림과 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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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씨 : 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좀 안심했어요. "아, 제대로 체포됐구나" 하고요.

——S씨는 나에게 이 그림을 넘겨주었다. 며칠 뒤 다시 책을 읽어봤는데, 한 가지 신경쓰이는 서술이 있어서 이를 소개하고 마무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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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그림에는 지면이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나무를 그린 그림 중에는 지면을 그리지 않는 경우가 종종 존재합니다. 하지만 저는 나무와 벤치의 위치 관계가 신경쓰여서 피험자에게 "지면을 그려주세요"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자 아래와 같은 그림이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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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처음에 그가 "지상으로 삐져나온 뿌리"를 그린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고, 본래 보이지 않을 터인 "땅속에 묻힌 뿌리"를 그린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바깥에서 보이지 않는 "안쪽"의 그림을 그리는 예시는 여러 정신 질환에서 자주 발견되곤 합니다. 현실과 상상의 구별이 모호해진 것입니다.









+ 원작자 우케츠가 덧붙인 트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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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ㅊ : 다문 블로그 (https://blog.naver.com/bladesoul12/223088238792)

우케츠 괴담임!


  • tory_1 2023.12.21 15:18

    흥미롭고 섬뜩하다 가져와줘서 고마워 그림은 내면의 창이라더니 저런부분을 알 수 있다는것도 신기하네

  • tory_2 2023.12.21 16:33

    와.... 이런 류의 괴담 좋아하는데 고마워

  • tory_3 2023.12.21 17:29

    오오... 재밌다

  • tory_4 2023.12.23 10:0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2/09 04:13:15)
  • tory_5 2023.12.23 13:3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4/22 16:44:01)
  • tory_6 2023.12.24 02:57
    허어 소름끼쳐
  • tory_7 2023.12.24 06:47
    와 소릉
  • tory_8 2023.12.26 16:10

    와..... 잘 읽었어 

  • tory_9 2023.12.28 04:22
    우케츠 괴담은 진심 흡입력 대박인 듯… 무섭고 안 무섭고를 떠나서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못 놓겠어 유툽에도 재밌는 (코믹 x) 영상 많더라
  • tory_10 2024.01.28 17:28
    신기하다 잘봤엉
  • tory_11 2024.02.04 20:02
    와 진짜 재밌게 잘 봤다 괴담이라 다행이여!!
  • tory_12 2024.03.09 12:22
    이런 사진만드는 정성이 진짜 대단한거 같아
  • tory_13 2024.03.1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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