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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김동전>의 두 축인 홍진경과 김숙의 조합은 전형적인 리얼 버라이어티 메인 진행자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프로그램 내 가장 연장자지만 서열이나 카리스마로 그룹을 이끌기보다는, 여유를 잃지 않는 좋은 선배이자 누나로서 정서적 안전망을 만들어준다. 이들이 만든 안전한 기분 안에서 조세호와 주우재, 장우영 남자 멤버 셋은 제작진의 자막을 빌리면 ‘하남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들은 드센 누나들 때문에 기 못 펴는 척 불쌍한 남자 후배 연기를 하거나 여성 선배를 만만하게 보고 뻗대는 흔한 시건방짐을 보여주기보단, 철없이 어리광부리는 오합지졸로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망가지고 실수한다. 남성끼리만 모였을 때의 서열 놀이와 패거리적인 끈끈함이나, 남녀가 모이면 기어코 가상의 커플을 만들거나 외모 이야기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기존의 예능 구도는 해체된다. 남녀 출연자가 남성 중심적, 이성애 중심적 세계관에 포섭되지 않고도 공존할 수 있고, 이러한 조합을 통해 서열과 캐릭터 분업에 의한 목적 지향적인 진행 없이 서로의 자발적 참여와 리액션의 연쇄반응으로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홍김동전>이 찾아낸 중요한 가능성이다.

매 회차 제작진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구개념 예능’이라는 형식이 부담 없이 낄낄대며 볼 수 있는 유쾌한 난장판이라면, 이들 다섯 멤버의 편안한 관계성은 비교적 윤리적 불편함이나 의구심 없이 이 난장을 즐길 수 있는 정서적 여유를 만들어준다.


<홍김동전>의 팀워크가 인상적인 건, 서로가 서로의 동기가 되어 서로를 웃기고 즐겁게 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화제성이 높았던 수저게임 에피소드에서 그들은 승리를 위한 전략적 행동을 하거나 방송 분량을 만들기 위한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서로를 어떻게 골탕 먹이고 다 같이 왁자지껄 놀 수 있을 판을 깔지 더 골몰한다.

앞서 <홍김동전>이 종잡을 수 없는 지표를 보여준다고 했지만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건, 시청률은 낮지만 내적 동기와 동력이 여전히 충만하다는 것이다. 많은 경우 예능의 시청률 하락은 내적 동력의 하락과 궤를 같이하기에 외부 자원을 투입해 생명을 연장하다가 폐지 수순을 밟는다. 반면 <홍김동전>은 멤버들이 끊임없이 서로 간 화학작용을 통해 계속해서 운동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남녀가 함께하되 여성 멤버가 중심을 잡는 프로그램, 홍진경의 데뷔 30주년을 웃음과 감동으로 기념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 각 멤버들이 이십대들에게 자신들의 진솔한 경험을 나눠줄 수 있는 프로그램, 왕년의 짐승돌이 얼굴에 일자눈썹과 수염, 점을 그려 제작진을 웃기는 프로그램, 여성 체육인들에게 남성 출연자들이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지는 프로그램이 동일한 타이틀이라는 건 지금 생각해도 놀랍다. 과연 이 유산을 물려받을 이는 누구일까. 당장은 이게 얼마나 귀한 유산인지 이해시키는 것부터가 우선인 것 같지만.

https://m.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312291556005?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utm_campaign=sharing

내가 홍김동전 보면서 느꼈던 감상 다 있다...
홍김동전 좋아하는 팬들 다 이 이유라고 생각해ㅠㅠ
Kbs 높은분들도 좀 읽어봤으면...
진짜 폐지 너무 아쉽다ㅜㅜ
  • tory_1 2023.12.29 17:16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1/10 08:24:32)
  • tory_2 2023.12.29 17:19

    야이 케베쓰 놈들아 당장 폐지 철회하라고!!!!!!!!

  • tory_3 2023.12.29 17:46
    정서적 안전망 와 맞다 이래서 이 프로가 편했어
  • tory_4 2023.12.29 18:13

    ㅠㅠㅠㅠㅠㅠㅠ 아 구구절절 맞말이다 진짜 폐지라는 단어 볼 때마다 너무 속상해

  • tory_5 2023.12.29 18:20
    칼럼 너무 좋다ㅜㅡㅜ
    경향에서 글쓰는구나 요즘 경향 기사들 다좋네
  • tory_6 2023.12.29 18:29
    여유를 잃지 않는 좋은 선배이자 누나로서 정서적 안전망을 만들어준다
    이거야 이거였다고ㅜㅜ
  • tory_7 2023.12.29 18:53
    구구절절 맞는 말 ㅠㅠ
    홍김동전 같이 보기 불편함 없이 재밌는 예능의 가치를
    많이들 알아야 하는데 ㅠㅠ
  • tory_8 2023.12.29 19:43

    아...... 너무 아쉽다 이 글 보니까 더더욱 폐지가 아쉬워 ㅠㅠ

  • tory_9 2023.12.29 19:59
    그래 바로 이거야 이래서 내가 좋아햇다구ㅜ
  • tory_10 2023.12.29 20:01
    아까 다시보기 보다가 눈물펑펑ㅠㅠ 김학순 할머니때도 그렇고 이런식으로 예능에 접목해서 조명해주는 것도 좋고.. 점찍고 돌아와 홍김동전.. 홍김 리턴즈.. 언니쓰처럼 시즌제로 해줘..
  • tory_11 2023.12.29 20:35

    진짜 웃음나고 재밌었는데 아쉬워

  • tory_12 2023.12.29 22:02
    진짜 무해한 예능 너무 소중하고 귀하다고오오오오
  • tory_13 2023.12.29 22:27
    나는 안 봤지만.. 프로그램이 폐지되는데 이렇게 아쉬워하는 사람 많았던 적이 있었나 싶어..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받든 프로그램인데 아쉽다…
  • tory_14 2023.12.29 23:08
    공감 ㅠㅠㅠㅠㅠ 너무 아쉽다
  • tory_15 2023.12.29 23:1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12/29 23:35:49)
  • tory_16 2023.12.29 23:24
    너무 아쉬워 진짜ㅜㅠ
  • tory_17 2023.12.29 23:53
    진짜 공감 너무아쉽디ㅡ
  • tory_18 2023.12.30 01:17

    와 글 진짜 잘쓴다

  • tory_19 2023.12.30 02:18
    공감해 아쉬워
  • tory_20 2023.12.30 13:32
    공감된다
  • tory_21 2023.12.30 15:14
    요즘에도 참기자가 계시네. 글 너무 공감되고 잘 쓰셨다
  • tory_22 2023.12.30 22:28
    나도 본문 공감...
    내가 요즘 유일하게 매주 챙겨보는, 편안하게 웃는 예능이 홍김동전이었는데... 2로 돌려내 케베스 놈들아 ㅠㅠㅠㅠ
  • tory_23 2023.12.30 23:26
    남성끼리만 모였을 때의 서열 놀이와 패거리적인 끈끈함이나, 남녀가 모이면 기어코 가상의 커플을 만들거나 외모 이야기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기존의 예능 구도는 해체된다. 남녀 출연자가 남성 중심적, 이성애 중심적 세계관에 포섭되지 않고도 공존할 수 있고, 이러한 조합을 통해 서열과 캐릭터 분업에 의한 목적 지향적인 진행 없이 서로의 자발적 참여와 리액션의 연쇄반응으로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이 찾아낸 중요한 가능성이다.


    ㄹㅇ 홍김동전같은예능은 앞으로도 나올일없을듯
  • tory_24 2023.12.31 09:56
    폐지안돼ㅠㅠㅠ
  • tory_25 2023.12.31 20:59
    아 진짜 다 공감ㅠㅜㅜ대체재가 없어서 더 아쉬워.....
  • tory_26 2024.01.01 01:14

    글하나하나 다 공감되서 더 아쉽다ㅠ 홍김동전에서 느끼는 편안한 느낌이 너무 좋았는데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또 나올수 있을지 모르겠다 진짜 ㅠㅠ

  • tory_27 2024.01.01 08:46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1/15 10:00:52)
  • tory_28 2024.01.01 10:23
    폐지를 왜하지? 또다른 무한도전인데?
  • tory_29 2024.01.02 10:25

    하 ㅠㅠ 못잃어... 홍김주우세호 ㅠㅠㅠㅠ

  • tory_30 2024.01.02 16:01

    왜 도대체 폐지하는거야?..... 그냥 아닌 척 다시 하자 ㅠㅠㅠ

  • tory_31 2024.01.03 22:29

    나도 유일하게 보고 웃는 TV 프로그램인데 정말 아쉬워..

  • tory_32 2024.01.04 00:14
    홍김동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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