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성 부리지 말자

첫작으로 1억 벌었다가 다음작에 0원 벌 수도 있는 게 이 바닥이다
첫작으로 0원 벌었다가 다음작에 1억 벌 수도 있는 게 이 바닥이다
혐성 부리지 말고 출판사에 꼬라지 부리지 말고 독자들한테 자기 드러내지 말자
쓰고 싶은 게 있으면 마음껏 쓰되 대중성 못 맞추면 안 팔리는 건 각오해야 하고
많이 팔고 싶으면 대중의 입맛에 맞추되 내 자아는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
어쩌다가 아다리가 맞아서 대중의 마음과 평점을 모두 사로잡을 수도 있다만
그게 한번이 아니라 두번 세번이 되려면 그만큼 뼈를 깎는 노오력을 해야 한다
봉준호 박찬욱도 첫작은 존망했고 김지운은 강동원과 송강호를 쓰고도 망했는데
하물며 나따위 미물이 망하는 건 그냥 당연한 일이겠거니 하고 삼킬 줄 알아야 한다
망하는 것도 바닥이 없지만 흥하는 것도 천장이 없다
내가 못 번다고 생각해도 그보다 아래가 있고 내가 잘 번다고 생각해도 그보다 위는 많다
웹소설 쓰면서 자기가 역대급 성공을 했다고 우쭐하거나 존망씹망했다고 좌절할 필요가 없는 게
우리나라 글은 한국어라 어차피 잘돼봤자 할리퀸이나 해리포터처럼 흥 못한다
그보다 옛날일로는 뒤마와 삼국지와 몬테크리스토 백작과 삼총사가 있다
물론 첫작으로 1억 벌고 그 다음에 쭉 0원인 게
쓸 때마다 백만원씩 100작 쓰는 것보단 낫긴 하다
그런데 그건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므로 일단 100작 쓴다는 각오로 꾸준히 쓰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100작 꾸준히 쓰려면 망하거나 흥하거나 내 마음의 동요가 없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려면 출판사가 지랄하든 독자가 시큰둥하든 동료 작가들이 개흥하든
일단 내 마음의 중심을 잡고 계속 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
안 그래도 정신병 잘 걸리는 직종이 이 직종이다
주변의 흔들림에 나까지 날 흔들지 말고 나만은 흔들지 않겠단 결심으로 돌부처처럼 가만히 앉아서 끝까지 가자
키보드는 내가 누르지 않는 한 움직이지 않고 머릿속 글은 내가 꺼내지 않는 한 그냥 허상일 뿐이다
그러므로 도토리숲에서 방황하는 모든 프리랜서 웹작과 웹툰작가와 다른 프리랜서들 모두 화이팅!!!
이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스스로애게 하는 말이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