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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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
검은사제들을 엄청 좋아해서 검사 감독인 것만 믿고 그냥 보러갔어.
아주 타이밍 좋게 본 것 같아서 기분 좋음ㅋㅋㅋ
검은사제들하고 성역할 반전이 조금 있던거같아서 좋네 아쉬운것도 있었지만 

초반부터 복선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회수가 잘된 것 같아.
오며가며 보국사를 계속 보여주는데 일단 보국사 건물에 있던 원 모양 그림, 도굴꾼들이 남긴 자료에 있던 원 모양 그림 다 성학십도에 실린 태극도야. 거기서부터 이미 이거 음양오행이랑 관련 찐하게 있다는 복선같음… 1장 제목부터 그렇긴했지만.
또 시작하자마자 화림이 일본어로 물어보는 스튜어디스에게 난 일본인이 아니라고 말한 것.
초반부터 한일관계에 대해 보여줄거라는 암시가 있었다고 생각함.
일본인이 아닌데도 이미 유창하게 일어를 구사하는 상태인 것도 화림의 행보에 대한 힌트였던 거 같아. 일본인 아니라고 말 안했으면 몰랐을 만큼 구사를 잘하더라고.
나중에 좀 옛날 일본어 쓸 때는 살짝 어색한 감이 있던데(봉길역은 진짜 일본어 발음 잘하더라) 아무튼 한국인인데도 그렇게나 일어를 잘하는 캐릭터가 일본 영에게 내가 네 부하라고 인간이 아니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면 마치 옛날 조선인이 겪어야했었던 실상같았음.

개인적으론 이게 아쉬운 포인트였는데 나는 작품 후반부에서 화림이 살아남기 위해 일본인 부하인척 하는걸 멈추고 한국어로 말하는 장면이 나올 줄 알았어. 
그게 화림 개인에게도 성장이고 ‘일어를 함으로써 생존을 도모한 한국인’이라는 캐릭터가 거쳐갈 엔딩이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이게 나오지 않아서 솔직히 아쉬운 마음이 컸고 여캐 사용면에서 엔딩 직전에 딱 난 아무것도 제대로 못했다는 표정으로 자기 손 쳐다보거나 굿하다 칼 놓치는 장면을 봤을 때
화림이란 캐릭터의 완성은 2부가 나와서 이야기가 더 진행되어야만 할 것 같아.

또 비슷하게 재밌는건 미국에 있는 아이만 살았다는거야
사실 영은 바다 못건넌다는 말을 들어서 그냥 막연히 미국에 있는 애는 살지 않을까 했는데ㅋㅋㅋㅋㅋ 생각보다 현실적으로 위협받다가 끝나더라고
그건 물론 한국에서 처절하게 싸운 주인공들이 있어서 관이 불에 탔기떄문에 가능했던거지만 사실 최종빌런이 해결되기 전이었던걸 생각하면 강대국의 힘을 빌려서 살아남던 조선 말같은 느낌이 들어서 좀 슬프더라. 
그래서 더더욱 ‘우리 그냥 잘살았잖아요’말에 상덕이 말뚝 뽑으러 가자고, 나랑 너랑 내 손자랑 그리고 그 후에도 살아가야하는 땅이라고 할때 이게 당시에 독립운동가들 마음이었겠구나싶어 뭉클했음. 와 그부분은 정말 대사 멋졌어

그리고 일본 영이 말한 거, 자기가 있어야 할 ‘남산 신궁에서’ 음양사가 자기를 끌어냈다고
그 전후 대사가 기억이 잘 안나긴하는데 검색해보니까 남산에 조선신궁이란게 있던 적이 있었더라? 그걸 남산신사라고 불렀었대
음양사더러 여우라고 부르고 기순애라고 말장난 치는 것도, 일본인 음양사로 가장 유명한 인물인 아베노 세이메이가 여우 어머니를 가졌었다는 설이 있는걸 생각하면
검은사제들때나 지금이나 재미있는 모티브를 많이 따온 것 같음.

화림이 쇠말뚝에 말 피를 부으라고 준비했던 것도 중간에 그 일본 영이 ’백말 피‘라면서 싫어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찾아보니까 ‘도꺠비와 백말피’라는 설화가 있더라고. 도꺠비가 자기가 무서워하는 게 백말의 피라고 하니까 어떤 처녀가 도깨비에게 받은 돈을 잃지 않으려고 땅도 사고 백말피도 뒤집어쓰고 한다는 이야기였어. 장 제목중에 도깨비불 이라고 써있던 거 옆에 보면 작게 일본어 히라가나로 오니(도깨비)라고 써있던데 아마 여자무당인 화림이 말의 피를 가져오고 계속 그건 그냥 영이 아니라 실체가 있는 정령같은거라고 하는건 여기서 따온게 아닌가 싶어.

또 한편 지관이었던 상덕이 무당인 화림보다 그 오니 퇴치에 더 활약한 거 말인데 이것도 나름 복선이 있던것같더라 생각해보니
그 처음 나왔던 친일파집안 장남이 내 아들을 살려달라고 설득하던 장면을 보면 상덕이 자기는 지관이고 내 딸은 천문학자랬나 항공회사 다닌댔나 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사실 이게 정말 닮은 직업이라고 하는데, 다 설명은 안됐지만 지관도 풍수지리를 보려면 별을 읽어야하고 딸도 당연히 별을 연구하니까 그렇다는 의미일거잖음
이번 편의... 숨은 최종빌런인 음양사도 점을 치거나 별 보고 풍수지리 보는 지관일을 하는 직업이었던 걸 생각하면 파묘는 지관끼리 싸우는게 맞다는거지.
그렇게 생각하면 한일 지관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음ㅋㅋㅋ

마지막으로 음양오행이 엄청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데, 피에 젖은 나무가 불에 탄 쇠를 이기는 것 자체도 인상깊었지만 이거 정말 잘 써먹었더라
쇠 그 자체였던 일본 영의 위에 100년을 있었던 조상 령이 장남 몸으로 물 미친듯이 마시던 것도 불때문에 빡빡 말랐기때문 아닐까 싶어

작중에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할 때 한밤중에 하현달이 떠있는 장면이 나오고 더 진행되면 좀더 차오른 달이 나오는데, 난 이게 보름달이 되며 끝날 줄 알았어서
화림의 역할이 생각보다 적어서 의아했던거랑 비슷하게 좀 뭔가 마지막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거든
달 나오는 장면을 다 봤다고는 자신 못하겠는데 마지막에 상덕이 배를 찔려서 누운 채로 하늘을 볼 때 약간 구름에 가렸지만 보름달은 아닌것 같았는데 생각해보니 내일이 정월대보름이더라. 개봉일자 생각하면 학생들 방학 타임도 잡고, 삼일절 화제도 누리고, 영화에서 하현달 보고 영화관 나오면 보름달을 보는 멋진 플로우가 연결될 것 같아ㅋㅋㅋ
다르게 보면 보름달이 완성되는 2부가 나올수도 있다는 떡밥같기도 하고. 달이 완성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정월대보름에 먹는 음식들 보면 팥(목) 수수(화) 차조(토) 찹쌀(금) 검은콩(수) 해서 또 음양오행이더라. 진짜 잘짠 영화같아.
쓰고보니 쇠말뚝 그 자체였던 일본 영 주위를 똑같은 쇠인 찹쌀로 둘러쌌으니 그거 당연히 못막고 튀어나왔겠다 싶다...

아무튼 정말 재밌었고 2부 나왔으면 좋겠고 혹시 스포 필요해서 읽은 톨이 있다면 대보름 있는 주말 동안에 보면 좋을듯~
  • tory_1 2024.02.23 23:46
    와... 토리글 진짜 흥미진진하게 읽었어
  • tory_2 2024.02.23 23:47
    난 아쉬운 평 있다는것도 보고 나서 알았어 일부러 아무것도 안보고 갔거든 2시간 넘던데 시간 가는거 모르고 몰입해서 봤음 초반에 그 할배 조선시대 사람인데 집안이 그냥 부자라길래 뭐여 친일파 집안이여 했는데 진짜였어 크크크 보고 와서 이것저것 찾아보니 놓친거 많아서 한번 더 보고 싶은데 혼자는 못 보겠음... 개쫄보라ㅠㅠ
  • tory_3 2024.02.23 23:55

    와 토리글 재밌다 ㅋㅋ 이게 아이러니같아 일본 악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컨텐츠들은 필연적으로 일본어들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데 나는 일본어 한국 컨텐츠에서 많이 들리면 싫더라고 개인적으로ㅋㅋㅋ 

    그 부분에서는 토리 말처럼 후반부엔 한국어로 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해 진심

  • tory_4 2024.02.24 00:55
    찐톨...... 너에게서 덕후의 향기가 느껴진다... 글 너무 재미있어!!!

    어케 한번만 보고 이렇게 디테일한 것들을 기억하고 관련 이야기들 찾아봤늬.. 나는 뱀요괴정도 ㅋㅋㅋ가 끝이었는데.. 달은 기억도 안나 ㅠㅠㅋㅋㅋ

    봉길이랑 화림이 부분은 나도 너무 공감해. 봉길이도 호락호락한 캐릭터가 아닌데 성장하는 부분을 직접적으로 보지 못한게 아쉬웠고, 화림이도 잔상이 남은게... 그만큼 보통놈이 아니었다는거지만 그 채로 끝난게 아쉬워.
    화림이란 캐릭터의 완성은 2부가 나와서 이야기가 더 진행되어야만 할 것 같아 222!!!!!
    너무 매력적인 캐릭이었기도해서 화림 중심으로 스핀오프같은거 나와주면 너무 좋겠다 ㅠㅠㅠㅠ
  • tory_5 2024.02.24 11:09

    정말 세밀하게봤다 톨아 .. 지관 한일전 생각도 못했는데 톨후기보고 고개 끄덕이고 간다 

  • tory_6 2024.02.24 12:12
    진짜 리뷰 잘썼다 감탄
  • tory_7 2024.02.24 13:14
    리뷰보고 다시 영화 요소요소 떠올려보니까 너무 재밌네! 토리 글 넘 좋아 ! 덕분에 다시한번 영화를 감상하는 느낌이라 고맙다 ! ㅎㅎㅎ 쇠말뚝 자체였던 일본령이라 찹쌀로 그 주위를 둘러도 깨어난거구나...!! 맞네맞네
  • tory_8 2024.02.24 14:13
    오 톨 글 읽고 나니까 더 다시 보고 싶어졌어
  • tory_9 2024.02.24 17:17
    따봉글이다 토리야!
  • tory_10 2024.02.24 18:16
    와 토리야 나 방금 파묘 보고 나왔는데 토리 글 읽으니까 진짜 너무 재미있다ㅜㅜㅜㅜ
  • tory_11 2024.02.24 21:40
    22222 토리 글까지 읽으니까 한번 더 보고싶어졌어
  • tory_12 2024.02.24 22:14
    진쟈 알찬 리뷰다..)) 보고 왔는데도 이 리뷰보니까 또 보러가고싶자냐!!!!
  • tory_13 2024.02.24 22:22

    토리 글 진짜 잘 쓴다-덕분에 파묘 보면서 궁금했던 것들이 풀렸어!!

  • tory_14 2024.02.24 23:25
    오늘 보고왔는데 토리 글 덕분에 더 깊이 알 수 있게되었네 고마워!! 2차 또 보러가야겟디
  • tory_15 2024.02.25 01:13
    와 진짜 예리하다
  • tory_16 2024.02.25 01:22
    일본 스튜어디스 장면이 이 영화의 모든것을 함축한 거 같아ㅋㅋㅋ
    아 그래 저게 일본이지 싶었던.
  • tory_17 2024.02.25 01:48
    오 토리글 보고나니까 더 다시 보고싶어지네 감상 고마워!
  • tory_18 2024.02.25 15:45
    와 나두 토리글 보니까 다시 보고싶어진다!!!!키야
  • tory_19 2024.02.25 18:06
    아 이거보고 알았네 귀순애가 키츠네구나 ㅋㅋㅋ
  • tory_20 2024.02.25 19:33
    아니 리뷰 너무 좋잖아 이거 ㅋㅋㅋ
  • tory_21 2024.02.26 00:14

    오늘 영화보고 왔는데 토리 글 보고나니 더 재밌다..! 이 감독 영화는 해석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함

  • tory_22 2024.02.26 11:35

    음양사에게 사기 당해 온 왜장 ㅋㅋ 원래 조선신궁(남산)에 신으로 모셔질 줄 알았는데 반지하 허리 끊기 감금행 ㅋㅋ

    죽은 방식이나 지네, 전진 멘트에 은어랑 참외도 오다 노부나가랑 도쿠가와 이에야스라 전국시대 무장들 잘 짬뽕시켰고ㅋㅋ 

    사실 친일파 후손이 할배 빙의했을 때 외친 구호도 1930년대 말에나 나온 멘트라 100년 된 무덤이라고 계속 나오는 거엔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데 그냥 오래된 무덤 지칭하는 걸로 이해하며 봤어

  • tory_23 2024.02.26 22:21

    와 영화보고 나왔는데 토리 리뷰 읽으니까 내 감상이 꽉 채워지는 느낌!!

  • tory_24 2024.02.26 23:02
    워낙 쫄보라 중요한 부분 다 눈감고 봐서 놓친게 많았는데 톨 글보니 채워진다ㅋㅋ넘 흥미롭게 잘읽었어!!!
  • tory_25 2024.02.27 01:1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3/24 00:58:01)
  • tory_26 2024.02.27 07:00
    와 리뷰 너무 좋다 잘 읽었어
  • tory_27 2024.02.27 21:22
    와 리뷰 넘 좋다....고마워!
  • tory_28 2024.02.28 08:52

    리뷰 너무 잘 봤어~ 넘 재밌다 ㅎㅎㅎ

  • tory_29 2024.02.28 09:27

    우와 톨이 진짜 아는거 많구나..! 나도 알면서 봤더라면 더 더 재밌었을거같아서 아쉽다ㅠㅠ

    다음에 N차 찍으러가서 생각하면서 봐야지!

  • tory_30 2024.02.29 00:12
    와 오늘 영화보고 해석 몇몇 찾아봤는데 토리 해석은 또 색달라 좋은 후기 남겨줘서 정말 고마워!
  • tory_31 2024.02.29 15:46
    와 정월대보름은 생각지도 못했어!!!
  • tory_32 2024.03.02 17:46
    글 재밌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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