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트위터 등 수많은 SNS가 어떻게 중독을 유발하고 더 나아가서 사회를 병들게 하는지에 대해 다룬 다큐야. 1시간 반 정도로 시간도 짧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틀었는데 엄청 몰입해서 진지하게 봤다...스포?라고 하긴 그렇지만 다큐의 핵심에 대한 내용이 몇몇 있긴 한데 정말 일부분이라 꼭 실제로 보는 것 추천함.
SNS가 이용자들이 더 많이 시간동안 머무르도록 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통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것 자체는 새로울 것도 없는 얘기이고 이런 맞춤 정보를 통해 사회가 양극화된다는 것 역시 그렇지. 정치적 양극화는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이고 이런 양극화는 실제 통계적으로도 소셜미디어의 등장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맞춤 정보들만 계속해서 내 피드에는 뜨기 때문에 그 생각은 점점 강화가 되고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이렇게 생각하고 이게 옳은 것이라는 생각을 강화하게 되는 거지.
그런데 이런 ‘맞춤 정보’의 문제는 사실이 아닌 ‘의견’들이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처럼 취급되고 정보로 여겨지기 때문에 실제로 지식을 흡수하고 있는 착각을 하게 된다는 거...오프라인에서 누군가 한명이 “코로나 바이러스 그거 정부가 만들어낸 거라던데...”하면 개인의 의견으로 느껴지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그런 의견을 뒷받침해주는 것 같은 수많은 댓글들을 보게 되면 그건 ‘사실’처럼 느껴진다는 거지. 거기다 마법같은 알고리즘의 힘으로 비슷한 뉴스들을 계속 보게 된다면 그 사람은 “코로나는 정부의 음모다”를 믿는 사람이 되고 또 하나의 좋아요, 댓글이 되어 그 의견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는 거지.
나는 솔직히 가짜 뉴스를 믿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갔거든? tmi지만 난 문헌정보학 전공이라 확실한 출처나 신뢰성 있는 정보의 중요성을 그래도 어느정도 알고 있으니까 그런 것도 있다고 생각함. 그런데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뉴스를 신문으로, 텔레비전으로 보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보잖아. 페이스북, 트위터에서만 정보를 얻는 사람들도 꽤 될 거란 말임 그럼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꾸린 피드 안에서 자신에게 맞는 뉴스만 보게 되고 더 나쁜 것은 그런 뉴스들이 ‘정보’를 얻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는 ‘사실’로 여겨지게 되고 결국 확증편향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거. 사람의 생각은 그렇게 유연하지 않아서 자신이 믿는 쪽으로 생각을 강화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 경향성을 정확하게 노리고 개발된 게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이라는 거지.
그럼 소셜 미디어가 사람들을 ‘머무르게’ 해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하면 당연히 광고임. 그것도 이용자에 대한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기 때문에 효과도 어마무시하게 좋은 광고. 예전처럼 신문에, tv에 거금을 들여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를 뿌릴 필요가 없어졌지. 다큐 중간에 이런 말이 나와. “상품의 대가를 치르지 않는다면, 당신이 바로 상품이다.” 우리가 무료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댓가는 내 자신에 대한 정보라는 거,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인공 지능을 통해 나도 모르는 내 미래의 행동을 예측한 정보까지 팔아 넘기고 있다는 것도 너무 오싹했음...
나는 90년대 생이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에야 소셜 미디어를 접했고 그래서 그나마 어느 정도의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근데 지금의 세대는 제대로된 성장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소셜 미디어에 노출되었고 성인 수준의 인지발달이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런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는 건 너무너무 위험함...실제로 소셜 미디어의 발달을 기점으로 10대 여자아이들의 자해 건수도 늘었다고 하고...우리 성인들이 먼저 그 위험성을 알고 실천하고, 아랫세대에게 가르치는 게 정말 중요한 거 같아.
다큐 마지막에 간단하게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팁들을 알려주는데 1. 불필요한 알림은 끌 것(실제로 나는 트위터랑 인스타그램을 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알림을 꺼놓았음 두 개 합쳐서 하루 한시간 이상 하지 않아) 2. 어떤 뉴스를 봤을 때 그대로 믿지 말고 꼭 더블체크할 것 3. 유투브의 ‘추천 동영상’을 보지 말 것 등등...진짜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 토리들도 같이 해봤으면 해!
흥미롭다 추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