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숲

안녕 톨들!!  도토리숲에 육아 글을 처음 쓰는 것 같네ㅎㅎㅎ 

방학을 맞아 열심히 딤토 중인 초등교사 톨이야. 작년~올해 초까지 나는 1학년 담임을 맡았어. 며칠 전에는 다음 해 신입생들을 위한 예비소집일에서 이것저것 질문을 답변하고 왔지... 그런데 내 생각보다 더 학부모님들이 훨씬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시더라구. '초등학교에 가려면 OO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우리 아이는 괜찮을까요ㅠㅠ' 라는 진지한 걱정부터 '아이한테 꼭 OO 준비물을 사줘야 할까요? 책가방은 어떤 형태가 좋을까요?' 등등 사소하지만 부모는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질문들이 많이 나오더라. 

그것들을 답변해주면서 내가 1년동안 느꼈던 '초등학교 입학을 앞 둔 아이와 부모가 준비해야할 것'을 한 번 생각해봤더니 생각보다 많더라. 혼자 생각하면 아까우니까 딤톨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려고 가져왔어...! 물어보지 않았다면 미안..!(아무말)


글을 시작하기 전에, 이 글은 어쨌든 모두 나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아이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먼저 이야기할게. 또 여기에 나오는 것들을 아이들이 미리 준비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다고 해서 아이가 떨어지거나 학교 생활이 불행해진다는 뜻은 절대절대절대 네버네버 아니야. 그냥 아이들 입학을 앞두고 싱숭생숭한 마음에 걱정이 많을 예비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 목표인 글이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돼~!  그럼 시작할게'~'(맨 아래 요약있음)


1. 학교 가기 전 준비물 무엇이 필요한가요?


(1) 책가방, 실내화 가방(필수) 


- *당연히 최고 중요* ㅋㅋㅋㅋㅋㅋ 책가방은 기본적으로 아이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사주는게 맞다고 생각해. 그래야지 아이들이 <책가방 들고 다니는 멋있는 나>라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구ㅋㅋㅋㅋ 요즘에는 남아는 약간 딱딱한? 스타일의 스포티한 가방이, 여아는 반짝반짝 스팽글 달린 부드러운 재질의 가방이 인기임. 개인적으로 여아 남아 색깔을 나누는 선택은 교사로서 지지하지 않지만 아이들 고집을 어찌 이기겠어...^_ㅠ 원하는대로 사주되 혹시 디자인이 너무 유치하면 나중에(고학년 때) 안들 것 같아서 부모 마음대로 사주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왜냐면 애들이 책가방 한 번 사면 절대 6년 못들구요... 놀랍게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대충 2년쯤 들면 찢어 먹더라고. 3년 들면 많이 드는거니까 이것도 한때려니... 하고 아이들 취향으로 맞게 사주면 좋을 것 같아.

하지만! 예외는 늘 있는데 이건 좀 구매를 지양해 줬으면 좋겠다 싶은 디자인도 있음. 바로 요즘 나오는 디자인 중에 누르면 반짝반짝 빛이 들어오거나 스팽글을 들어올리면 그림이 바뀌는 종류의 가방들... 이런 디자인의 가방을 학교에 들고 다니면 잠시 아이는 인기 스타가 됨. 근데 그냥 너 멋있는 가방을 가졌구나??? 로 끝나는게 아니라 멋있는(신기함) 니 가방 만져봐도 돼?(처음엔 허락) 이후엔 아무나 만지고 건드림. 그러다가 고장나면 애는 울상... 속상... 범인은 잡기 힘듦... 고장나지 않더라도 그냥 친구들이 내 가방을 마음대로 만진다는 것 자체에 스트레스 받는 아이들도 많으니까 아이들 성향 잘 고려해서 사주면 좋겠어.


(2) 필통(필수)

- 위와 기준은 동일함. 필통 역시 아이들 성향에 따라 필요 시 어그로를 덜 끄는 디자인으로...!!


(3) 가위, 풀, 색연필, 사인펜, 크레파스 등등 다 사야함?

- 아마 안사도 되는게 많을걸?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입학하는 아이들에게 입학 선물로 가위 풀 색연필 등등을 선물로 주는 학교가 대부분이야. 입학식 때 가면 책상 위에 조용히 놓여있을 가능성 80%정도....?? 만약 우리 아이 학교가 20%에 걸려도 입학 후에 사도 되는거라 먼저 사놓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


(4) 네임 스티커(이름 스티커)(선택)

- 사두면 편하긴 함. 공책 같은덴 애들이 이름 쓰면 되지만 가위 풀 색연필 자루에는 이름 쓰기 힘들자나여...?? 내 아이가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 하면 필수야 꼭꼭 스티커로 붙여줘...★


(5) 물통(선택)

- 거의 모든 학교에는 정수기가 설치되어있고 나름대로 소독도 꾸준하게 함. 하지만 아이 성향이 정수기 물 못마신다(위생에 민감하다)면 물통 사서 물 싸주는 것도 좋은 생각이야.


(6) 프린터(선택이지만 있으면 개 편함)

- 생각보다 학교에 프린트해서 제출해야할 양식이 많습니다...나중에 급하게 직장가서 뽑거나 프린터 있는 집/담임 교사에게 아쉬운 소리하기 싫으시면 하나 장만해 놓는게 좋아용...




2. 학교 가기 전에 한글 알아야 하나요?(읽기는 필수, 쓰기는 띄엄띄엄)


- 이거 쓸까말까 정말 고민했음ㅠㅠ 요즘 교육청은 '한글 책임교육'을 표방하고 있자나여...? 한글 학교에서 가르쳐 줄테니 선행 없이 그냥 학교에 입학시키라고 하자나여...?? 근데 왜 한글을 알고 들어가야 하는거야 이 사기꾼아!(극단적) 할까봐....

근ㄷㅔ 솔직히 한글 책임교육 운운한 윗대가리는 과장 좀 보태서 현재 학교 현장에 대한 이해가 1도 없다고 생각함. 홍보는 한글 책임교육이니 뭐니 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애들 교육과정과 교육 여건이 학교에서 한글을 가르치기가 힘들게 되어있어.


(1) 일단 교과서를 한 번 보자.

국어 교과서. 자음, 모음 순으로 배우게 되어있어. 빡세게 공부하면 한글 배울 수 있게 되어있지. 훌륭함.

근데 다른 교과서는 어떨까? 우선 아이들이 맨 처음으로 학교에 와서 만나는 교과서는 국어 교과서가 아님. 바로 학교입학적응교재임.

오잉? 그게 뭐에요? 하는 할미 톨들은 초등학교 시절을 잘 떠올려봐. <우리들은 1학년> 기억하니?ㅋㅋㅋ 바로 그거임. 내가 근무하던 학교에서는 <우리 학교가 좋아요>라는 이름이었는데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가 이 교재를 쓰는지는 모르겠음. 하여튼 애들이 학교 들어와서 제일 먼저 받는 교과서는 바로 이거야.

근데 이 교과서... 지문이 한글로 써져있음ㅋㅋㅋ 지문이라고 할만큼 거창한건 많지 않고, 눈치로 대충 활동을 해결할 수 있는게 대부분이지만. 하지만 학교 들어와서 낯선 환경에서 쫄아있는 아이 입장에서, '친구들은 다 여기있는 꼬부랑 글씨를 이해하는데 나만 못한다'고 느낀다면 어떨까? 당연히 기죽음...ㅠㅠ 일단 이해하기 힘드니까 학교 수업도 힘들고... 따라가기 싫어져...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는 몰라도 질문 안함 창피하니까... 대충 애들 옆에서 하는거 눈치보고 따라하고 자기가 참고 끝내버림.

그렇다면 한 달 동안의 입학 적응기간을 끝내고 정식 교과서인 <국어>, <수학>, <통합(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만나면 상황이 나아질까? 

놉... 더 악화됨... <수학>, <통합>도 마찬가지거든...ㅎㅎ 안그래도 수학은 숫자 배우고 덧셈뺄셈 머리 터지는데 지문 읽고 문제까지 풀어야해? 아이한테 너무 힘들어.

한글 책임교육이니 운운하면서 한글 가르치게 하려면 1학년 1학기는 통으로 수학 통합 날리고 국어(한글교육)만 하게 하던가ㅋㅋㅋ 한글책임교육 얘기 들으면서 애들 교과서 보면 헛웃음만 나와.

적어도 읽기는 어느정도 할 수 있어야(지문을 이해해야) 이렇게 속상한 일이 조금은 줄어듦.


(2) 그리고 사실 대부분의 예비 1학년 아이들은 한글을 떼고 오는 일이 많아. 나 톨은 경기도 신도시 지역에서 근무하는데, 엄청나게 교육열이 쎈 지역은 아니야. 그래도 안정된 지역이라 그런지 학부모가 아이들 교육에 어느정도는 관심이 있음. 내가 맡은 30명의 아이들 중에 15명 정도는 입학 초기에 이미 한글을 어느정도 뗐고(읽는데는 문제X 쓸 때 맞춤법 틀리는 정도) 10명정도는 공부하는 중(역시 읽는데는 문제X) 3명정도는 초등학교 2학년 수준, 그리고 2명은 완전한 한글 미해득(자기 이름만 씀, 책은 읽어줘야 이해함.)이었어. 이 상황이면 아무리 꿩강한 아이라도 위축될 수밖에 없겠더라. 나 톨은 아이들이랑 활동할 때 다 이야기 해주고, 질문도 충분히 받았고, 1학년 1학기에 딸린 한글 보충교육 시간(17시간인가?)도 모두 수업을 했지만 그래도 이 2명의 아이들이 활동할 때마다 머뭇거리고 힘들어하는건 어쩔 수가 없었어. 이 아이들만 따로 봐주고 싶어도 나머지 28명이 이미 활동을 다 끝내고 몸을 베베 꼬고 있는데다(선생님 저 이제 뭐해요?) 얘들을 봐주고 있으면 나머지가 '선생님 왜 쟤들은 따로 봐줘요? 쟤들은 한글도 몰라요?(악의 없음)'이러니... 결국 그 두 명은 내가 방과후에 따로 지도해서 올려보냈지만 그래도 1년내내 위축된 학습 자신감은 잘 펴지지 않더라고...



3. 학교 올라가기 전에 잡아줘야할 생활태도에는 무엇이 있을까?


(1)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어느 정도 미뤄두고 기다릴 수 있는가?

- 사실 상 초등학교 1학년은 이것 과의 싸움... 우리 지역은 교사 1명 당 맡는 아이들의 수가 꽤 있다보니까 아이 한 명 한 명한테 가는 관심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이런 상황을 아이가 이해하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릴 수 있느냐가 아이가 원활한 학교 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한 요건이라고 생각해. 예를 들어서 설명해보면 이럼.


- 선생님이 다른 아이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내가 말을 걸었다. 선생님이 내게 반응하지 않는다. 이 때 나의 반응은?


1) 내가 여기에 있는줄 모르는 것 같다. 선생님 팔을 찰싹찰싹 때린다.

2) 내 목소리가 작았던 것 같다. 선생님 귀에 대고 큰 소리로 말한다.

3) 선생님이 바쁘신 것 같다. 저 친구랑 말하는게 끝나면 말을 걸어야지!

4) 내 말을 안들어주는 선생님과 아이들이 너무 밉고 화가 난다. 울어버린다.


여기서 3)이면 제일 좋겠지만 사실 입학 초기라면 나는 1,2,3 다 괜찮음ㅋㅋㅋㅋㅋ 아직 아기니까. '선생님이 지금 OO이랑 이야기 하고 있어요. 말 차례 지키세요' 하면 1,2,3 아이들은 대부분 알아듣고, '아! 맞다, 기다려야지!'하고 기다리거든. 배워가는 중이니까 ㅇㅋㅇㅋ야.

근데 4면 문제가 좀 생길 수 있어... 일단 아이 본인이 억울한 마음이 많이 생길거고, 저런 생활태도는 교사와의 관계에서만 나오지 않을거거든. 다른 친구들과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친구들과 미술 재료를 나눠쓸 때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아이의 교우관계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임. 아이가 또래 친구들과 놀 때의 모습을 잘 지켜보고 4의 경우라면 부모가 조금 조정해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


(2)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가?


(1)의 4번과 같이 반응하는 아이들이 대부분 (2)가 안되는 경우가 많아ㅠㅠ 아이가 특별히 이기적이라기 보다 다른 아이들은 말로 할 수 있는 서운한 감정, 화나는 감정을 다이렉트로 행동과 표정으로 표출하니까 문제가 되는거거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건 아이가 감정을 말로 표현 못하는 것은 둘째 치고 공격적으로 행동(가지고 있는 물건 집어 던지기, 화나게 한 대상, 사람 때리기, 욕하기 등등 )한다면 이건 조심스럽게 상담을 추천해...


- 교우관계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는게 중요해. 이맘 때 섬세하고 조용한 아이들의 경우 '다른 친구의 기분을 나쁘게 하고 싶지 않으니 내가 무조건 참는다'는 선택을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본인이 너무 힘든데다가 장기적인 교우관계에 좋지도 않아ㅠㅠ 예를들자면 이래.


<학교 색칠공부 시간. 평소 친하던 토리와 딤토. 딤토가 토리에게 와서 형광색 예쁜 색연필을 빌려달라고 했음. 토리는 가장 아끼던 색연필이라 친한 딤토라도 빌려주고 싶지 않았지만 혹시 딤토가 기분 나쁠까봐 빌려주었음. 딤토는 토리가 흔쾌히 빌려주니 괜찮은 줄 알고 가져가서 40분 내내 썼음. 토리는 형광색 색연필을 쓰고 싶었지만 딤토가 계속 쓰니 돌려달라는 말을 못했음. 결국 못 쓰고 색칠공부 시간이 끝나버림. 형광 색연필은 색칠공부 시간이 끝난 뒤 돌려받음. 집에 간 토리는 너무 속상해서 이 일을 부모님께 말하며 울었고(나는 빌려주기 싫었는데ㅠㅠ 돌려주지 않았고ㅠㅠ), 부모님은 아이가 형광색 색연필을 억지로 빼앗긴게 아닐까 걱정이 되어 담임 교사에게 연락. 다음 날 담임 교사 조사 결과 전말을 알게됨. 서로 오해가 있었음을 인지하고 풀었으나 왠지 나쁜 아이가 되었던 것 같은 느낌에 딤토는 토리와 어색해짐. 토리 역시 괜히 내가 울어서 딤토가 곤란해진 것 같아 딤토에게 미안함. 두 사람은 어색한 관계로 서서히 멀어짐... >


다음 예시는 실제로 있었던 일은 아닌데 이런 비슷한 일은 오조오억번 일어남....ㅎㅎㅎㅎ 아무도 나쁜 사람은 없는데 친구들끼리만 서로 어색해지고 끝나버렸음. 내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건 배려가 아니라는걸 아이가 꼭 알아주면 좋겠어.


(3) 학교 급식과 관련하여 내 아이가 타협이 가능한가?


- 아직 저학년이니까 대부분의 담임 교사가 아마 급식 지도를 할거야. 나 같은 경우에는 밥과 후식 포함 4가지의 반찬 중에서 2가지 먹기가 원칙이었고 1년을 운영한 결과 많은 아이가 잘 따라주었음. 주위 반이랑 비교하니까 내가 좀 엄격한 편이었던 것 같아ㅎㅎ 그런데 가끔 어떤 아이들은 감각이 예민해서 새로운 반찬, 낯선 반찬을 극도로 경계하는 아이들이 있어. 이 때 부모가 잘 관찰하고, 이런 아이의 식성이 타협 가능한 정도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서 담임 교사한테 이야기를 해주면 좋아.


타협이 가능한 정도는 교사의 지도(칭찬, 조건 제시: 둘 중에 하나만 먹자~)로 먹을 수 있는 정도. 집에서 먹기 싫다고 고집 부리는 아이들도 교사의 칭찬을 듣고 먹는 경우가 있거든? 이건 유치원 선생님한테 물어보면 바로 대답해주실거야. 이런 아이들은 급식 지도가 가능해.


타협이 불가능한 아이들은 먹기 싫은 반찬을 먹느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앉아만 있거나, 급식 판을 엎어버리거나, 급식 책상 밑으로 숨어버리거나, 몰래 반찬을 입에 넣었다가 창문 밖으로 뱉어 버리는 정도의 아이들. 놀랍게도 모두 실화인데...ㅎ휴ㅠㅠ 처음엔 학부모님이 편식이 심하지만 선생님이 칭찬해주시면 잘 먹을거에요^^*라고 해서 믿고 지도했다가... 그저 전쟁만 있었음...ㅎㅎㅎㅎ

이건 애들도 괜히 힘들고 교사와의 관계만 나빠질 뿐이니 그냥 아이의 언젠가의 성장을 믿고 과감히 급식 지도를 포기해달라고 이야기를 하는 수 밖에 없어...ㅠㅠ 즐겁자고 밥먹는 건데 전쟁이 되면 안되자나...???


두 사례를 잘 살펴보고 우리 아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서 학기 초에 제출하는 '학생 기초자료 조사서'에 작성하여 보내주시면 아주 감사합니다...


(4) 화장실이 가고 싶을 때 나의 의사를 명확히 밝힐 수 있는가?


- 대부분의 1학년은 수업 시간에 화장실을 보내줍니당...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는 꼭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후딱 갔다와서 대참사를 막도록 합시다...(나 톨 교실 어딘가에 저학년 용 바지가 있는건 안 비밀)



4. 학부모인 나는 어떤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까?


(1) 입학 적응 기간 동안(보통 3월 달 3~4주) 아이를 데리고 올 사람이 있는가?


- 입학 적응 기간에는 아이를 혼자 집으로 보내지 않음. 담임 교사가 아이들을 전부 인솔해서 교문 앞에서 빠빠이 하고 하나하나 원앤원 학부모한테 인계하는게 일반적. 이 ㄸㅐ 아이를 데리러 올 사람이 필요함...ㅠㅠ 맞벌이 부부가 넘나 힘든 시기임. 인수인계할 보호자가 없으면 아이와 담임 교사는 손 붙잡고 휴대폰으로 학부모한테 전화만 오지게 거는 수 밖에 없엉...돌봄 교실가는 아이들은 상관X 바로 돌봄 가면 되니까...


(2) 학부모 상담 기간 관련 마음의 준비


- 첫 학부모 상담은 아이들에게도, 학부모에게도 굉장히 떨리는 빅 이벤트일거야. 우리 아이가 학교에 가서 적응은 잘하고 있을지 걱정도 많이 되고 이왕이면 칭찬을 받고 싶겠지. 어떤 분은 나한테 '8년동안 아이를 키운 성적표를 받는 기분'이라고 하시더라구. 그만큼 긴장도 많이 하고 부담도 심한 것 같아.ㅠㅠ 1학기 상담은 솔직히 별 이야기 없고 대부분 학부모가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교사가 듣는 입장이라고 생각하면 돼. 아이를 만난지 한 달이라 교사도 아이 파악이 덜 되었으니 학부모의 정보가 훨씬 중요하지. 편하게 우리 아이의 학교 생활의 걱정이나 성장담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하면 좋아.

- 근데 가끔 첫 학부모 상담부터 교사가 많은 말을 하게 되는 아이들이 있음. 이 아이들은 좋든 싫든 한 달 동안 담임 교사의 눈에 많이 띈 아이들이란건데 긍정적인 말이 많이 나오면 좋겠지만 부정적인 말이 나올 가능성이 높음...ㅠㅠ 여기에 좀 마음 대비를 하면 좋겠어. 우선 학교는 아이들에게 굉장히 스트레스 심한 환경(규칙이 많음, 친구들이 바글바글함, 긴 시간 책상에 앉아있어야 함)이니 만큼 유치원 때는 눈에 띄지 않았던 문제 행동이 나오기 쉽다는 걸 인지해야해. 또 담임 교사에 의해 통제된 환경이다 보니까 보다 결이 다른 아이들이 눈에 띌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담임 교사가 말하는 문제 행동들이 곧 우리 아이를 욕하는 것이나 '부모인 네가 애를 그 따위로 키운거잖아!'하는 비난이 아님을 꼭 알아줬으면 좋겠어. 담임 교사는 아이를 사이에 두고 있는 적이 아니라 우리 아이를 공동으로 교육하는 동료라고 인식하면 참 좋겠지. 만약 교사가 조심스럽게 상담이나 심리 치료를 권한다면(이건 담임 교사 입장에서도 굉장히 하기 힘든 말이거든) 고려해보는 것도 좋아. 담임 교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대부분의 아이의 정서 문제나 인지 문제는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치료 받는게 예후가 훨씬 좋거든...ㅠㅠ


사실 나는 작년에 이게 잘 안되어서 아이도 나도 학부모도 괴로운 시간을 보냈었음. 내가 이번에 맡았던 아이같은 경우 상담이 꼭 필요한 아이였는데 내가 성급하게 말해서 학부모님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니 상태가 더욱 악화되기만 하더라구. 나의 소통의 문제였는지 어쨌든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괜히 주절거려봐... 


쓰다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네ㅠㅠ!! 바쁜 톨들을 위해 아래 요약


1. 준비물은 책가방 실내화가방 필통(필수) 네임 스티커 프린터 있으면 좋음 나머진 학교에서 아마 줄거임. 아이들 어그로 끄는 가방은 갈등의 원천이니 왠만하면 안사주면 좋겠다.

2. 한글 읽기랑 자기 이름 쓰기 정도는 할 줄 알고 들어오는게 좋다. 긴장 많이하고 쉽게 위축되는 아이라면 한글 공부 빡세게 시켜서 보내주셈.

3. 기다리고 화 참는 연습 필요함. 자기 감정이나 욕구 말할 줄 알아야 교우 관계 지장 없음.

4. 급식 지도 가능한 아이인지 알려주면 좋음.

5. 입학 적응 기간에 우리 아이 데리러 올 사람 있어야 함.

6. 학부모 상담 디스전 하자는거 아니니까 넘 긴장하지 마시고 마음의 문을 열어주세용

7. 이거 다 못한다고 여러분의 아이가 부족한거 아닙니당 저 개인의 생각일 뿐이에요...


여기까지 쓰니까 내가 생각해도 너무 길다... 내가 이렇게 TMI이 많을 줄이야...ㅠㅠ

혹시 이거말고 또 질문이 있거나 사소하지만 꼭 궁금한게 있으면 댓글로 물어보면 아는 한 대답해줄게! 딤토에도 분명히 1학년 맡은 초등교사가 있을텐데 그 토리들도 혹시 내가 잘못 알거나 이상하게 쓴 것 있으면 둥글게 알려주면 좋겠다!!

그럼 추운 겨울 잘 지내고 예비 학부모 토리들 학교에서 보자~~~ 안녕~~~~(?)

  • tory_90 2020.01.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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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18 2020.01.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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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19 2020.01.1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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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20 2020.01.17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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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22 2020.01.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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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26 2020.01.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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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61 2024.01.01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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