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설명: 번아웃 와서 회사 두 번 때려치고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임. 금요일에 일 끝내고 혼자 술 한잔 하다가 글 씀 ㅋ
길게 쓸 거니까 요약 먼저 쓰겠음
- 한국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여성의 능력을 의심스러워하는 게 디폴트임
- 그렇다고 언제나 본인의 존재 의미를 증명하려고 안달복달했다가는 번아웃 지름길임
- 대상과 시기, 업무의 경중을 파악하고 한 방을 터뜨리고 잘 어필하는 게 훨씬 경제적임
실은 이 글은...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63674561?at_medium=RSS&at_campaign=KARANGA
우크라이나의 여군들, '제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돼요' - BBC News 코리아
BBC에서 이 기사를 읽고 빡쳤음. 아, 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함. 하지만 자국 남성의 출국을 제한할 만큼 전투 병력이 급한 상황에서도 자원하는 여성 병사가 끊임없이 자기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는 건 참 기시감이 들더라. '그거 다 자기가 느끼는 피해 의식 아니냐'라는 관점에 대해서는 '피해를 입었으니까 피해 의식이 생기지 개생키야 너같으면 매일 죽네사네 하는 급박한 지경에서 한가하게 없는 피해의식을 키울 거 같냐'라고 답변해 드리겠음.
내가 하는 얘기도 '좌절된 욕망의 자기 투영'임. 쉽게 말하자면 '난 이랬다가 조땠는데 넌 그러지 말렴'이라는 소리. 특히 이런 경향에 위험한 여성 유형은 '자기 검열이 강한 완벽주의 성향' 임. 사실 '자기 검열'과 '완벽주의'는 붙어다녀. 그리고 과거에 타인으로부터 많은 의심과 검열을 받은 적이 많을 거임.
너네 시간과 열정은 소중함. 그 한정된 자원을 모든 상황에서 모든 일에, 모든 대상에 쓸 필요는 없음. 여기서 '대상'을 거르는 게 1차적으로 중요한데 왜냐하면 사람은 잘 안 바뀌기 때문임. 여성이라는 이유로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뭘 어쩌든 옆에서 술 따르는 남자한테 고과 줌. 그리고 사람에게 기대를 버리고 마음 속에서 버리면 예상치 않은 상황에서 훅 들어와도 타격감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음. 또 하나, 세상이 느리긴 하지만 꾸준히 바뀌고 있는데 그런 편견을 계속 '티 내는'(나는 여기서 '티 내는' 사람이랬지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안 그랬다. 그러다가 바뀌는 사람도 있겠지만...너네 주변에 40대 이상 남자가 바뀌는 거 얼마나 봤음? ㅋ) 사람이라면 어차피 일정 이상 크게 가기 글렀음. 크게 가는 새끼도 있다고? 글쎄요, 위로 갈 수록 '개명한 꼰대'가 '대놓고 빻은 꼰대'보다 많음.
자, 이제 대상을 걸렀다. 그리고 일과 상황을 보자. 어느 게 중요한지 잘 모르겠다고? 처음엔 잘 안 보이는 게 정상임. 그 안목은 아무도 일정 이상의 기대를 안 하는 신입 때 기르면 됨. 그 때도 매일매일이 전쟁이라고? 어차피 이미 균질하지 않은 잣대 속에서 살아남고 뽑혔음. 거기서 존재 의미는 일정 이상이 증명되었어. 인사 잘 하고 출퇴근 잘 하고 잘 살아남으면 됨. 그리고 축적한 안목으로 '중요할 때' '집중해서' 성과를 보여주면 됨. 그리고 그 성과를 잘 포장해야겠지. 그 성과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니에요'가 아니라 한국식 겸손함의 미덕을 보이면서도 잘 포장하는 기술도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키워야 함.
나는 아마 20년 전의 날 만나면 이 얘기를 해 주고 싶은데, 아마도 그 때 다시 돌아가도 그럴 거지 시포요 ㅋㅋㅋ 20년 전 **회사 **부의 빻음은 지금에서는 무슨 전설 급이니까. 하지만 이 짤은 전해 주고 싶어.
그렇더라고. 나 빼고 다 ㅈ밥이야. 걍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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